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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모터쇼/유럽 자동차] 여정을 떠나는 클래식 자동차 – TOUR AUTO 2013

 

미래의 자동차는 소음이 없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지만, 클래식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낡은 배기관의 소리, 또는 슈퍼카에서 뿜어져 나오는 우렁찬 소리는 여전히 수많은 드라이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이런 매력적인 소리를 가진 클래식 자동차와 슈퍼 자동차가 2,000km, 5일간의 여정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바로 TOUR AUTO 2013, 그 시작을 알리는 우렁찬 배기음이 파리에 울려 퍼집니다.


클래식 자동차의 품격 있는 레이스


올해로 22회, 1992년부터 진행되어 온 클래식 자동차 경주인 TOUR AUTO는 유럽 자동차 수집가들과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매우 유명한 행사입니다. 유럽에서 자동차 역사가 발전했던 만큼 모터쇼나 다양한 레이싱 문화가 자리잡혀 있는데 그 중 프랑스에서 열리는 TOUR AUTO는 세기에서 가장 인정받은 클래식 자동차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행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차량은 단순히 클래식 차량이 아닌, 1951년부터 1973년도 사이에 Tour de France Automobile에 참가했던 클래식 차만이 그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 당시 명성을 얻던 최고의 차량들이 이제 ‘클래식’이란 이름을 걸고 다시 한 번 그 명성을 보여주는 기회인 셈입니다.


단순히 차량을 전시하는 모터쇼와 달리 이 행사는 자동차의 고유 목적인 ‘달리는’ 행사입니다. 파리에서 남부도시 라호쉘까지 프랑스 중심부를 가로질러 횡단하는 5일간의 여정을 위해 경기 전날, 자동차와 소유주, 그리고 2인 1조로 이루어진 레이싱 운전자까지 모두 이곳에 모여 자신의 자동차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또 마지막 점검으로 하고, 또한 시작을 위한 축배를 듭니다.

 


다소 딱딱한 공식적인 행사와 달리 이 장소에서는 사람들은 서로 자유롭게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 서로의 차를 구경하기도 합니다. 여정을 위해 트렁크 가득 짐을 실은 모습과 대회에 앞서 주최 측에서 발급받은 자신의 자동차 번호를 조심스럽게 차량에 부착하는 모습들은 마치 즐거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처럼 들떠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속도에 여유를 더하다


목적은 레이싱이지만, 사실 이 대회가 내세우는 것은 ‘속도’에 앞선 ‘여유’입니다. 단순히 정해진 트랙을 도는 레이싱이 아닌 파리에서 오를레헝, 비쉬 그리고 리뮤쥬를 통해 라호쉘까지의 가장 아름다운 국도길을 통해 프랑스 전역의 아름다운 경관을 함께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이 행사는 일반적인 경주와 가장 이상적인 일정한 속도 완주를 목적으로 하는 경주, 이 두 가지를 선택하게 되어있다는 것도 이 행사가 추구하는 면을 잘 보여주고 있는 부분입니다.


긴 여정에 앞서 그헝팔레에서 공개식을 가진 이날은 단순히 클래식 차량만이 아니라 슈퍼카들의 전시도 돋보였습니다. 유럽의 자동차 관련 전문가들과 애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인 만큼 세계적인 브랜드들은 다양한 컨퍼런스를 마련했고, 그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는 이 자리에서 신차를 발표하는 자리도 가졌습니다.


자동차는 ‘속력’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고, 그 혜택으로 우리는 더 먼 곳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현대에 와서도 끊임없이 빨라지는 ‘속력’은 자동차의 매력을 보여주지만, 자동차의 진정한 매력은 그 속력으로 우리가 얻는 공간의 이동성에 대한 자유와 여유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화창한 날씨에 스카프를 휘날리며 클래식 자동차의 엔진 소리를 벗 삼아 떠나는 여행. 상상만으로도 당신의 봄날에 활기를 북돋아 줄 것입니다.

파리통신원-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