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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people

[걸스데이/보아/뮤직비디오감독] 영상으로 말하는 권순욱 감독의 진심

걸스데이의 ‘반짝반짝’, 뉴에프오의 ‘바운스’는 아이돌 다운 신선함과 그룹의 컨셉이 절묘하게 조화된 뮤직비디오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주인공은 메타올리지의 대표 권순욱 감독으로 한 때 ‘보아 친 오빠’라는 이유로 화제에 오른 적 있는 인물인데요. 남다른 감각을 뽐내며 뮤직비디오 감독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권순욱 감독을 루이까또즈에서 만났습니다. 항상 영상으로 이야기하던 그가 직접 이야기한 진심을 들어볼까요.


루이까또즈와 만나다

권순욱 감독과 루이까또즈의 이번 만남은 루이까또즈 청담 플래그쉽 스토어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의 스튜디오와 가까워 평소에도 종종 찾는 장소였는데요. 새로 출시된 제품들 중에서 그의 평상시 스타일과 어울리는 루이까또즈 가방을 직접 골랐습니다. 클래식하면서도 실용성이 좋은 메신저 백과 캐주얼 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남성용 백팩 중에서 평소 내추럴한 느낌을 선호하는 그의 스타일에 걸 맞는 루이까또즈의 백팩을 선택하였습니다.


성장과 변화가 공존하는 공간, 메타올로지

2005년 8월에 설립된 메타올로지는 뮤직비디오, CF/홍보영상, 영화 등을 제작하는 영상물 전문 프로덕션으로 권순욱 감독이 대표로 있는 회사입니다. 여태껏 찍은 뮤직비디오와 각종 영상들이 바로 이 공간에서 기획되고 창조되었습니다. 랩퍼 출신의 임정국 프로듀서와 댄서 출신의 이형안 제작팀장을 비롯해 영상을 많이 접해보긴 했지만 전문적으로 찍어본 이력은 없는 이들이 모여 시작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 했는데요. 전공자들은 아니지만 찍혀본 입장에서 확실히 다른 창작물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으며 패기와 열정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간 뮤직비디오 감독 권순욱으로 알려지기 보다는 보아의 친 오빠라는 타이틀로 얼굴을 알렸는데요. 뜻하지 않은 유명세로 감독으로 데뷔하자마자 갓 찍은 영상물들이 그의 커리어를 대변하는 전부로 포장이 되어 영상 퀄리티에 관한 비난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 억울할 법도 했겠지만, 그는 오히려 이를 자극제로 삼아 더 빨리 완성도 높은 영상을 제작해야겠다는 단단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창립할 때만해도 동생인 보아가 뮤직비디오를 먼저 의뢰할 정도의 뮤직비디오 감독이 되자는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2009년 보아의 5년만의 컴백 곡’GAME’의 뮤직비디오를 찍으며 그 꿈을 이루었는데요. 이제는 영화제작이나 다른 여러 영상들을 제작하는데 영향력이 있는 회사가 되자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간 직원들의 전문성도 높아졌고, 문화예술계에서 꽤 영향력 있는 클라이언트들도 생겼습니다. 이에 맞추어 메타올로지에서 영상을 제작하는 개괄적인 시각도 변화했는데요. 우리끼리 영상을 가지고 논다는 생각에서 대중들과 함께 영상으로 소통한다는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어떤 아이템을 대중들이 좋아하고 열광할지 늘 고민하고 토론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죠.


촬영 현장 스케치

촬영 현장에서는 기획단계 때 보다 좀더 예민하고 섬세합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과 현장에서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돌발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매 순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데요. 이번 걸스데이 ‘잘해줘봐야’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에는 멤버 소진양이 촬영도중 건강상의 문제로 갑자기 쓰려져 응급실에 실려가는 바람에 여성댄서로 급하게 대체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응급실행에 오른 소진양의 건강도 문제였지만 촬영을 접을 수 없다는 생각이 맞물려 당황스러움이 컸던 현장 사고 였습니다.


묻고 답한 이야기들, Interview

<About He>
본래 꿈이 가수였다고 하던데, 학창시절에 음악 관련 활동을 하셨나요?
-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댄스 팀을 구성하여 국내 각종 댄스대회에 출전했습니다. 롯데월드, 에버랜드, 한국 청소년 춤 꾼 대축제 등 내로라하는 대회에서 수상도 많이 했어요. 댄서로써 가수의 꿈을 키웠었죠. 음악도 너무 좋아하고 춤도 너무 좋아했으니까.

가수를 꿈꾸다 영상을 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는 무엇인가요?
- 춤을 추면서 춤의 완성도를 위해 직접 영상을 찍던 게 시작이던 것 같아요. 제 춤을 화면에 담고 친한 댄스 팀 동생들을 찍어 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댄스 비디오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미술을 시작하고 디자인을 전공했던 시기와 영상에 관심을 가지던 시점이 맞물리기도 했고요.

영상을 제작하려면 많은 호기심이 기반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 많은 소년이었나요?
- 어린 시절에는 내성적이어서 눈에 띄는걸 싫어했어요. 조용히 만화를 그리고 게임을 하는 착실한(?) 학생이었죠. 고등학교 때 본격적으로 댄스 대회에 출전하면서부터 외향적으로 성격이 변했어요. 영상을 시작할 때쯤에는 잘해야겠다는 압박이었는지 20대의 뒤늦은 호기심 방출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때부터 새로운 것을 위해 여기저기 찾아 다녔죠.

<About Career>
영상을 찍을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어디인가요?
- 뮤직비디오와 광고를 주로 찍다 보니 ‘어떤 앵글과 각도에서 인물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가’에 가장 신경을 쓰는데요. 화면의 레이아웃과 색감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은 기본이고요. 디테일에 신경 쓰다가 가끔 전체를 놓치는 경우가 있진 않은지 계속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영상을 제작한다는 것 역시 하나의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이들과는 차별화된 어떤 것이 필요 할 텐데요. 감독님만의 영상스타일, 감독님만의 ‘어떤 것’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 댄스 동작을 찍을 때 절대 일반적으로 찍지 않습니다. 제 뮤직비디오나 영상에 들어있는 댄스 동작들은 좀더 디테일 한 계산이 들어있어요. 특정 부분에서 앵글이 이동하거나 화면이 흔들리는 효과를 주고, 혹은 앵글의 뷰를 계산할 때도 과거 댄서 시절의 경험을 떠올리며 디테일 한 해석을 담아내려고 혼신의 힘을 다합니다.

영상을 만든다는 것은 기획, 기술, 미적 감각 등 다방면의 재능을 요하는 일인데요. 좀 더 좋은 영상, 크리에이티브한 영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 평소에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 일단 기술적인 부분을 꾸준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영상이 미적 감각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건 착각이에요. 결과적으로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는 아이디어를 화면으로 얼마나 똑같이 옮겨내느냐,가 관건이기에 툴에 능할수록 오차가 줄어들죠. 그 외에는 사진을 많이 찍으면서 다양한 구도를 생각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언제 어디서든 그릴 수 있는 A4용지와 플러스 펜을 항상 챙겨 다니는 것 정도가 있겠네요.

이번에 루이까또즈에서 ‘루이지엔 2기’를 모집합니다. 기획과 제작 두 파트로 나누어 모집 중인데요. 결국은 그 둘이 하나의 팀이 되어 영상을 제작하는 미션들을 수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영상에 이제 막 관심을 가지고 입문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일단 기획부분에 있어서는 대중의 공감대 형성을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아무리 판타스틱한 아이디어도 공감이 없으면 소통할 수 없어요. 대중을 설득할 수 있고 다가갈 수 있는 기획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작부분에 있어서는 툴을 다루는데 공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부분이 결과적으로 테크닉적인 완성도에 많은 기여를 하는 부분이거든요. 과거에는 여러 사람이 나누어서 다루던 장비들이 요즘엔 하나로 압축되어 나오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혼자서도 영상 촬영을 할 수 있는 반면 알아야 할 것들은 많아진 셈이죠.

마지막으로 감독님처럼 영상을 만드는 일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남겨주세요.
- 구구절절 조언을 늘어놓는 것보다 영화를 추천할게요. 에단호크, 우마서먼, 주드로 주연의 <가타카>라는 영화인데요. 비단 배우들이 멋있고 영상이 아름다워서라기 보단 영화에서 담고 있는 내용이 20대 초반의 저를 사로잡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영화에서 말하는 것은 인간은 누구나 똑같고 얼마나 노력하는가 여부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뻔하다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게 굉장히 중요한 마음가짐이에요. 영상을 만들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물론 모든 꿈을 품은 20대들이 이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형과 동생 사이에서 치이는 둘째로 태어나 별다른 지원을 얻지 못했던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자신의 삶은 자신이 개척한다는 점을 잊지 않고 끈기와 열정을 지니고 노력했기에 감독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자신의 삶은 자신이 만들어나간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가방 속 아이템

영상을 제작하는 감독이라서 그런지 IT기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콘티확인에 필수적인 아이패드와 틈틈이 사진을 찍는데 이용하는 카메라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헤드 셋이 권순욱감독의 필수품이었는데요. 현재 뮤직비디오 작업을 조율중인 그룹 관련 자료집과 최근 흥미를 붙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라는 소설도 들어 있었습니다

늘 영상으로 창작하고 제작하는 권순욱 감독을 영상 밖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루이까또즈에서 준비한 질문에 진심을 다해 차근차근 말을 풀어 놓는 그를 보며 출중한 감독이기 이전에 따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그의 무한한 열정과 진심이라면 앞으로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던 만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