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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비노쉬/잉글리쉬 페이션트/영화 초콜릿] 예술을 선물하다, 줄리엣 비노쉬

직업을 가리키는 말로써 예술가라는 호칭을 받은 것이 아닌, 예술가이기 때문에 그것이 자연스럽게 직업이 되어버린 여인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프랑스 여배우들이 그렇듯, 자신이 가진 특별한 재주를 흘러가는 세월과 함께 나란히 펼쳐 보여왔던 그녀의 이름은 바로 줄리엣 비노쉬인데요. 예술이라는 중심단어에서 연상낱말을 자유롭게 이어나가고 있는 그녀의 인생이야기를 루이까또즈 블로그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여배우라는 극의 서막

줄리엣 비노쉬의 가족들은 부모님부터 외할머니, 여동생에 이르기까지 예술계의 갖가지 분야에 몸담고 있던 소위, 예술가의 집안이었습니다. 그녀 또한 배우의 길을 선택하게 된 것은 어쩌면 공통된 피에 흐르는 숙명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할 정도인데요.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비노쉬는 아마추어 극단에서의 연기를 시작으로 짧은 무명세월을 거치며 배우라는 꽃을 피울 씨앗에 본격적으로 싹을 틔워냅니다.
1983년 비노쉬가 19살이 되던 해, 누벨바그의 대표 감독 중 하나인 장 뤽 고다르는 우연히 그녀의 사진을 보게 되는데요. 이 후 그의 영화 ‘마리아에게 경배를’의 오디션에 참여하게 된 비노쉬는 나체 상태에서 머리를 빗고 시를 읽는 다는 파격적인 주문에도 불구, 당당히 오디션에 합격하게 됩니다. 감독은 시나리오의 수정을 거치면서 까지 그녀를 위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고, 화려한 돋음판을 마련한 비노쉬는 여배우로서의 성공에 한걸음 가까워 지게 됩니다.

비노쉬의 필모그라피

지난 루이까또즈 블로그 글에서 소개해 드렸던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과 ‘블루’ 외 여러 작품으로 그녀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아왔습니다. 자신의 모든 연기인생을 함축하고 있는 듯한 특유의 눈빛은 그녀가 출연한 대부분의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해왔는데요. 특히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수상의 기쁨을 안긴 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1997)’를 통해, 섬세한 감정을 담은 간호사 ‘한나’ 역할로 세계적 스타라는 인증서를 얻게 됩니다. 영화 속 ‘한나’라는 캐릭터에게 많은 애정을 담아 연기했던 비노쉬는, 2년 뒤 배우 브누와 마지멜 사이에서 얻게 된 자신의 딸에게도 ‘한나’라는 이름을 붙혀 주게 됩니다.
유명 영화배우 조니뎁과 호흡을 맞춘 영화 ‘초콜릿(2000)’에서 그녀는 시골 사람들에게 달콤함과 자유로움을 선물하는 ‘비안느’의 역할로 찾아오게 됩니다. 비노쉬는 이 영화를 ‘세대 간의 소통과 관계, 더 나아가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영화이며, 꿈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했는데요. 보여지기 위한 연기를 한다는 사실 하나를 제외하고 완벽히 비안느로 변신한 그녀는, 보는 이들에게 초콜릿 향기와 따뜻한 감성을 그대로 전달하는 중개자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내었습니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 소개글 바로가기: http://louisien.com/123]
[영화 '블루' 소개글 바로가기:
http://louisien.com/91]

창조와 도전은 Artist 비노쉬로부터

자신이 가진 연기라는 예술적 기술을 꾸준히 연극무대와 영화에 선보여 오고 있는 줄리엣 비노쉬는, 이외에도 디자이너와 무용가로도 대중들을 만나왔습니다. 실제로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과 ‘파리에서 마지막 키스’의 포스터를 직접 그렸으며, ‘퐁네프의 연인들’에 등장하는 그림 역시 그녀의 작품인데요. 또한 자신과 같이 작업했던 감독들의 초상화를 직접 그려 책으로 발간하는 등 실력을 겸비한 미술 쪽 재능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예술가의 정신은 늙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비노쉬는 2009년 영화 ‘여름의 조각들’과 ‘인 아이(in-i)’의 무용공연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인생의 절반에 가까운 40대의 나이에   ‘무용수, 줄리엣 비노쉬’로 국내 팬들을 찾은 그녀는 ‘감정을 움직임만으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내 안의 불꽃과 같은 열정을 건드려 재발견하고 싶었다’라는 강한 의지를 담은 말을 전했는데요. 한국을 방문하면서 동양문화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말 역시, 콜럼버스 못지 않게 미래 예술계의 신대륙을 개척해 나 갈 그녀만의 뚜렷한 신념을 보여준 일화가 되었습니다.

추상적인 어떤 것이 예술을 만나 결과물로 보여지기까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것만큼 힘들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인데요. 그럴 때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이자 예술가로 활약하고 있는 줄리엣 비노쉬의 작품을 만나보시는 건 어떨 까요. 어느새 그녀에게 푹 빠져, 마음 깊이 전해져 오는 진심과 감동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