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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램지/피에르 가니에르/프랑스 셰프] 세계적인 맛을 창조하다! 고든램지VS피에르 가니에르


최근 몇 년 사이 식문화는 생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뛰어넘어 삶을 보다 더 풍요롭게 하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요리에 대한 가치 평가가 그만큼 높아지게 된 것인데요. 이와 함께 대두되는 것은 역시 세계적인 셰프와 이들이 만들어내는 가치 있는 접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에 루이까또즈가 소개해드릴 두 명의 스타 셰프 역시 요리를 보다 더 가치 있게 만드는 남다른 철학과 신념을 가지기로 유명합니다.

깐깐한 요리 철학, 고든 램지


많은 사람이 스코틀랜드 출신의 셰프 고든 램지를 이야기할 때 TV 요리 서바이벌에서 보여지는 무섭고 과격한 독설을 먼저 언급하곤 합니다. 가끔은 가혹할 정도로 아마추어들에게 충고를 서슴지 않는데요. 이러한 차갑고 냉정한 고든 램지의 모습은 맛에 있어서의 엄격하고 철저한 신념과 철학에서 빚어집니다.


두 개의 미슐랭을 획득하기 까지 걸린 시간은 단 3년. 런던 최고의 레스토랑을 소유하며 영국을 대표하는 셰프로 우뚝 서는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31세라는 젊은 나이에 고든 램지는 자신의 이름을 건 레스토랑을 세웠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간에 권위 있는 셰프로 자리잡게 됩니다. 대표적인 요리나 맛이 떠오르지 않는 영국이란 나라에서 미슐랭 4스타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되는 영국 요리사이기도 하죠.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우리에게 먼저 알려졌지만 세계 곳곳에 그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이 고든 램지의 깐깐하고 엄격한 맛의 철학과 경영 신념에 맞춰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깊은 주름으로 사나운 인상을 풍기는 고든 램지에게는 그 어떤 요리사들보다도 강인한 열정이 보입니다. 요리의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는 것은 물론, 거칠고 투박하고 재빠르며, 요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겸비된 요리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을 가진 셰프라는 것은 그의 요리를 맛본 사람 누구든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 되었는데요. 축구 선수가 꿈이었던 영국 스코틀랜드의 소년이 지금의 자리에 앉기 까지 그 어떤 혹독한 훈련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평가합니다. 한끼에 300달러가 넘는 것은 물론 디너 예약은 무려 두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그의 레스토랑이 세계 어디서나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분자요리의 선구자, 피에르 가니에르


'요리계의 피카소’ ‘식탁의 시인’. 이 모두는 프랑스의 대표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를 소개하는 수식어 입니다. 우리에게는 이름이 익숙하지만은 않지만 서울 유명 호텔에는 이미 그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이 자리 잡혀 있어 프랑스 요리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는 프랑스 요리는 어쩌면 프랑스 요리의 섬세함을 가장 모범적이고 정석으로 보여주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프랑스 요리 특유의 섬세한 맛은 재료의 특성을 살려내는 조리방식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핵심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요리 방식 중의 하나로 분자요리를 꼽을 수 있을 텐데요. 하나의 접시를 완성하기 까지 음식을 분자 단위로 나누어 철저하게 그리고 보다 더 과학적으로 분석해 새롭게 변형 혹은 재탄생 시키는 것이 이 분자요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곧 피에르 가니에르의 요리 특징이자 분자요리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요. 가니에르가 이렇게 음식을 과학적이고 세밀하게 연구하게 된 것에는 요리에 대한 남다른 애착에 있습니다.


그 역시 고든 램지 못지 않은 확고한 신념과 요리 철학을 가지고 있지만 한가지 다른 점을 이야기하자면 가니에르의 요리 세계는 휴머니티가 넘친다는 점인데요. 요리 원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을 빠르게 인정하고 모든 감각을 열어놓고 다양한 음식과 식 재료를 직접 먹어보고 거쳐가며 요리의 조화를 스스로 터득하며 맛이라는 세계가 가지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피에르 가니에르는 맛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자신의 정서에 맞게 풀어내곤 합니다.

피에르 가니에르가 피카소나 시인이라는 이름으로 비유되는 데에는 자신에게 내재된 가능성과 수많은 감각들에 주목하며 그것을 창의적이고 무한한 가능성으로 표현해 내는 것에 있는데요. 피에르 가니에르 요리 세계의 근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재료들이 가진 맛의 무한한 가능성과 그 안에서 이뤄지는 균형과 조화는 오늘날 그의 요리를 보다 더 예술적으로 돋보이게 합니다.


고든 램지가 가진 철두철미한 요리 철학과 휴머니즘적이면서도 예술적인 가니에르의 식탁이 음식을 뛰어 넘는 의미를 손님들에게 전달하는 것처럼, 음식은 잠시 배를 채워주는 요기거리가 아닌 삶을 풍요롭게 하고 큰 만족감을 줍니다. 우리에게 있어 중요한 삶의 일부이면서도 소홀해질 수 도 있는 음식을 가치 있고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그들의 요리실력뿐만 아니라 요리를 대하는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