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라 국민의 예술적 감수성을 가장 대변해 주는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음악과 영화, 국민 독서량 등 수많은 척도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실생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거리미술은 그 거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서와 문화, 트렌드와 감성 등 많은 걸 한눈에 보여주는 거대한 캔버스 역할을 해 줍니다. 

쉽게 접하는 공간의 거리미술

[파리 스트라빈스키 광장의 스트라빈스키 분수조각]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에는 훌륭한 미술관과 미술작품들이 존재하지만, 그만큼 유명세와 가치도가 높아 우리 내 일상과 거리감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환경을 배경으로, 대중들을 위해 유명 미술가들이 팔을 겉어붙였는데요. 정부의 지원아래 누구나 볼 수 있는 도심의 공원이나 길가, 혹은 건물벽 등 을 전시공간으로 삼습니다.
프랑스의 다니엘 뷔랑(Daniel Buren)은 이렇게 공공장소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미술가입니다. 그는 기존 미술관을 일컬어 ‘부르주아의 손에 들려 있는 위험한 무기’라고 표현할 정도로 기존 전시형태를 비판해 왔는데요. 야외 현장을 공식적인 작업공간으로 삼으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스트라이프 패턴을 이용한 미술품들로 많은 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뷔랑의 기둥’ 이라고도 불리는 그의 대표작 ‘두 개의 고원(Les Deux Plateaux)’은 체계화된 거리미술의 예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파리 시내의 ‘팔레 루아얄’은 루이 14세의 동생이 살았던 귀족 중심의 궁전이었는데요. 좀 더 일반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던 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뷔렝에게 리모델링 의뢰를 맡기게 됩니다. 이렇게 탄생한 스트라이프 대리석 미술품들은 뷔렝에게 ‘살아 있는 조각상’으로 불리며 새로운 감성공간의 탄생을 알리게 되었는데요. 다니엘 뷔렝이 선보였던 다양한 설치미술품들은 지난 파리통신원이 소개한 모뉴멘타에 전시관에서도 자세히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모뉴멘타 소개글 바로가기: http://louisien.com/165

게릴라성 아트로의 거리미술

공공사업과 같은 이미지로 표현되는 거리미술과는 달리, 숨겨진 거리에서 보다 자유롭게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래피티처럼 낙서에 가깝게 여겨지는 거리미술들은, 갑작스럽게 내리는 소나기처럼 언제, 어디에,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랜덤형식을 띠고 있는데요. 같은 거리미술일지라도 보다 재미있고 신선한 감성을 전달하지만, 뷔렝의 작품처럼 보호되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얼핏 보면 장난처럼 보이는 이들의 미술작품들은 무채색으로 황폐 해져가는 도시 구석구석을 크리에이티브한 공간으로 바꿔놓습니다. 프랑스 출신의 줄리아나 헤레나(juliana santacruz Herrera) 와 산드린 에스트라드 블레(Sandrine Estrade Bulet) 역시 독특한 상상력의 거리미술을 선보이고 있는 비공식 아티스트들인데요. 우선 헤레나는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길거리를 밝게 바꿔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 깨지고 갈라진 거리들을 형형색색의 털실로 채워 넣는 형태의 아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산드린 에스트라드 블레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부터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까지 다양한 오브제로 만들어 내는데요. 도심의 풍경을 유심히 관찰하며 아이디어를 얻는 다는 그녀는, 직접 또는 사진 위에 그림을 그려 넣음으로써 죽어있던 공간과 물체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습니다.

지금도 세계 도심의 수 많은 아티스트들은 우연히 발견하는 이에게 크고 작은 행복을 전달할 미술작품들을 남기고 있습니다. 삭막한 도심을 바꿔가려는 그들의 노력을 토대로 좀 더 내가 살아가는 도시를 의미 있게 바꿔볼 시민의식을 가져보는 것을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