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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음식/리옹 음식/쇼콜라] 미식의 나라 프랑스의 다양한 음식 스토리 – 리옹 편


우리는 음식에 대한 평가를 맛있다, 혹은 맛없다는 단순한 문장으로 일축시켜 표현하곤 하지만 맛에는 다양한 스토리와 수많은 시간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음식을 하나의 문화로 여길 수 있는 점 역시 바로 이 때문일 텐데요. 한 나라의, 또한 특정한 지역의 대표적인 맛은 그곳의 스토리와 시간 그리고 삶이 묻어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더욱 특별한 느낌을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 여러 지역의 숨겨진 대표 맛을 찾아보는 두 번째 시간, 이번에는 프랑스 미식의 수도 '리옹'입니다.

리옹의 맛을 보여주는 곳, 부숑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외식 메뉴 중 하나로 곱창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전골부터 구이까지 서민들의 외식 메뉴로 늘 사랑 받아왔습니다. 다양한 레시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곱창요리는 프랑스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곱창을 즐겨 먹는 것만큼이나 프랑스 리옹 사람들 역시, 곱창을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리옹의 음식의 특징은 이러한 곱창 등의 돼지고기나 소고기의 부속부위를 이용한 음식이 많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프랑스 리옹의 음식문화를 주도하는 부숑(리옹의 전통 가정식 레스토랑)에서는 전체 메뉴의 70% 이상이 곱창을 포함한 돼지고기 부속물을 활용하고 있어 그 역사가 무척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리옹의 오랜 역사와 풍습을 따라 축적된 전통적인 맛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숑은 일반적인 프렌치 레스토랑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줍니다. 리옹은 오랫동안 무역과 상업이 발달하면서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을 연결하는 거점도시로 성장하곤 했는데요. 서민들이 이 지역에 많이 분포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축의 살코기를 마음껏 먹을 수 없었던 서민들을 위한 부속고기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16세기까지만 해도 이탈리아의 상인들과 은행가들이 많이 살았던 리옹은 이탈리아의 요리비법을 많이 닮아있는데요. 이러한 부속 부위를 다양한 식료품과 손맛을 통해 그 특별한 맛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초콜릿의 중심지, 리옹


지금이야 누구나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디저트로 자리잡았지만, 초콜릿은 17세기 프랑스 귀족과 부자들만의 특별한 음료로 각광을 받았던 음식이었습니다. 쇼콜라의 원재료가 되는 카카오 열매가 오랫동안 신성하고 귀한 열매이자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한때 커피보다도 비싸게 팔리기도 했는데요. 19세기에 접어들면서 공장화되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짐과 동시에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보편적인 디저트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리옹에서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카카오 열매를 직접 사용하여 귀한 쇼콜라를 만들고 접할 수 있어 더욱 특별한 느낌을 더하고 있습니다.



리옹에서의 쇼콜라는 더욱 의미있는 음식입니다. 한때 쇼콜라 제작의 모든 전통적인 과정을 쇼콜라 장인들이 직접 손수 진행했다고 하지만 오늘날 전통적인 방법으로 카카오 열매를 직접 사용하여 쇼콜라를 제작하는 지역은 프랑스 리옹이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초콜릿을 전문적으로 제조하여 판매하는 장인들의 공방인 쇼콜라트리 역시 접할 수 있는데요. 장인들만의 독창적인 레시피를 이용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완성되는 초콜릿은 마치 하나의 작품을 만나는 듯한 가치를 더해줍니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조금 특별하고 독창적인 그리고 전통적인 초콜릿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리옹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일 것입니다.


<적과 흑>의 저자 스탕달은 리옹 요리에 대해 “런던에는 22가지 종류의 감자가 있지만, 리옹에는 감자를 이용한 22가지의 레시피가 있다.”는 명언을 남겼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다양한 조리법과 풍부한 맛, 조금 투박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프랑스의 진정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도시임은 분명한 듯 합니다. 프랑스 제 2의 도시이자 미식의 상징, 다른 곳에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리옹의 맛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