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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화가/루이까또즈/프랑스 초상화] 독특한 화풍을 자랑하는 프랑스 화가, 그리고 초상화


여러분이 인상 깊게 감상했던 미술작품이 있으신가요? 풍경화나, 역사화 등 다양한 그림들을 기억하실 텐데요. 다양한 미술작품 중에서도 초상화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풍경이나 산수화가 그려지기 전부터 일찌감치 그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초상화는 풍속이나 역사를 위한 연구자료로 높은 가치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루이까또즈는 프랑스에서도 독특한 화풍을 가진 수많은 화가와 그들이 남긴 초상화, 그리고 작품 속의 숨겨진 가치와 미학을 함께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왕실의 권위를 그리다 – 이아생트 리고


“짐이 곧 국가다”라는 말로 프랑스의 절대왕정 시대를 이끈 태양왕 루이 14세의 초상화와 이아생트 리고의 자화상 입니다. 특히 저 초상화는 루이 14세 스스로 만족하여 선물하려다가 본인이 직접 소장한 작품으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작품 속에서 비치는 루이 14세의 위압적이고 당당한 모습은 유럽의 절대 군주이자 최고의 권력자라는 것을 대신 말해주고 있는데요. 화려한 치장과 함께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듯한 권위적 눈빛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이아생트 리고 라는 이름이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이름일 수 있지만, 당대 유럽 왕족들과 종교 지도자들에게는 소문이 자자한 유명 화가였습니다. 그가 그려낸 것은 그저 있는 그대로를 묘사해낸 초상화가 아니라, 인물이 가진 권위와 권력이었기 때문입니다. 강렬하면서도 중후한 느낌을 주는 색채와 명암을 도입하여 바로크 회화의 문을 열었던 이아생트 리고는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으며 부와 명예를 누리는 삶을 살았습니다.


서정적으로 표현된 프랑스의 서민들 – 장 바티스트 그뢰즈


위의 왼쪽 그림은 프랑스 로코코 풍 대표 화가 장 바티스트 그뢰즈의 작품 중에서도 주로 거론되는 “실 감는 소녀”라는 작품입니다. 노동을 감내하는 순간을 아름답다 못해 숭고한 이미지로 포착했는데요. 노동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프랑스 서민들의 모습을 아름답고 고급스럽게 표현하여 고단함과 애환보다는 감상적이고 행복한 느낌을 줍니다. 장 바티스트 그뢰즈는 특히 의상이나 실크, 레이스와 같은 아주 세밀한 질감을 훌륭하게 표현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생활화가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루이 15세 시기에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장식미술 사조인 로코코 풍은 아름답고 화려한 느낌의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로코코 풍 그림 속에는 귀족들이 등장하는데요. 하지만 장 바티스트 그뢰즈는 프랑스 서민들의 생활을 표현하는 것에 주력을 두어 기존의 로코코 풍 화가들과는 독자적인 성향을 나타냅니다. 서민들의 삶을 아름답고 음유 적으로 표현하여 예술사적인 면에서 그 의미가 무척 크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초상화 속에 자연스러움을 담아내다 – 오귀스트 르누아르


위의 그림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프랑스 화가 르누아르의 작품 중 <뱃놀이에서의 점심>입니다. 우리에게 르누아르 작품은 대체로 풍경화가 익숙하지만 사실 초상화를 많이 그렸던 화가입니다. 여느 인상주의 화가들처럼 르누아르 역시  주로 야외에서 작품활동을 했고 초상화를 그릴 때도 동료나 가족 등 가까운 사람을 모델로 삼아 초상화를 그리곤 했습니다. 르누아르의 작품 속에는 상류층의 풍류 등이 자주 등장하지만 실제 그의 삶은 가난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풍류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하지만 초상화만큼은 자신에게 가장 가깝고 익숙한 모델을 택하여 자신의 삶의 일부분을 진정성있게 그려냈습니다.



르누아르는 초상화를 그릴 때 주로 자신의 가족, 특히 첫째 아들 클로드를 모델로 삼곤 했습니다. 연출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이의 천진난만함을 그의 그림 속에 표현한 것입니다. 아이를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구도는 자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시야가 고스란히 화폭에 담겨있어 르누아르의 마음을 그림 속에서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초상화를 접할 기회가 드문 것 같습니다. 과거처럼 특별한 목적을 가지지 않을 뿐 아니라, 실제 접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초상화가 현대까지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이유는, 사실을 전달하는 기술 때문이 아니라 사실을 전하는 작가의 시야와 감성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화가만의 개성과 창조성, 그리고 감성이 초상화 속에 녹아들어 있기에 우리에게 더 진실보다 더 큰 진심을 느끼게 하는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