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패션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패션 그 이상입니다. 프랑스 10대 재벌 중 1위에 오른 LVMH그룹을 시작으로 절반이 패션관련 산업이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실에 비견해 알 수 있듯 경제적으로 프랑스를 이끄는 힘 자체가 패션입니다.

패션, 그 이상의 가치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는 패션이 프랑스 내에서 사치품으로 인식되기 보다는 사치가 아닌 명품으로 인정받게 된 대에는 그것을 문화적인 힘으로 바꾸어 나간 그들의 지속적인 노력에 있습니다. 여러 노력중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전시회입니다. 작년 파리에서 가장 유명했던 전시회는 저명한 미술작가의 전시가 아닌 입생로랑의 전시회였습니다. 2008년 그가 세상을 떠나간 뒤 그가 수집한 미술품전시와 경매, 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패션쇼 등 2년에 걸쳐 그에 대한 추모가 이어졌습니다. 이 것은 그가 프랑스 안에서 단순히 비싼 옷과 가방을 만든 디자이너가 아닌 시대를 대표하는 옷과 가방이란 예술 작품을 만든 예술가로서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입생로랑 전시회]

상업과 예술의 경계

프랑스는 적극적으로 패션을 역사화 시킵니다. 패션작품을 예술작품과 동일하게 전시함으로써 유물이 지닌 고귀함과 지속성을 동일하게 패션작품에 부여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파리에서는 꾸준히 패션에 관한 전시가 열립니다. 지금은 파리 아르데코 전시관에서 Hussein Chalayan 전시가 한창인데요. 그의 건축적인 옷과 디스플레이, 그리고 디자인의 경계를 뛰어넘는 설치작품과 비디오 예술 작품 등이 방대한 전시공간을 빈틈없이 꽉 채우고 있습니다. 일년에 두 번, 날씨가 온화한 봄과 가을 즈음에는 일년 내내 거장의 미술품을 전시하는 그헝빨레 (grand palais)는 패션작품을 위해 공간을 내어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패션을 예술로 인정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grand palais, 사넬 패션쇼]

디자인과 순수미술, 상업성과 순수성의 경계를 논하는 것은 의미 없는 논쟁입니다.
가치를 인정하는 것. 예술의 범주를 넓혀 포용하는 것. 이런 개방적인 시각이 프랑스에서 명품을 사치품으로 치부되지 않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의 흔적을 사랑하고 가치를 예술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명품은 제 가치를 드러낼 것입니다

파리통신원 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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