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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축제/파리 축제 문화] 축제 그 이상의 의미- Marche des Fiertés (당당한 행진)


6월의 끝자락 토요일. 비 한 점 내리지 않는 햇볕이 쨍쨍한 날씨지만 파리 곳곳에 무지개가 떴습니다. 일 년에 한 번 거리에서 만나는 무지개, 바로 이날은 Marche des Fiertés (당당한 행진)이 열리는 날입니다.

이유 있는 행진


무지개가 상징인 성적소수자 페스티벌- Marche des Fiertés (당당한 행진)은 매년 여름을 맞이하는 시기에 열립니다. 이 페스티벌은 파리뿐 아니라 뉴욕, 샌프란시스코, 상파울루, 시드니, 런던 등지에서 열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나의 축제로 알려졌는데요. 음악축제, 백야축제 nuit blanche와 함께 파리에서 손꼽히는 큰 축제 중 하나인 Marche des Fiertés는 2001년부터 시작되어 올해 13회를 맞이했고, 이날은 특별히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를 부각시키며 더욱 크고 성대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작년 봄. 프랑스를 가장 들썩이게 한 사회적 이슈는 동성 간의 결혼 합법화 의안이었습니다. 찬성과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 간의 오랜 대립 끝에 프랑스는 올해 4월 23일 동성애 결혼 합법화 의안을 통과시키고 세계에서 14번째로 동성 간의 결혼을 인정하는 국가가 되었는데요. 의안이 통과되고 첫 번째로 맞는 페스티벌로서 그 의미와 규모가 남달랐습니다.


파리를 주목시키는 목소리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원이 행진에 참여하지만, 이들 모두가 성 소수자는 아닙니다. 처음 시작은 성 소수자의 인권 향상을 목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소수자들을 위한 퍼레이드로 의미가 확장됨과 동시에 ‘사랑’이란 관념에 대해 ‘의미’를 새겨보는 자리로 발전해왔습니다. 


또한, 이 행진은 많은 사회단체가 연대해서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에이즈 방지 단체, 장애인 단체 등 수 많은 성격의 시민단체들이 플래카드를 앞세워 구호를 외치며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는 모습은 이 퍼레이드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합니다. 이렇게 발전된 현재의 페러이드는 하나의 ‘축제’로 자리매김하여 파리지앵들과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 되었습니다.



몽빠르나스 광장 앞에서 시작된 퍼레이드는 파리 중심을 가로질러 프랑스혁명을 이끌었던 ‘바스티유 감옥’이 있는 바스티유 광장을 끝으로 2시간 반의 긴 행진을 마무리했는데요. 이제 더 이상 그곳에는 ‘감옥’은 없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여전히 해방의 공간이라는 상징적 의미로 현재까지 기억되는 듯합니다.



행진이 끝난 뒤 바스티유 광장은 커다란 축제의 장으로 변화합니다. 밤 12시까지 진행되는 야외 클럽 공연은 광활한 광장을 한순간에 파티장으로 만듭니다.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순간을 만들고자 하는 이 퍼레이드는 ‘다르지 않다’는 단순하지만 지켜지기 어려운 명제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거리가 무지갯빛으로 물드는 지금. 파리는 모두가 ‘사랑’에 빠져있습니다.

파리통신원-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