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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관광명소/프랑스 공원] 파리지앵의 휴식처, 작은 베르사유 - Chateaux de Sceaux


파리에서 약 10km 정도 근교에 있는 쏘(Sceaux)라는 곳은 지역공원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오래전부터 부촌이 형성되어 깨끗하고 조용한 분위기로 인해 파리지앵에게도 살고 싶은 지역으로 손꼽힙니다. 특히 주말에는 이 지역에 있는 쏘 공원, 일명 ‘작은 베르사유’라고 불리는 정원으로 나들이 온 파리지앵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80ha에 이르는 드넓은 정원을 갖추고 있는 쏘 공원은 풍경은 감상하는 이들로 하여금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을 떠올리기에 충분합니다. 그리고 이 공원에 ‘작은 베르사유’란 별명이 붙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숨겨져 있습니다.

욕망을 형상화한 아름다움의 극치


지금은 일드 프랑스, 즉 국가 소유로 지정된 이곳의 옛 주인은 17세기 루이 14세의 왕정 시절 재정 총감이자, 중상주의 정책을 추진해 경제를 크게 부흥시킨 장 바티스트 콜베르(Jean-Baptiste Colbert, 1619~1683)입니다.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으며 많은 부를 가지고 있었던 그는 이곳 쏘 지역을 자신만의 거주 공간을 만들고자 했고 당시 유명 건축가이자 베르사유 정원을 설계했던 앙드레 르 노트흐(André Le Nôtre, 1613~1700)에게 그 임무를 맡기게 됩니다.



콜베르는 베르사유가 가진 전통 프랑스식 공원의 특징을 그대로 담은 자신만의 저택과 정원을 소유하길 원했고 그의 요구에 따라 건축가 앙드레 르 노트흐는 베르사유만큼, 아니면 그보다 더 수학적이고 기하학적인 정원을 만들었고, 그곳이 바로 지금의 쏘공원인 것입니다.


정교하게 빚어진 풍경 속 여유로움


나지막한 경사를 따라 좌우 대칭으로 활짝 펼쳐진 정원과 작지만 궁전 못지않은 화려한 모습의 저택이 자리하고 있고, 중앙 정원에서 한 걸음 옆으로 나아가면 파리 센강의 물줄기를 이어온 운하와 울창한 수풀로 형성된 산책로가 있어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합니다. 정원에는 각을 맞추어 가지치기된 나무들이 정확한 간격으로 심어져 있고 기하학적 무늬의 낮은 수풀들과 그 속에 배치된 분수대는 누가 보아도 체계적인 계획하에 지어져 관리되고 있음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일드 프랑스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저택은 규모는 작지만 화려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17, 18세기 화가들의 작업을 주로 전시하는 이곳은 예전의 저택의 모습을 간직한 채 미술품이 한데 자리하고 있어 흡사 17세기 사람들이 아직 사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또한, 중앙 궁전 옆 작은 건물에서는 1704 - Le Salon, les Arts et le Roi(살롱, 예술과 왕)이란 기획전시가 사람들을 이끌고 있어서 루이 14세가 죽기 전 가장 활발했던 로열 아카데미 소속 예술가들의 그림과 조각 작품들이 전시된 이곳에는 말을 탄 루이 14세의 정교한 동상과 당시에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던 왕실 소속 작가들이 온화한 빛깔로 표현한 회화 작품들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한 치에 흐트러짐도 볼 수 없이 잘 구성된, 광활한 정원을 걷다 보면 마치 모든 것을 소유했지만 신의 선택을 받지 못해 왕이 될 수 없었던 자신만의 욕망을 집약해놓은 공간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어디에 있었든 욕망은 시간이 지나 세월 속에 아름다움만 남긴 채 이제 시민들에 즐거운 휴식 공간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진정한 파리지앵의 여유로움은 ‘산책’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파리의 화려한 거리 산책에 지쳤다면 쏘공원으로의 산책은 또 다른 파리지앵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파리통신원-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