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frenchinfrance

[현대미술작품/패션 전시회] ‘미(美)’가 된 몬스터-‘ARRRGH! MONSTRES DE MODE(악! 패션의 몬스터)’


좀 더 아름답게, 좀 더 우아하게, 좀 더 매력적이게. 추구하는 방향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패션을 소비하는 이유는 바로 미의 추구일 것입니다. 자신의 단점을 보안하고 장점을 부각시켜 좀 더 멋지게 보이기 위한 현대 의복의 가장 큰 미의 기능이 최근 패션계에서는 또 다른 판타지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요. 최근 파리에서 열렸던 ‘ARRRGH ! MONSTRES DE MODE (악! 패션의 괴물)’ 전시는 우리가 생각하기에 추한 것들, 또는 기피하는 대상까지도 미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전시입니다.


젊은 감각의 미술공간


이 발칙한 상상을 전시장에 현실로 옮겨놓은 곳은 바로 파리 게이테 리히크 미술관입니다. 조금생소한 이름을 지닌 이 장소는 2011년 개장한 신생 미술관으로 근래에 급속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고 있는데요. 지금 파리예술계가 가장 주목하는 분야인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만남이란 분야에 주목하여 테크놀로지 복합예술문화공간이란 이름으로 탄생된 젊은 미술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미술, 디자인,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공연과 전시를 기획하고 오픈 된 공간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인상적인 도서관과 각종 창작관련 수업들을 진행시키면서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공간에 접근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ARRRGH! MONSTRES DE MODE(악! 패션의 몬스터)


이번 전시에 앞서 알렉산더 맥퀸, 매종 마틴 마르지엘라, 이세아 미야키 등 55인의 유명 패션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에게 자신이 꿈꾸는 ‘몬스터’를 창조하라는 지령이 내려졌습니다. 이에 그들은 패션이라는 이름 하에 자신만의 스타일과 감각으로 독창적인 몬스터를 만들어 냈는데요. 이렇게 탄생한 작품들은 더 이상 고정관념에 싸인 몬스터가 아닌 새로운 모습의 형태를 갖추었습니다.


1층에서 지하로 이어지는 공간은 원색 적이고 때론 괴기스럽고 때론 매력적인 모습의 유쾌한 몬스터들로 가득 메워졌습니다. 관객의 거리감을 두지 않고 공간에 자연스럽게 배치된 작품들은 관람객들이 디자이너들이 만든 창작물의 세세한 디테일까지도 감상할 수 있게 조성되어 있었는데요. 괴상하면서도 아트적인 작품들을 접하는 순간 관람객들은 전시제목처럼 ‘악’ 소리 나는 비명이 아닌, ‘악’이라는 감탄사를 뱉어내었습니다.


새로운 모양과 소재, 그리고 디자이너들의 상상력이 모여 하나 하나의 강렬한 모습의 패션 몬스터가 되었는데요. 이 전시를 통해 패션이 꿈꾸는 괴물에 대한 아름다운 판타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미’의 기준은 일률적인 듯 보이지만 시간과 거리를 두고 아주 천천히 변화하고, 또 다른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에 와서 ‘아방가르드’가 주목받는 것은 이 사실에 기초한 움직임일지도 모르는데요. 한 가지 확실한 건 ‘패션’은 지루함을 벗어나고자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의 전시에서 몬스터가 또 다른 매력으로 탈바꿈하듯이 말입니다.

파리통신원-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