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frenchinfrance

[르네 마그리트/초현실주의/김중만 사진전] 생각의 자유를 그리는 화가, 르네 마그리트

[통찰 1936]

단순히 화가라는 명칭보다 좀 더 생각하는 지성인으로 불리길 원했던 이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르네 마그리트, 바로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벨기에 화가인데요. 마그리트의 그림은 고정관념을 벗고 자유로운 생각의 반전을 통해 대중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중절모를 쓴 신사

[조르조 데 키리코와 그의 작품 ‘사랑의 노래(1914)’]

벨기에의 한 미술아카데미에 입학 후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르네 마그리트는 포스터나 광고를 디자인하던 이름없는 화가였습니다. 여러 직업을 전전하던 그에게 처음 초현실주의 세계를 열어준 것은 이태리의 형이상학적 화가 조르조 데 키리코의 ‘사랑의 노래’라는 작품이었는데요. 그의 작품에 강하게 이끌린 마그리트는 이 후 자신만의 초현실주의를 담은 이미지를 창조해나가게 됩니다.
일상적인 사물과 인물들을 바탕으로 르네 마그리트는 수수께끼와 같은 초현실주의 작품들을 그려내었는데요.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 중 하나는 중절모를 쓴 신사였습니다. 평소 우울증을 심하게 앓던 마그리트는 집안의 작업실에 그림을 그리러 갈 때에도 항상 중절모와 정장을 갖춘 차림이었는데요. 우울증으로 비롯된 현실의 고통과 불행을 감내하며, 자신의 모습을 비롯해 다양한 소재들을 그의 화폭 안으로 초대하게 됩니다.
1926년 첫 작품 <길 잃은 기수>를 선보인 마그리트는 잠시 파리에 체류하며 앙드르레 브르통, 살바도르 달리 등 과 함께 초현실주의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는데요. 이 후 개인전을 통해 본격적인 명성을 쌓기 시작했으며, 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왕성한 예술활동을 펼쳐나갔습니다.

르네 마그리트와 데페이즈망(dépaysement)

“평생 처음 보는 것이라서 눈앞에 없더라도 자꾸만 생각날 수밖에 없는 그림,
그것이 내 작품 이다.
그러나 그것이 나타내고 있을 것을 생각하지는 말라."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데페이즈망 기법입니다. 초현실주의에서 쓰이는 단어, 데페이즈망은 아무 관계가 없는 사물이 엉뚱한 곳에 뒤섞여있는 것을 뜻하는데요. 자신이 남긴 말처럼 새로운 시선과 철학적 생각을 유도하는 그림을 통해, 연금술사를 능가하는 실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좌): 청강실 1953/(우): 아름다운 현실 1964]

데페이즈망 기법은 마그리트의 작품을 통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가령 하나의 푸른 사과가 있다면 방 한 가득 큰 사과 하나를 그려 넣기도 하고, 사과 위에 보다 작은 테이블을 얹어 놓기도 하는것이 바로 데페이즈망 기법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인식에 의문을 던지는 상상력은 예술을 넘어 대중문화까지 신선한 감성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중문화로의 발전

마그리트의 명성은 생전뿐 아니라 생후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그가 일생 동안 남긴 작품은 대중문화에 끊임없이 응용되며 새롭게 탄생하고 있는데요. 가수들의 앨범커버를 비롯해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장르 속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피레네의 성 1959(좌)]

[골콩드(겨울비) 1953]

특히 마그리트의 작품 중 ‘피레네의 섬’은 특히 판타지 장르에 많이 사용되기로 유명합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를 비롯해 헐리웃 영화 ‘아바타’ 배경의 모티브가 되어주었는데요. 하늘에서 중절모를 쓴 신사들이 쏟아지는 작품 ‘골콩드(겨울비)’ 역시 미디어 아트나 건축물의 디자인적인 요소에 자주 사용되며 대중들의 무뎌진 감각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현재에도 많은 사람들은 꾸준히 열리는 회고전을 통해 르네 마그리트를 기억하고 이야기합니다. 10월 31일까지 홍대 KT&G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김중만 사진전: 이지적 우아함’에서는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작품을 사진으로 만나 실 수 있는데요. 루이까또즈의 감성 또한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김중만 사진전: 이지적 우아함’ 전시 안내: http://on.fb.me/QkBjbA (PC에서 확인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