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로 잊고 있던 순수함과 동심을 아련하게 피어 오르게 하던 생텍쥐페리, 그는 늘 순수함으로의 회귀를 꿈꾸며 어릴 적 품었던 꿈을 이루는 것에 일생을 바쳤습니다.
<변신>으로 인간의 부조리함과 불안함을 이야기한 카프카. 그는 ‘카프카적인’이라는 형용사를 생성해낼 만큼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생텍쥐페리와 체코를 대표하는 작가 카프카는 추구하는 이상향도 이야기하는 색깔도 다르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감추고 있는 어떤 것을 끄집어 내어 사람들과 소통했다는 것에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죠. 지금까지도 각국을 대표하며 전 세계적인 독자들을 거느리고 있는 작가, 생텍쥐페리와 프란츠 카프카를 만나보겠습니다.


드러내지 못했던 동심, 그 순수함의 결정체 <어린왕자>

정식 판매부수는 8000만부가 넘고,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오늘날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읽히고 있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아이들에겐 꿈의 크기를 확대해 주고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었던 순수함을 일깨워주어 남녀노소에게 사랑 받는 명작 중에 명작인데요. <어린왕자>는 생텍쥐페리가 평소에 마음에 품고 있던 어린 녀석을 장난 삼아 흰 냅킨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세상에 첫 발을 디디게 됩니다.
1942년 초 뉴욕의 어느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생텍쥐페리는 장난 삼아 흰 냅킨에 그림을 그렸는데요. 함께 식사를 하던 출판업자 커티스 히치콕이 그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그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어린이용 이야기로 써보라는 권유를 하게 되죠. 우연찮게 권유를 받은 생텍쥐페리는 곧바로 <어린왕자> 출판 작업에 몰두했고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날고 싶었던 소년, 생텍쥐페리

생텍쥐페리는 12살 처음 비행기를 탔던 순간부터 늘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을 꾸었던 소년이었습니다. 스무 살, 공군에 입대 하여 비행기를 수리하고, 스물 한 살 1시간 20분의 연습 만에 조종사 면허를 취득한 이후 생택쥐페리의 꿈은 현실이 되었는데요. 조종사로서 그의 삶은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여러 번의 폭발 사고와 불시착으로 두개골이 파열되고 도중에는 조종사를 향한 꿈 때문에 파혼까지 당해야 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번의 사고와 우여곡절을 겪고 나니 조종사로 복귀하기에는 나이제한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5회의 정찰 비행’이라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때가 그의 나이 44세였죠.


끝까지 하늘을 날다, 마지막 비행

그의 마지막 비행은 1944년 7월 31일 그르노블-안시 정찰 임무를 띄고 이륙했습니다. 오후 1시 30분 무렵 귀환이 예정되었지만, 그의 비행기는 되돌아 오지 않았죠.
그의 마지막 비행에 대하여 추측성 말들이 많았는데요.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프로방스 지방으로 들어서자 스스로 항로에서 벗어나 떠났다는 이야기부터, 어린왕자의 순수함을 따라 어딘가로 홀연히 사라졌다는 낭만적인 추측까지. 이 미궁은 <생텍쥐페리의 마지막 비행>이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이 의문은 2008년에 들어서야 완전히 해결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공군 조종사였던 호르스트리페르트가 프랑스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생텍쥐페리가 타고 있던 비행기를 격추시켰다고 고백했는데요.
“이제 안 찾아 다녀도 된다. 내가 바로 생텍쥐페리의 비행기를 격추시킨 사람이다. 나중에야 바다에 떨어진 그 비행기에 생텍쥐페리가 타고 있었음을 알았다. 나는 제발 그가 아니길 바랐다. 우리 시대의 모든 젊은이들이 그러했듯이 나도 그의 책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평생을 순수함을 가슴에 간직하고 전투비행기에 몸을 맡긴 채 “순정한 삶”을 살고 싶었던 그의 생은 이렇게 마감되었습니다. 그는 “나는 언제나 나를 순수하게 해주는 곳으로 가고 싶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 그가 언제나 잃고 싶지 않았던 이 순수함이 <어린왕자>라는 명작을 탄생시킨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대계 독일인의 삶, 프란츠카프카

 프란츠카프카는 체코 프라하에서 유대계 부모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대학시절 <어느 투쟁의 기록>이라는 작품을 집필할 만큼 문학에 뜻을 두었으나 아버지의 영향으로 법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 국영 보험회사 노동자 산재보험 공사에서 14년간 직장생활을 했죠. 이 기간 동안 일이 끝난 밤 시간을 이용하여 필사적으로 글을 썼는데요. 자신의 내적 충동의 소리를 듣고 머릿속에서 작품을 구상하였다가 깎이고 다듬어져 정리가 되면 한꺼번에 써 내려가는 방식으로 창작활동을 지속했습니다.
카프카를 대표하는 작품은 바로 <변신>인데요. 1915년에 발표된 한편의 중편소설은 카프카를 대변하는 대표작이 됨과 동시에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회자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뜨고 나니, 거대한 벌레로 변해버린 한 남성과 그를 둘러싼 가족들의 전말을 묘사한 줄거리인데요. 국내 작가의 이상과 비견될 만큼 다소 난해하고 읽기 어려운 작품으로 일컬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카프카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유는 우리가 내면에 감추고 있는 ‘불안’을 스스로에게 되물어 볼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불안감을 내포하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삶에서 어떻게 감정을 짊어지고 나아가야 할지, 인간 내면에 감춰둔 본질을 끄집어 내어주게 합니다.


카프카적인’Kafkaesque’

카프카는 이름보다 카프카적인(Kafkaesque)이라는 형용사로 더 많이 표현됩니다. 카프카가 사망한지 80여 년이 지난 지금 ‘카프카적인’이라는 말은 부조리하고 암울한 상황을 묘사하는 말로 사전에 올라가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의문스러운 방식’이라는 뜻의 일상용어로 쓰이기도 하는데요. 카프카의 영향력은 비단 문학계뿐만이 아니라 언어, 그리고 소통의 범주에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카프카는 40년 11개월이라는 짧은 생을 살았는데요. 그로 인해 생전에 발표한 작품은 50편 남짓입니다. 죽기 전에 미완성의 남은 원고들을 절친인 막스 브로트에게 소각해달라고 유언을 남겼지만, 브로토는 이를 세상에 내 놓았죠. 그로 인해 미완성된 작품, 일기, 주고받은 편지들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를 토대로 카프카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카프카 평전>이 출간되어 화제를 모았죠.

각 국을 대표하는 작가인 생텍쥐페리와 프란츠카프카를 만나보았습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이야기 하고 싶었던 주제도 달랐지만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읽어 나갈 수 있는 명작을 남겼다는 점과 짧은 생을 살았다는 안타까운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에 염증을 느끼고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힌 날들이라면, 두 작가의 대표작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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