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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전시/캐릭터 땡땡] 무한한 모험이 들려주는 세계 이야기 – 땡땡의 작가, 에르제(Hergé) 전시


"Mon seul rival international, c' est Tintin(세계에서 유일한 나의 경쟁자는 땡땡뿐이다)" 프랑스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뽑히는 샤를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 그가 생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건넨 이 유머러스한 말은 전 유럽인들의 웃음과 함께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샤를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이 지목한 세계 유일한 그 경쟁자는 바로 사람이 아닌 만화 속 주인공입니다. 어쩌면 그가 한 말이 사실일 정도로 그보다 더 큰 인기와 명성을 누리고 있는 캐릭터 ‘땡땡(TINTIN)’. 지금 파리에선 그를 탄생시킨 작가 에르제(Hergé)에 대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 프랑스의 국민 캐릭터 '땡땡'



주황색 머리의 소년, 그리고 그 옆에 새하얀 강아지 밀루. 이 둘의 캐릭터는 프랑스 어느 전역을 가도 책방에서, 또는 장난감 가게나 캐릭터 상품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작은 크기에도 가격이 만만치 않은 피규어들은 프랑스인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인기있는 기념품입니다.



이렇듯 프랑스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캐릭터지만 사실 땡땡은 프랑스 캐릭터가 아닌 벨기에 출신 작가 에르제에 의해 그려진 벨기에 캐릭터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캐릭터지만 그 중 프랑스에서 유독 인기를 얻게 되면서 사람들이 프랑스 캐릭터로 착각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요. 그만큼 땡땡은 국적을 넘어 프랑스의 국민캐릭터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 에르제의 흔적과 작품으로 가득 찬 전시

  



땡땡에 관한 전시가 종종 있어 왔지만 그 작가에 대한 전시는 쉽게 만나볼 수 없기에 이번 전시는 땡땡뿐 아니라 그를 탄생시킨 작가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는 더욱 가치있는 전시입니다. 전시가 열리는 커다란 그헝팔레의 공간이 부족하게 느껴질만큼 전시장은 그의 흔적과 작품으로 그 공간을 꽉 메웠습니다.




전시는 땡땡이 탄생되기 전 그가 해 온 작품들과 땡땡의 모험을 위해 수집하였던 많은 정보와 수집품들 그리고 수 천 번 그리고 지우는 것을 반복했을 스케치들과 원본 만화 원고가 주를 이루었는데요. 올해 4월에 있었던 경매에서 땡땡의 원본 원고 두 페이지가 13억에 팔린만큼, 전시장에 있는 수 많은 원고는 단순한 만화가 아닌 하나의 예술품으로 그 자리를 빛내고 있습니다. 또한 전시장 중간 중간 벽에 프린팅된 사람사이즈의 땡땡의 만화 속 장면들은 관람객들에게 하나의 포토존이 되여서 인기를 얻고 있답니다. 



동양과 서양의 다국적 나라들, 그리고 바닷속과 달나라까지 넘나드는 소년 기자인 땡땡의 다양한 모험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 그리고 과학적인 깊이를 그 바탕에 두고 있어서 나이를 불문하고 최고의 교양 서적으로도 불리우고 있습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갈망하는 ‘모험’ 그리고 그 중심이 되는 정의성은 어쩌면 우리가 꼭 닮고 싶어하는 ‘인간’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전시장의 마지막 출구에는 에르제의 얼굴과 땡땡의 얼굴이 겹쳐지는 비디오가 재생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에르제는 땡땡의 창시자이자 곧 땡땡 그 자신입니다. 1983년 7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에르제 그리고 1929년 처음 출판되어 만 87살의 고령의 캐릭터인 땡땡, 그 둘은 하나가 되어 작고도 무한한 페이지 속 세상에서 늙지 않고 무한한 모험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 파리 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