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서 세계를 느끼다.

우리는 언제나 해외로의 멋진 여행을 꿈꾼다. 자유롭게 여행을 하며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여행객들을 만나고 또 헤어지는 그런 상상. 하지만 현실은 넉넉지 못한 주머니 사정과 시간에 쫓기는 일정 때문인지 매일 보는 서울 풍경뿐이다. 그런데 이런 서울 한복판에서 세계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그곳은 바로 Youth Hostel이다. 여기서 말하는 Youth Hostel은 배낭여행객들을 위한 저렴한 숙소이다. (이런 개념에서 Guest House도 이에 포함시켰다.) 방은 적게는 4명에서 많게는 12명까지도 한 방에서 각자의 침대를 쓸 수 있다. 대신 화장실이나 주방은 공용이다. 그 외에 인터넷시설이나 각종 문화공간은 각 숙소마다 조금씩 틀리다. 도미토리의 특성상 열댓 명이 같이 있다 보면 자연스레 얘기도 하고 친해지게 되는 게 당연지사. 그러면 다음날 같이 일정을 짜서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나가기도 한다.

한국에게는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외국인 친구들이 바글바글한 그곳! 친절하게도 우리에게 세계의 모든 유스호스텔 정보를 제공해주는 사이트가 있다.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영어로 되어있지만 오른쪽 상단에 보면 한국어도 제공한다는 사실! 그러나 번역이 완벽하지는 못하므로 영어울렁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영어로 보는 게 더 편할 수도 있다.

Hostels.com (www.hostels.com)
Hostel world (www.hostelworld.com)

그 중에서도 우리가 눈여겨본 유스호스텔은 신촌에 위치한 'BACKPACKERS KOREA'이었다. 배낭여행객들이 주로 대학생인 것을 생각해본다면, 신촌이야 말로 전 세계 배낭여행객들이 머물기에 가장 적절한 곳이 아닐까. 인근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서강대학교, 홍익대학교가 위치하고 있어 한국의 대학문화를 느낄 수 있음과 동시에 대학가의 신선함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아 이 유스호스텔을 점찍어 보았다.

만나야 청춘이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 곳이 숙소이다. Hotel이나 다른 숙소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겠지만 Youth Hostel만이 가진 특징은 바로 '열림'이다. Hotel은 프라이버시가 철저히 지켜진다. 이들이 깨끗하고 좋은 서비스로 안락함을 제공하는 곳이라면 Youth Hostel은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곳이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여행객들은 만남에 목말라 있다. 가끔은 정말 몸의 안락함보다 소통이라는 정신적 안락함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Youth Hostel은 여러모로 청춘 여행객들에겐 경제적이면서도 적절한 휴식처이다. 각양각색의 이야기들이 오고가고 서로 다른 문화가 신선한 충돌을 빚어내는 그곳 Youth Hostel을 거쳐 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Youth Hostel에서 묵고 있었던 MorganeMelodie는 프랑스인이다. 유럽을 강타한 한류 얘기는 한국인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 한류의 바람을 타고 온 유럽의 젊은이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Morgane은 한국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서 장근석과 박신혜를 가장 좋아하는 배우로 꼽았다. 파란 눈의 외국인의 입에서 서툴지만 귀여운 발음의 한국 배우 이름이 나오는 것을 보니 유럽의 한류를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한국의 뷰티나 패션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니 정말로 한국문화 전반적으로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한류를 느끼고 싶어서 머나먼 길을 찾아온 그들의 열정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스페인에서 왔다는 Nuria는 굉장히 스타일이 좋았다. 배낭여행객임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패션에 대한 감각도 남달랐는데, 스페인 특유의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한국에서 여행 중인 그녀는 경복궁과 같은 한국의 고전적인 장소를 명소로 꼽았다. 경복궁 앞에서 이런 저런 포즈로 사진을 찍는 Nuria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전통이 외국인들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색다른 문화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인사동을 한국의 명소로 꼽은 것도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다른 서울과는 달리 한국의 전통미와 차분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답하였다. Nuria는 다른 나라들도 굉장히 많이 여행하였는데, 한국에서 묵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도 굉장히 깨끗하며 지내기 편리하다고 하였다. 이번 기회를 통해 Nuria와 mail을 주고받기로 했다. 자유분방한 그녀와의 새로운 만남 무척이나 기대된다.

Matt와는 명동에서 만나 우리의 일정에 같이 동행하게 되었다. 많은 배낭여행객들은 '만남'을 갈망하는데, Matt도 그런 친구들 중 한 명이었다. 우리는 운 좋게도 Matt와 명동 한 복판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같이 저녁까지 먹게 되었다. Matt는 대전에 위치한 KAIST에서 단기 프로그램 과정을 밟고 있는데, 잠시 시간을 내어 서울로 배낭여행을 왔다고 하였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와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미국과는 다른 무언가에 도전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다수의 한국학생들이 난타를 많이 보지 않았고, 영향력이 큰 관광 상품으로 생각하지 않는 반면 Matt는 명동에 오자마자 난타 극장으로 갔다고 하였다. Matt는 아직도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가난하고, 불안정한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직접 한국을 체험하고 경험한 그는 한국만큼 여행하기 편하고 안전한 나라는 없을 것이라며 한국에 대해 굉장히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싶다는 Matt와 저녁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익숙한 것 다시보기. 서울.

언제부터 인지도 모르게 서울은 빠르게 글로벌화 되어가고 있다. 이미 한국에 외국인을 상대로 한 숙박 업체는 몰라보도록 성장하고 있다. 검색만 해보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Youth Hostel이 서울에 아주 많다는 사실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도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만나고 외국인이 서울로 여행을 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한 바퀴만 돌아봐도 외국인들은 거뜬히 만날 수 잇을 뿐만 아니라 가끔은 내 귀에 들리는 소리가 한국어인지 외국어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다.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서울에서 만들 수 있는 만남은 참 다양하다.

우리는 만남을 통해 소통하면서 그들의 꿈과 목표 20대만의 파워를 느끼며 이들의 색다른 문화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열정이 담긴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여름방학이 되어 조금은 느슨해진 우리를 돌아보는 계기 또한 얻을 수 있었다.

아직 여행을 떠나지 않은 이 글을 보는 당신! 이번 방학은 한국에서 글로벌을 느낄 수 있는, 우리와 다른 문화와 다른 목표를 가진 그들을 만날 수 있는 유스호스텔로 떠나 보는 게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