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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frenchinfrance

[퐁피두센터/초현실주의] 33년의 기다림, 그리고 재회.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전


지난 1977년에 획기적인 건축물로 주목 받으며 문을 열었던 퐁피두 센터는 현대미술 작품 5만 3천여 점 이상을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 대표 미술관입니다. 연평균 관람객 3백만명이 찾는 이 미술관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을 동원한 전시는 바로 1979년 84만 명이 관람한 살바도르 달리의 전시인데요. 그렇게 30년이 지난 지금 퐁피두에서는 일 평균 관람객 7000명에 달하는 기록으로 그 명성에 도전하고 있는 전시가 있으니, 그 도전자는 또 다시 찾아온 살바도르 달리의 회고전입니다.

파리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


2013년 3월 25일 막을 내린 달리의 두 번째 전시는 파리의 모든 사람이 관람했다는 말이 돌 정도로 대단한 인파를 모은 전시였습니다. 평균 대기 시간 2시간에 주말은 평균 4시간을 기다려야 관람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달리의 작품을 보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는데요. 급기야 퐁피두는 몰려드는 관람객들을 위해 전시시간을 밤 11시까지 연장했으며, 마지막 3일은 72시간 개방이라는 전례 없는 전시 형태를 보여주었습니다.


살바도르 달리는 스페인 국적의 작가이지만 몽마르뜨 언덕 주변에 그의 박물관이 있을 정도로 프랑스인들이 사랑하는 예술가입니다. 실제로 그는 생전에 프랑스와 스페인을 오가며 작업을 이어갔으며, 그에게 고향 다음으로 특별했던 장소 역시 파리였는데요. 르네 마그리트, 앙드레 브루통 같은 초현실주의 작가들과 교류 및 활동했던 장소도, 그의 영원한 여인인 갈라 와의 인연 또한 이어진 곳도 파리였습니다. 이렇듯 파리와 많은 인연을 두고 활동했던 예술가, 달리에 대한 프랑스 사람들의 애정을 이번 전시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살바도르 달리 회고전, 그 두 번째


드로잉과 그림, 비디오, 오브제 작품 등 전 세계에서 도착한 200여 점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살바도르 달리를 총망라 해놓았다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4명의 전시 디렉터가 공동 작업하여 기획된 이번 달리 회고전은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들이 그의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전시형태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메이 웨스트의 얼굴’이란 작품은 관람객들이 직접 전시 공간 안에 들어가면, 카메라를 통해 작품과 하나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비디오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은 평범한 의자 대신 달리의 입술모양 소파가 마련되어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주었는데요. 이렇게 전시 공간 곳곳에 설치된 작품들은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며, 작품에 대한 현대적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스스로 역사 속 천재로 남을 것이라 확언했던 그는 자신의 말처럼 생전에도, 그리고 생후에도 여전히 세상을 깜짝 놀래키고 있습니다. 그의 작업들은 예술, 영화, 광고, 음악 등 수 없이 많은 분야에서 재구성되고 있으며, 우리는 이제 ‘천재’라는 타이틀을 그의 이름에 붙이기를 주저하지 않는데요. 달리의 작품이 다시 찾아오는 그 날, 그가 보여주었던 새롭고 충격적인 작품들처럼 또 다른 기록을 깨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파리통신원 -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