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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와인/첫 수확 와인/와인종류] 와인을 사랑하는 세계인들의 축제 보졸레 누보


코끝이 시릴 만큼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계절이 되면 생각나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죠. 따뜻한 국물 음식이나, 몸을 따뜻하게 해줄 다양한 용품들. 하지만 와인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맘때쯤 기다리는 것이 따로 있습니다. 바로 11월 중순에만 만날 수 있는 갓 생산된 첫 포도주인 보졸레 누보 입니다. 한때는 프랑스 보졸레 지역의 축제에 불과했지만, 오늘날에는 전 세계인이 기다리는 대대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Le Beaujolais Nouveau est arrive!



11월이 되면 프랑스 곳곳에 레스토랑에서는 보졸레 누보가 개시됐다는 푯말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보졸레 누보는 그 해에 처음 수확한 포도를 그대로 한 달간 숙성시킨 후 출시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와인이 최소 6개월의 숙성기간을 거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짧은 시간인데요. 오랜 시간을 숙성하지 않은 만큼 오랜 시간 보관하지 않고 빨리 마셔버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해 수확된 햇포도로 담갔기 때문에 풍부한 과일 향이 특징인 보졸레 누보는 발효기간이 짧은 덕에 타닌 성분과 페놀 성분이 적어서 신맛도 약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와인은 어떠한 풍미를 음미하며 천천히 마시기 보다는 빠르게 들이킨다는 것 역시 특징입니다.


이때가 아니면 마실 수 없는 그야말로 한정판인 와인의 왕 보졸레 누보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공수해 가기 위한 치열한 배송과 판매가 이뤄지는데요. 출시된 지 2~3주만 되면 동나기 때문에 프랑스 정부의 특별한 관리를 받습니다. 판매 개시일을 정부에서 직접 지정하고, 빠른 공수를 위해 항공기와 모터사이클은 물론, 제트기까지 가리지 않고 빠른 판매와 배송을 지시하고 있어서 그 특별함은 배가 됩니다.

보졸레라는 지방 이름과 새롭다는 뜻을 가진 누보(Nouveau)라는 단어가 결합된 보졸레 누보는 11월 와인 축제와 함께 그 절정을 이루는데요. 보졸레 지방에서는 우수한 관리 여건과 훌륭한 토양으로 맛좋은 포도가 생산되고 그 포도를 으깨지 않고 그대로 통속에 넣어 숙성시키다 보니 포도 특유의 풍미가 살아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으깬 포도에서 흘러나오는 즙으로 만드는 일반 와인과는 차이가 있는데요. 자체적으로 알코올을 생산해내는 포도알에서 자체적으로 발효가 이뤄지기 때문에 빛깔과 풍미가 부드럽습니다. 이렇게 제작된 보졸레 누보를 곧장 포도주 통에 부어 마시는 전통이 축제가 되었고 보졸레 지방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와인, 그중에서도 보졸레 누보



좋은 와인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은 역시 포도인데요. 와인을 잘 숙성시키는 과정 못지않게 고품질의 포도를 생산하는 것 역시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포도를 재배하는 기후와 토질이 중요하게 대두되면서 포도를 재배하기에 알맞고 적합한 지역이 와인으로 유명해지는 건 당연한 사실인데요. 특히 보졸레 누보처럼 단기간에 숙성하여 빠르게 마시는 햇 와인의 경우 포도의 질은 무척 중요한 역할을 차지합니다.


온난한 기후의 보졸레 지역은 프랑스에서 내로라할 만큼의 많은 포도 생산량을 보이는데요. 이 많은 포도를 활용하기 위해 보졸레 와인은 빠른 숙성과 생산 과정을 거쳐 햇포도주라는 메리트를 전면에 내세워 세계에 입소문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어찌 보면 기후의 영향이 보졸레 누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온난한 기후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당도는 높아지는 반면 산도는 떨어지는데요. 포도 자체가 가지고 있는 높은 당도가 알코올 성분을 짙게 하는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깊이 있는 향과 맛보다는 갓 담근 술을 발 빠르게 맛보면서 그 해의 포도 풍미를 즐길 수 있다는 점. 그것이 보졸레 누보가 가지는 최고의 매력 아닐까요?

11월 셋째 주,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햇 포도주를 나눠 마시는 보졸레 누보는 이제 프랑스 보졸레 지역만의 기쁨이 아닌 세계인이 기다리는 특별한 축제가 되었습니다. 와인 잔에 담아 벌컥벌컥 들이키며 포도의 풍미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독특한 즐거움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