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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수프/파리 대표음식/프랑스 음식문화] 미식의 나라 프랑스의 다양한 음식 스토리 – 파리 편

프랑스 혁명 이후 수많은 귀족들이 처형을 당하면서 그들을 위해 요리하던 일류 주방장들은 거리로 내몰리게 됩니다. 자신들의 삶과 생계를 위해 일류 주방장들은 거리 위에 레스토랑과 카페들을 열어 생업을 이어가기 시작하는데요. 일품의 맛으로 소문난 그들의 음식 솜씨는 이후 프랑스 파리의 음식문화와 레스토랑 문화의 터전이 되었고, 그 맛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고유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문화와 예술의 중심이자 파리지엔의 까다로운 입맛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도시, 파리에는 어떤 음식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까요?


프랑스의 소울 푸드, 양파 수프



프랑스 파리의 레알(Les Halles) 거대 시장은 다양한 시대를 거쳐 번성하며 그 규모를 넓혀갔고, 경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만큼 성장하여 오늘날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농수산물 시장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이 거대 시장에서는 파장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재고로 쌓인 음식들을 먹기 위한 거지들과 부랑자들이 늘 모여들곤 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시장이라는 곳은 서민들에게 삶의 터전으로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치열한 하루를 마친 짐꾼들과 상인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소울 푸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프랑스의 대표 요리로도 불리는 양파 수프입니다.


얇게 썬 양파를 버터에 볶아 소고기를 우린 국물과 함께 끓이고 마지막에 구운 바게트를 한 덩이를 얹기만하면 완성되는 간단한 이 요리는 마치 우리나라 시골 장터에서 만날 수 있었던 국밥과도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키는데요. 따뜻한 양파수프를 후루룩 마시며 하루의 고단함을 녹여내는 프랑스 서민의 애환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맥주를 전문적으로 팔던 파리의 비스트로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었던 양파수프는 현재 쉽게 접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파리의 서민들에게는 마음과 몸을 달래주는 힐링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디저트 크레이프 이야기



평평한 팬 위에 밀가루와 버터, 계란, 우유를 섞은 반죽을 종잇장처럼 얇게 펼쳐 촉촉하게 구워낸 후, 달콤한 과일이나 시럽에 함께 곁들여 먹는 크레이프.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이 음식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간식입니다. 파리 시내 곳곳에서 크레이프를 구워 파는 노점상을 종종 만나볼 수 있는데요. 과일뿐 아니라 식사 대용으로 햄이나 버터 등을 속에 채워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 크레이프에도 프랑스의 전통과 풍습이 녹아 있습니다.


프랑스는 전체 인구의 69%가 가톨릭 신자로 분류되는 유럽의 대표적인 가톨릭 국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의 많은 명절은 가톨릭 성일과 맞물려 있는데요. 예수의 수난을 기념하는 절기인 사순절에는 특히 모든 종교 지도자들이 금식하게 됩니다. 금식하기 전 마지막 만찬을 먹을 수 있는 날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마흐디 그라', 기름진 화요일이라는 뜻인데요. 40일 동안 어떤 음식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금식 전 마지막 식사만은 그동안의 열량을 보강해줄 기름진 음식을 먹었던 것입니다. 그때로부터 전해진 프랑스식 팬케이크 크레이프가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되었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또한 전 세계인이 좋아하는 디저트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파리 음식문화의 밑바탕



프랑스 파리에 가면 수많은 레스토랑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예술가들과 다양한 명사들이 다녀가 유명해진 곳을 비롯해, 오랜 역사와 맛을 자랑하는 식당은 파리의 유수 관광지 못지않은 관광 코스로 손꼽히기도 하는데요. 앞서 거론했듯 프랑스 파리의 음식문화가 오늘날에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되는 토대를 마련한 것은 파리에 자리 잡혀있는 다양한 음식점들 때문입니다.


카페 못지않게 파리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바로 비스트로와 브라쓰리 두 군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각각이 가지는 공간의 특성과 성격은 비슷한 면이 있지만, 역사적인 배경을 살펴본다면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요. 비스트로는 러시아군이 파리로 진격한 당시 목을 축일 음료를 요구할 때 외쳤던 말에 어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비스트로는 보다 가벼운 격식과 함께 빠르고 편안한 느낌의 음식들을 대접합니다.

브라쓰리 역시 캐주얼하고 가벼운 분위기의 서민적인 레스토랑이라는 점과 프랑스의 일반적인 전통요리를 대접한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지만 브라쓰리의 원래 어원은 맥주 양조장이라는 의미였습니다. 다양한 술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비스트로와 조금 차이가 있는데요. 이처럼 다양한 성격과 전통의 차이로 인해서 파리의 레스토랑은 좀 더 풍성한 음식 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토대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세계 곳곳으로 뻗어있는 프랑스의 음식들. 먹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 한마디로 음식을 즐기기에 충분한데요. 우리나라에도 지역별로 음식의 차이가 있고 또 하나의 음식은 문화를 상징하듯 프랑스의 다양하고 이색적인 음식 속에는 그에 걸맞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고 그러한 문화를 오히려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을 가진 프랑스이기에 그들의 미식 문화가 더욱 돋보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