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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엘르/패션잡지/여성잡지] 패션 그 이상의 여성잡지, 보그 vs 엘르

여성잡지는 패션과 뷰티 등 여자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영양식품 같은 역할을 해왔습니다. 여기 대표적 여성잡지로 꼽히는 보그와 엘르 역시 그 탄생부터 지금까지 많은 여성들의 라이프와 동행해 왔는데요. 매 달 서로 다른 매력을 바탕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선의의 경쟁이 두 잡지 사이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보그의 역사

[vogue_us 1892 / vogue_us 1909]

1892년 뉴욕에서 아서 볼드윈 터너에 의해 창간된 보그는 1909년 뉴욕 사교계의 명사이자 잡지재벌로 불리던 콘데 나스트에게 인수되며 큰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그녀는 격주로 발행되던 보그를 월간 매거진 형태로 전환했으며, 영국판 보그의 성공을 통해 보그가 미국을 넘어 세계적인 패션매거진으로써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보그의 아트디렉터이자 편집장을 역임한 알렉산더 리버만은 콘데 나스트와 함께 보그의 역사에 빠져서는 안될 인물입니다. 러시아 태생인 알렉산더 리버만은 런던과 파리에서 부유한 유년시절을 보내며 성장, 이후 뉴욕에 정착해 보그의 아트디렉터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제품 자체에만 집중한 시대에 과감히 패션 이외의 풍경과 색감 등 전체적인 이미지에 주목하며 “패션사진은 옷에 관한 것이 아니다. 여성에 관한 것이다”는 말로 패션사진에 큰 변화를 가져왔는습니다. 이후 편집장을 역임하며 이미지 중심의 앨범형식에서 탈피. 지적인 정보에 충실한 콘텐츠를 생성해 내며 탄탄한 양식의 패션 매거진으로 성장을 이끌어 냈습니다.

현재의 보그

2006년 뉴욕 타임즈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매거진에 선정되기도 했던 보그는 에디터라는 인적자원을 활용, 에이즈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이슈들에 관심을 돌리며 패션 매거진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19개국에서 출간되고 있는 보그는 2012년, 창간 120주년을 맞이하며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잡지가 되었는데요.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잡지’, ‘패션과 스타일의 선례‘ 라는 칭호와 함께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엘르의 역사

100여개의 출판물을 발행하고 있는 아쉐트 필라파찌 미디어(Hachette Filipacchi media)의 대표 매거진 중 하나인 엘르는 보그와 함께 패션매거진의 양대 산맥이라 불립니다.
프랑스어로 ‘그녀’라는 의미의 엘르는 1945년 유대계 출신 헬렌 라자레프에 의해 창간되었습니다. 초기의 엘르는 패션보다는 정보 중심의 매거진 형태로 기성복 디자이너의 작품을 게재하는 것은 물론, 트랜드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함께 인테리어, 요리, 미용 등 관련된 기사를 실었는데요.
1959년 피터 크냅이 아트디렉터로 부임하며 엘르는 디자인은 물론 컨텐츠에 큰 변화를 겪게 됩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감상을 넘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상을 그려내며, 여성들의 새로운 가치관을 전면에 내세우게 되는데요. 당시 금기시됐던 ‘낙태’ 같은 주제를 공론화한다거나,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여성 등의 이미지를 통해 활동적인 1960년대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했습니다.

현재의 엘르

한국 최초 해외 라이선스 패션 잡지이기도 한 엘르는 한국에서 아시아 최고 판매부수를 갱신하며 올해로 창간 20주년을 맞았는데요.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여성잡지로 분류됩니다. 패션뿐 아니라 여성과 관련된 시사 이슈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기 때문인데요. 43개국에서 같은 제호로 발행되는 세계 유일의 잡지 엘르는 43개의 다양한 버전을 통해 매월 양질의 컨텐츠를 생성해 내고 있습니다.

보그와 엘르는 유행과 가십을 다루는 잡지를 넘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회 트렌드를 집어내는 또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데요. 잡지 이상의 가치를 지닌 보그와 엘르. 두 잡지의 앞날이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