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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까또즈/파리 공연/조명퍼포먼스]원색의 영상으로 물든 파리의 밤 – 빛의 공연 ‘Métamorphose’


가을의 시작, 더위가 물러나고 추위가 다가오기 전 거리의 바깥 공기를 마음껏 쐬기 좋은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파리에도 그 기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여름이 지나간 자리에 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수많은 행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낮의 북적함이 지나간 한적한 밤의 거리에 이 시간도 놓치기엔 아깝다는 듯, 밤을 위한 특별한 프로젝션이 펼쳐졌습니다. 파리 13구 중심에 위치한 대형쇼핑몰 외벽에 쏟아지는 빛의 향연. 그 특별한 공연 ‘Métamorphose’가 파리의 밤을 밝혔습니다.

무채색의 파리를 빛으로 물들이다

파리의 동남쪽에 위치한 13구의 중심 ‘Place d’Italie’에는 넓은 광장을 중심으로 대형쇼핑몰과 13구 구청이 마주 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형쇼핑몰이 파리 외곽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파리 시내에 있는 ITALIE2 쇼핑몰은 간편하게 쇼핑을 즐기길 원하는 파리지앵들로 항상 북적이는 곳인데요. 유리로 된 깔끔한 현대 건물의 외벽이 광장을 둘러싼 오래된 건축물과 이색적인 조화를 이루는 이곳은 단 하루, 30분의 짧은 시간 동안 입체 영상으로 둘러싸인 환상적인 빛의 무대로 탈바꿈하였습니다.

‘Métamorphose(변신)’란 주제로 펼쳐진 공연은 미디어파사드라는 영상기술을 이용해 하나의 쇼를 구현해냈습니다. 3D 스캔을 이용하여 평범한 건물의 벽, 창문, 굴곡 하나하나의 정보를 입력한 뒤 그 데이터에 맞는 영상을 빔프로젝터를 이용하여 직접 외벽에 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최신 미디어파사드 기술은 프로젝션을 보러 온 모든 이들에게 환호성을 터트릴만한 환상적인 공연을 연출해냈습니다.



‘남과 여, 그들의 사랑’이라는 평범한 이야기, 그 속에 담겨있는 수많은 감정의 물결은 영상으로 탈바꿈되어 밤거리를 밝히고 사람들의 감성을 어루만집니다. 강렬하고도 다채로운 원색의 색감은 ‘변신’이라는 주제에 맞게 쉴 새 없이 바뀌며 새로운 영상을 쏟아내었는데요. 대리석 건물로 둘러싸여 우울하게 느껴질 수 있는 파리의 거리에 풍부한 색감의 원색 영상은 톡 쏘는 탄산음료 같은 새로운 자극을 주었습니다.


파리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빛의 축제


이 프로젝션의 총괄 아티스트인 Marie-Jeanne Gauthé는 2009년과 2011년 리옹 빛의 축제에 참가한 경력을 가진 유명한 빛 예술가입니다. 그녀가 참가한 빛 축제는 매년 12월 8일 프랑스 제 2의 도시 리옹에서 열리는데요. 이 축제는 1852년부터 이어진 오랜 역사를 지닌 축제로서,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에서 손꼽히는 축제로 매년 4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이 축제를 보기 위해 해당기간 동안 리옹을 찾습니다.


오래전 촛불을 밝히는 것으로 시작된 이 축제는 현대에 와서 미디어파사드를 이용한 축제로 발전되었습니다. 도시 전체가 미디어파사드의 무대가 된다 해도 과장이 아닐 만큼 규모가 큰 축제인 만큼 파리지앵들도 한 번쯤 꼭 가고 싶어하는 축제인데요. 그런 만큼 이번 파리의 프로젝션은 파리지앵들에게는 빛의 축제 일부분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자연 속 유일무이한 존재로서 동경과 또한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빛은 이제 사람의 손을 거쳐 다양한 모습으로 또는, 경이로운 아름다움으로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요. 공연 ‘Métamorphose’는 현대의 최신기술이 만들어 낸 영상이지만 사람들 마음속에 아날로그적 동심을 일깨우며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마법을 파리의 밤거리에 흩뿌리고 있습니다.

- 파리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