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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파리 통신원] 파리의 마레 지구에서 보내는 다채로운 여름


올해는 유난히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해입니다. 파리도 선선했던 7월과는 달리 8월이 되면서 36도를 넘나드는 늦더위로 도시 전체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게 되었는데요. 파리는 일부 상점을 제외하고 일반 가정에서는 에어컨을 설치하는 일이 거의 없기에 무더위가 시작되면 파리지앵들은 오히려 바깥 활동을 즐깁니다. 멀리 바캉스를 떠나지 않는 한 여름의 파리의 모습은 어떨까요? 파리의 중심, 마레지구의 여름 풍경을 소개 합니다. 

 

■ 파리에 위치한 스웨덴 문화원 정원에서 보내는 낭만적인 여름 

  


파리를 비롯해 프랑스 곳곳의 도시에서는 여름이 되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합니다. 바캉스 기간이 긴 시민들이 멀리 바캉스를 떠나지 않아도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충분히 일년의 피로를 풀 수 있도록 콘서트, 공연, 한시적인 공원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마련하는데요. 파리의 마레지구에서도 이러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어 파리지앵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피카소 미술관을 따라 골목길로 들어서면 아름다운 정원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래 전 누군가가 굉장히 아끼고 사랑했던 저택이었을까 싶은 아름다운 이곳은 바로 스웨덴 문화원인데요. 올 여름을 맞이해 돌로 구성되어 있던 정원의 바닥을 청량한 잔디로 바꾸고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본래 스웨덴 문화원 카페 이용객만 이용할 수 있었던 그곳은 올 여름 꼭꼭 닫혀 있었던 대문을 활짝 열고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습니다. 아침 이슬이 맺혀 아직은 촉촉한 잔디에 비치 의자를 펼쳐 놓고 책을 읽으며 더위를 떨치고 있는 파리지앵들을 보면 ‘낭만’이란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데요. 무료로 대여해 주는 스웨덴의 서적과 함께하는 여름은 길었던 일상을 잠시 잊고 새로운 세계를 탐닉하는 가장 쉽고도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 '크레딕 뮤니시팔 드 파리(Crédit Municipal de Paris)'

  


발걸음을 옮겨 마레 중심부로 조금 더 걸어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크레딕 뮤니시팔 드 파리(Crédit Municipal de Paris)'. 이곳의 정원은 건물 안쪽에 비밀스레 숨겨져 있어 평소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공간입니다. 파리시는 이번 여름, 이곳의 작은 정원을 개방하고 ‘르 쟈흐당 뮤니시팔(Le Jardin Municipal)’이란 이름을 걸고 마치 열대지방의 해변에 있는 작은 바처럼 공간을 꾸미고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는데요. 높게 솟은 건물은 여름의 뜨거운 햇살을 가려주고, 각종 식물들로 꾸며진 정원의 청량함은 한낮의 더위를 잊기에는 충분해 보입니다.




이외에도 마레지구에는 BHV 백화점에서 마련한 바이오 마켓과 백화점의 개장시간이 끝난 뒤 밤 시간대에만 열리는 은밀한 옥상 야외 테라스 바 등도 마레의 여름 밤을 시원하게 맞이하는 갖가지 풍경들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무엇이든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그것을 피하는 방법도 알 수 없습니다. 더위도 마찬가지죠.  파리지앵들은 폭염을 피하기 위해 바깥 나들이를 선택합니다. 자연과 책, 차가운 커피 한 잔은 부족한 듯 보이지만 가장 자연스럽게 도심 속에서 여름을 맞이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은데요. 아직은 여름의 기운이 남아있는 이 시점에 파리지앵처럼 마지막 여름의 햇살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 파리 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