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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패션쇼/파리컬렉션] 착하게 입자 –윤리적 패션쇼(Ethical Fashion Show Paris 2012)

우리는 지난 한 세기 동안 도시적 빛의 세련됨과 초속을 다투는 속도의 대결 구도에 반해서 빠르게 돌아가는 회색 도시 속에 우리를 맡긴 채 살아왔습니다.  흙보다는 아스팔트에 어울리는 하이힐을 신고 편리함으로 도배된 아파트에 살면서 바쁘게 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패스트 패션은 어쩌면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가 아닌 이 사회가 요구하는 형태의 소비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금씩 우리는 다른 변화를 요구하고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반복되는 무채색 빛에 지쳐버린 지금 시대에 ‘녹색혁명’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건축을 비롯해 모든 문화, 생활 부분에 녹색혁명, 즉 지속 가능한 형태의 변화를 필요로 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또한 이 것은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옷장 속에도 예외 없이 찾아왔습니다. 변화된 패션은 우리 모두에게 착해지라고 속삭이고 있습니다. ‘윤리적인 패션’, 당신이 패셔니스타라면 지금 이 단어에 주목해야 합니다. 지금 파리는 ‘윤리적 패션쇼’를 통해 당신이 주목해야 할,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패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thical Fashion Show Paris 2012

긴 여름을 끝낸 파리가 선택한 첫 번째 주제는 ‘윤리적(지속 가능한) 패션’입니다. 루브르 궁 한쪽에 위치해 있는 파리의 대표적 전시 공간인 까후셀 뒤 루브르에서는 ‘윤리적 패션쇼 (Ethical Fashion Show)’를 선두로2012/2013 시즌을 시작을 알렸는데요. 현재 ‘윤리적 패션쇼’는 파리뿐 아니라 패션을 대표하는 여러 도시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는 ‘에스테티카’란 명칭으로, 벤쿠버에서는 ‘에코 패션위크’로 그리고 뉴욕에서는 매년 패션위크 행사 때 윤리적 패션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패션쇼가 열림으로서, 윤리적 패션이 현재의 화두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2004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9회째를 맞는 파리의 윤리적 패션쇼는 역사는 짦지만 다른 도시와 달리 박람회와 패션쇼를 동시에 진행시키고, 패션위크 기간과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운영함으로서 좀 더 많은 정보를 알리고 효율성을 높인 행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윤리적 패션쇼는 6가지 원칙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오가닉 원단 (Organic Fabrics), 자연주의 원단(Natural Fabrics), 재활용(Recycling), 사회적 프로젝트(Social Projects), 공정거래무역(Fair Trade) 그리고 전문기술(Know-How)이라는 큰 틀 안에서 미래의 패션을 제시하는데요. 앞선 세 가지가 우리가 지금까지 흔히 생각하는 환경을 위한 단편적인 대안이라면, 나머지 세 가지 제안을 통해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미래의 사회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미래지향 윤리프로젝트

패션쇼 행사장의 대부분 부스에서는 사회적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된 제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기존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맡고 나머지 공정은 제 3국의 공예 장인들과의 협력작업을 통해 탄생한 제품들이 있는데요. 이런 이상적인 형태의 프로젝트는 공정무역과 현지 문화의 보존 그리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대량생산의 제품에서는 볼 수 없는 저렴하면서 퀄리티 있는 제품을 소장할 수 있는 시장의 형성이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은 지루하다’라는 편견을 깨고 다양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이 이 패션쇼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공기 중 ph농도에 따라 옷의 색이 변하는 신소재나 자연적으로 죽은 나비의 날개를 채집해 만든 주얼리 등과 같이 다양한 소재와 재료의 발견 또한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착한 가치만을 추구하는 것은 지루함을 쉽게 느끼는 패셔니스타에게는 그 의미를 쉽게 잃어버린다는 것을 패션계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착한 가치를 통한 훌륭한 디자인이 패션의 미래를 책임질 키워드라는 것을 그들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증명해 보이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앞으로 더욱 많은 곳에서 참된 이상향을 그려가기를 기대해봅니다.

파리통신원-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