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사람들이 파리를 예술의 도시라 칭합니다. 오래 전에도 그러했지만 지금 또한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명성만큼이나 파리에서는 수많은 박물관과 갤러리들이 존재하는데요. 3일을 감상해도 다 볼 수 없다는 루브르 박물관의 고 미술품들이나, 유명한 현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퐁피두는 분명히 매력적인 곳이지만, 다소 정체된 전시들과 수 많은 관광객 때문에 진부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현재 젊은 파리의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현대미술의 공간은 따로 존재하는 데요, 그 곳은 바로 팔레 드 도쿄입니다. 현대미술을 사랑하는 파리지앵들에게 나만이 찾은 아지트 공간과도 같던 팔레 드 도쿄. 그 곳이 긴 시간 진행되었던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치고 오래도록 감추어 왔던 공간을 개방하고 더 많은 예술을 끌어안게 되었습니다.

아트적인 아지트

이 건물은 1937년 파리 만국 박람회 때 일본관으로 지어짐으로써 팔레 드 도쿄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만국 박람회가 끝난 이후 이 공간은 국립사진센터나 영화 학교 등 한시적으로 몇 가지 용도로 사용되긴 했으나, 오랫동안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방치되어 폐허나 다름 없었는데요. 오랜 시간이 지나고 살아있는 현대 미술의 공간을 갈구하고 있던 프랑스 문화부와 그 당시 초대 관장으로 선정된 ‘제롬 상스’는, 폐허와도 다름 없던 공간을 가장 매력적인 공간으로 바꾸어, 2001년 그 모습을 대중 앞에 개방하게 되었습니다. 그 들이 선보였던 매력은 일반적인 개념에 다소 반대되는 새로운 발상으로, 파리지앵을 사로잡았는데요. 폐허였던 공간은 깔끔하고 세련된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 아닌, 그 자체 그대로 남겨두는 방향을 선택하였고, 대신 그렇게 절감한 리노베이션 비용은 지금 이 시대의 살아있는 현대미술을 위해 쓰여지는 방식을 택하였습니다.
유명한 작가를 찾는 것이 아닌, 지금 현재를 잘 그려내고 있는 이 시대의 아티스트를 발굴하여 전시하는 것에 최대한 중점을 두고, 또한 소장품을 두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여 예술이 ‘정체’되는 것에 반감을 표시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일이 끝난 뒤에도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밤 12시까지 문을 여는 등 프랑스에서 다소 보기 힘든 방식을 지켜나가며, 지난 10년의 예술을 위한 진정한 시도는 이 곳을 버려진 폐허에서 파리 현대 아트 박물관이란 애칭을 얻게 하였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새로움

이러한 공간이 2012년 10년 만에 한번 더 리노베이션을 거쳐, 새로운 관장 ‘장드 로와지’와 함께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리노베이션이라고 지칭하긴 했지만, 사실상 공간을 바꾼다는 의미보다는 숨겨져 있던 공간을 드러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데요. 1층만 공개되었던 기존의 공간은 그대로 유지한 채, 그 안 쪽 은밀하게 감추어져 있던 지하의 공간이 대중에게 공개된 것입니다. 새로운 지하 공간으로의 초대는 기존의 매력을 배로 만들 만큼 충분 해 보였는데요. 초기의 리노베이션 원칙처럼 새롭게 드러낸 공간 또한 원래 있던 모습 그대로 드러내었습니다.
반 지하 천장에서 들어오는 빛은 예술품을 비추어 주는 인공 빛을 대신하였고, 지하 2층의 어두 컴컴함을 인공 빛으로 밝히기 보다는, 어두움 자체를 이용해 비디오 작품을 전시하는데 알맞은 공간이 되었습니다. 또한 그 확장된 공간의 크기는 상상을 뛰어넘는데요. 기존의 공간의 배에 해당하는 지하 속 공간은, 그 크기를 짐작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비밀 창고 같은 이미지는 제공합니다. 이렇듯 지하 벙커 속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 새로운 공간은, 기존 팔레 드 도쿄의 아지트 같은 분위기를 사랑했던 파리지앵 들에게 더욱 더 특별한 공간을 선사하게 되었습니다.

팔레 드 도교만의 매력

팔레 드 도쿄의 매력은 미술관뿐 아니라 그 곳에 존재하는 서점, 레스토랑, 그리고 이번 확장공사 때 생겨난 과일주스 가게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 크기이지만 알짜배기 미술 책들과 디자인 상품을 파는 것으로 유명한 서점과, 비록 미술관 안에 위치했지만 맛으로는 이미 수준급 레스토랑으로 인정받은 레스토랑은 이미 파리지앵들 사이에선 유명한데요. 그리고 이번 확장공사로 지하 2층 예술품들 사이에 다소 엉뚱하게 위치하고 있는 과일주스 가게는 팔레 드 도쿄의 젊고 신선한 매력을 더욱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과일을 쌓아놓고 직접 갈아주는 생과일 주스 가게 덕분에 예술품 사이로 풍겨오는 상큼한 과일 향이 지하공간의 쾌쾌한 공기를 정화시켜주고 있는 듯합니다.

파리지앵 들은 파리의 고전적인 박물관이 재미없고 현대미술이 이해하기 힘들다면 이 곳을 들리라고 적극 추천합니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아티스트들의 수 많은 작품들이 끊임없이 순환되는데요. 구석구석 새로운 공간을 발견하는 것은 팔레 드 도쿄의 가장 큰 매력이자, 패셔너블한 젊은 아티스트들과 관람객을 구경하는 것은 덤으로 따라오는 즐거움입니다.

파리통신원- 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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