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를 다녀가 본 사람들이면 누구나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선율에 몸을 귀와 몸을 맡겨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넓은 광장, 외진 골목길, 또는 복잡한 지하철 통로 한구석에서 자리를 지키고 자신만의 연주와 공연을 하는 거리의 예술가를 만나는 일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그들의 공연은 이제 파리의 무형 명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신개선문에 퍼지는 예술 향연


거리 예술 공연이 언제 어디서 열리는 지가 미지수인 까닭에 짧은 여행기간 동안 그들을 보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관광객이나 바쁜 삶 때문에 거리에서 여유를 두고 공연을 지켜볼 수 없는 파리지앵 들의 아쉬움도 존재합니다. 파리의 예술가들은 이러한 아쉬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데요. 가을이 다가오는 지금, 거리 공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행사 ‘라데팡스 서커스 투어 (La Défense Tours Circus 2013)’가 열린 하늘 아래 열린 공연으로 사람들을 맞이했습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풋풋한 역사를 가진 이 행사는 라데팡스의 중심, 신개선문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파리의 서북쪽, 파리의 신도시로 지어진 라데팡스에는 신개선문이라 불리는 Grand Arche가 우뚝 서 있습니다. 이곳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Grand Arche의 아래에는 거대한 광장이 자리하고 있는데 모든 교통수단과 도로가 지하로만 연결되기 때문에 이 광장은 소음과 매연에서 벗어서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시원한 느낌을 주는 공간입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이곳은 종종 시민들을 위한 행사나 공연장으로 사용되는데요. La Défense Tours Circus 2013도 예년과 다름없이 이곳에서 시민들을 관객으로 맞이했습니다. 사흘 동안 낮과 밤을 구분하지 않고 이어지는 이번 행사를 통해 관객들은 무려 22개의 팀의 44개의 공연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서커스, 연극, 뮤지컬, 음악, 댄스 등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공연으로 짜여진 프로그램은 성별, 나이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거리가 주는 독특한 즐거움


파리의 거리 예술가들의 실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만큼 공연 하나하나는 어느 유명한 공연장의 공연 못지않게 탄탄한 구성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거리예술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광장의 커다란 공연장을 설치하는 것은 제외되고 간단한 가림막으로 공간을 나눈 여러 개의 작은 공연장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러한 공간들은 넓은 광장 이곳저곳 자유롭게 위치해 시민들은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공연을 자유롭게 찾아다니며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공연은 열린 하늘을 천막 삼고 가을의 햇살을 조명 삼아 열리는 공연의 취지에 맞게 모두 무료로 진행됩니다.

우리의 삶에 음악이 깔리면 그것은 영화가 된다고들 합니다. 거리의 음악이 나의 삶에 배경이 되는 순간들이 많아지는 까닭에 파리의 아름다움은 배가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삶의 순간순간에 만나는 거리예술. 그 즐거움에 흠뻑 젖어볼 수 있는 La Défense Tours Circus 2013 행사의 내년, 내후년이 기대되는 이유는 이러한 우리의 삶의 아름다움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 파리통신원 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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