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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크리스마스 캘린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또 다른 ‘선물’ - Calendrier de l'avent


어느덧 느껴지는 쌀쌀한 날씨는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차가워진 바람은 몸을 움츠러들게 하지만 마음 한 켠에서 따뜻한 마음이 기지개를 펴게 되는 건 아마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프랑스는 조금씩 크리스마스를 맞을 준비를 조금씩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준비는 크리스마스를 위한 준비가 아닌 오로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선물인데요. 그 특별한 선물을 함께 만나 볼까요?

  

■ 특별함이 담긴 크리스마스 캘린더




마치 달력을 닮은 숫자가 적힌 24개의 작은 서랍이 있는 상자. 흡사 달력과 같아 보이지만 24에서 끝나는 숫자가 이 존재를 궁금하게 만듭니다. 이것은 바로 Calendrier de l'avent(재림절: 크리스마스 전 4주를 가르키는 기간) 또는 크리스마스 초콜릿 캘린더라 불리는 오직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12월의 특별한 달력입니다. 이 전통은 1908년 독일에서 처음 시작되었는데요. Gehard Lang이란 작가가 만든 작은 그림을 엮은 조그마한 책에서 시작돼 1920년에는 지금의 모양과 같은 24개의 작은 상자와 문으로 이루어진 크리스마스 달력이 나오게 됐습니다.



1958년에는 드디어 초콜릿이 든 상자가 상품화되었는데요. 이때부터 초콜릿이 든 상자는 크리스마스 달력의 가장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상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매일 밤 한 개의 상자를 열어보며 매일 다른 선물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아이들. 산타클로스를 간절히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이것만큼 훌륭한 '인내심'의 상자는 없을텐데요. 상자 안에 숨겨진 작은 선물은 입에서 녹아드는 초콜릿만큼이나 달콤한 기쁨을 가져다주고 그것이 차곡 차곡 쌓여 기쁨으로 충만한 12월을 만듭니다.


■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기쁨이 된 크리스마스 캘린더



크리스마스 캘린더는 11월 중순이 지나면 거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원래는 부모들이 작은 상자나 주머니로 만든 캘린더에 사탕이나 초콜릿 또는 작은 선물을 채워넣는 형식이 가장 전통적인 모양이였으나 이제는 많은 상점에서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전유물이었던 이 달력은 요즘은 어른들의 문화로까지 자리잡으면서 그 내용물도 다양해졌는데요.




예전에는 슈퍼마켓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한 초콜릿 캘린더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피에르 에르메, 메종 뒤 쇼콜라처럼 유명한 초콜릿 가게들이 어른들을 위한 고급 초콜릿 캘린더를 상품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또한 매일 다른 향을 뿌릴 수 있는 향수 캘린더, 다양한 제품을 써볼 수 있는 화장품 캘린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인 장난감 캘린더, 매일 다른 보석을 찰 수 있는 주얼리 캘린더까지 그 다양성은 매년 확장되고 있습니다.



종교적 의미를 떠나 이제 크리스마스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축제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추운 12월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데요. 소풍 가기 전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설쳤던 그 기분으로 하루 하루를 만들어 가는 12월. 이 크리스마스 캘린더는 그 따뜻한 마음을 두 배로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 파리 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