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넘어서자 파리에도 매서운 추위가 찾아왔습니다. 겨울이 찾아온 파리는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오후 5시가 되면 이미 어둠에 휩싸이는데요. 하지만 많은 파리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추위를 견디며 차갑게 얼어버린 도시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고 있는 화려한 불빛을 즐기기 위해 거리로 나옵니다. 비록 온도계는 영하를 가리키고 있을지라도, 거리의 연말 장식들은 사람들의 감성온도를 영상으로 올려주고 있습니다.

샹제리제 거리의 불빛 축제

올 해도 어김없이 연말장식들의 아름다운 불빛 향연이 시작되었습니다. 11월부터 파리의 곳곳에 분주하게 준비되어 온 연말 장식은 연일 스위치 온(switch-on) 되며 그 모습을 뽐내고 있는데요. 파리지앵에게는 매 해 반복되는 일상의 한 부분이지만 그래도 매년 맞는 생일처럼, 또는 특별한 선물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있습니다. 연말 장식의 불을 밝히는 시작은 샹젤리제 거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올 해 점등식에는 독일 출신 배우 다니앤 크루거가 참석해 파리 시장인 베르트랑 들라노에와 함께 그 불빛의 시작을 알렸는데요. 이렇게 시작된 불빛의 향연은 샹젤리제 거리를 비롯한 파리의 125개의 거리에서 그리고 각종 백화점, 상점 등으로 이어지며 파리 온 도시를 가득 빛내고 있습니다.
이번 해 샹젤리제 거리 장식은 작년 장식 디자인의 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고전적인 장식을 이어왔던 샹젤리제 거리는 작년에 트리링(Tree Lings) 이라는 새로운 디자인을 도입하여 현대적인 감각의 디자인을 선보였는데요. 작년부터 이어져온 이 디자인은 2년의 심사기간을 거쳐 발표된 것으로, 샹젤리제 거리에 전과는 다른 신선한 현대적 감각을 도입하고자 결정되었습니다. 또한 같은 디자인을 위원회에서는 2015년까지 이어가기로 결정했는데요. 이번에는 트리링을 이용한다는 기본 디자인은 동일하지만 200개의 사이프러스 나무에 반짝이는 작은 조명을 트리링과 함께 설치해, 현대적인 감각과 기존의 화려함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변화를 주어 작년보다 더욱 발전된 디자인이라는 평을 얻고 있습니다.

백화점 쇼윈도의 연말장식

연말에 더욱 바빠지는 곳이 또 있으니, 그 곳은 바로 대형 백화점입니다. 연말과 연초 선물을 사기 위해 백화점의 실내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들어차 있지만 실외도 예외는 아닌데요. 바로 쇼윈도의 연말 장식을 구경하고자 하는 사람들 때문입니다.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갤러리아 라파에트와 프헹탕과 같은 파리의 대형 백화점들의 연말 쇼윈도는 파리지앵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데요. 백화점이 닫은 깜깜한 밤 시간 동안에도 환하게 켜진 쇼윈도에는 시선을 뺏긴 인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특히 갤러리아 라파에트의 연말 장식은 100주년을 맞이하여 더욱 특별하게 꾸며졌습니다. 'Bal du Siecle(세기의 무도회 )'라는 주제로 꾸며진 쇼윈도에는 가면을 쓴 정교한 인형들이 클래식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을 재현해 연말 축제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실내에는 유명 크리스탈 보석 회사와 연합하여 탄생한 21미터 크기의 대형 트리가 사람들을 반기고 있는데요. 백화점 정중앙에 자리잡은 이 트리는 5000개의 크리스탈 장식과 120개의 불빛으로 장식되어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신 빛을 뽐내고 있습니다. 또한 오랫동안 지켜왔던 건물 외부장식을 바꾸어 기존보다로운 모습을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였습니다. 빛 아티스트인 얀 키흐살레(Yann Kersalé)가 기획한 외부장식은 샹젤리제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고전적인 모습보단, 현대적이고 미래적인 모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파리의 겨울 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는 연말 장식들의 빛은 새로운 해에 그 자리를 넘겨주고 내년을 기약하며 사라질 것입니다. 어쩌면 이 밝은 불빛에 맘에 설레는 이유가 다가 올 새해에 대한 희망과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요.

파리통신원-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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