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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디자이너/프랑스 전시회]프랑스 디자인의 현재 – 전시 Ronan & Erwan Bouroullec – Momentané


‘장식적이고 화려하다.’ 흔히 프랑스 디자인이 가지는 이미지에 대한 사람들의 대답입니다. 물론 그것은 틀린 말은 아닙니다. 오랜 세월 동안 프랑스는 그 어떤 것보다 화려하고 귀족적인 장식에 심취해 있었고, 지금도 15세기에 지어진 노트르담 성당과 같은 거대한 석조 건물에 둘러싸인 파리의 광경은 여전히 사람들의 환호성을 이끌어 냅니다.

이러한 바탕을 두고 산업혁명 이후 생겨난 프랑스의 디자인은 현대 디자인의 주축인 ‘단순함과 실용성, 그리고 명료함’ 속에 그들 만의 ‘장식적’ 요소를 가지고 꾸준히 발전했습니다. 유머러스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세계를 사로잡은 ‘필립 스탁’이 지나간 자리에 새로운 별로 반짝이고 있는 젊은 디자이너, Ronan & Erwan Bouroullec. 그들의 디자인 세계에 빠져들 수 있는 전시 Momentané (순간적인)를 통해 그 발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구에 대한 형제의 남다른 철학



Ronan & Erwan Bouroullec.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두 명의 디자이너는 형제 사이입니다. 파리 아르데코 미술학교를 졸업한 형이 먼저 디자이너로서 시작을 하였고, 동생이 세르지퐁투아즈 미술학교를 졸업 후 형과 함께 1999년부터 디자이너 그룹을 만들어 지금까지 활발히 활동 중 입니다. 1971년과 1976년생인 그들은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서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언제나 가구가 공간을 마무리 짓는 것을 도와주는 느낌을 받는다는 Bouroullec 형제의 생각은 현실이 되어 파리 1000제곱미터에 달하는 아르데코 미술관을 꽉 채웠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들이 디자인한 가구와 전등은 물론, 다양한 디자인 제품과 제품의 시작이 되었던 약 300점의 아이디어 스케치, 그리고 작업의 진행 사항을 볼 수 있는 사진과 영상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어 15년의 디자인 발자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마련되었습니다.

전시를 몸으로 느끼다



‘Momentane (순간적인)’ 이 전시 제목처럼 Bouroullec 형제의 디자인 중심에는 자연을 형상화한 모듈화와 유동성이 기초가 되었습니다. 하나의 단위로 만들어진 그들의 디자인은 서로 엮이고 겹쳐지고 쌓이면서 기호와 공간에 맞게 크기와 모양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전시장 중심 홀에 설치된 스티로폼으로 만든 구름과 자연의 수풀을 닮은 플라스틱 해초 등, Bouroullec 형제가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공간 가림막 작품들이 전시장을 순간적으로 하나의 거대한 숲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관람객들은 그들의 디자인으로 탄생된 구름과 빛, 수풀 사이에서 편안히 산책하고, 눈으로만 보는 관람이 아닌 앉거나 누워서 그들의 디자인을 몸으로 느끼는 체험적 관람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프랑스의 지나간 역사의 흔적에 열광하는 듯 보이지만, 현재라는 시간 속 지금의 디자인 역시 계속 발전하고 사랑받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오랜 장식의 역사를 거름삼아 화려하게 꽃 피우고 있는 프랑스 디자인은 Bouroullec 형제를 바탕으로 또 한번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기능을 넘어서 아름다움의 결정체인 자연과 합일하고자 하는 그들의 디자인은 프랑스를 넘어 세계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파리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