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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시크의 다른 조각, 오드리 또뚜의 ‘아멜리에’

언젠가부터 국내에도 뉴요커의 화려함보다는 파리지엥의 시크함을 쫓는 추종자들이 늘어났습니다. 서점에서도 프렌치시크, 파리지엥에 관련된 책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내추럴한 긴 머리, 한 듯 안 한듯한 투명 메이크업, 살짝 마르고 긴 팔다리에 심플한 티셔츠에 진과 스니커즈, 그리고 무표정으로 마무리한 프렌치시크의 정석입니다. 대표주자로는 샬롯 갱스부르와 카를라 브루니가 있죠. 하지만 프랑스 여인에게 이런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색다른 매력의 프랑스 여성상, 아멜리에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었던 영화 ‘아멜리에’를 기억하시나요? 오드리 또뚜가 연기한 아멜리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프렌치시크와는 조금 색다른 면모를 보입니다. 땡글땡글한 눈, 상큼한 단발머리로 그 커다랗고 빛나는 눈을 깜빡이며 4차원적인 행동을 이어갑니다. 그녀의 유쾌한 행보는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하고, 결국에 사랑할 수 밖에 없게 하죠. 영화 속에서 아멜리에는 한 남자에 울고 웃고 사랑에 아파하며 다소 소심한 면모를 보이지만 이 모든 것이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영화 ‘아멜리에’의 목소리

영화 ‘아멜리에’는 엉뚱하고 기이한 한 소녀가 행복을 찾아가면서 진정한 사랑에 닿게 되는 스토리이지만, 사실 인간의 외로움에 대해 담고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언제나 어릴 적부터 집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혼자였던 주인공 아멜리에.
뼈가 약해 20년간 방 안에서만 생활하는 유리인간.
어수룩하고 착하지만 욕심과 악덕함으로 얼룩진 사장에게 늘 구박 받는 루시엥.

이들은 모두 외롭고 고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아멜리에’가 결코 음울하지 않은 것은그들의 어두운 이면이 유머코드로 활용되고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끈끈함으로 정의로운 결과를 일궈내기 때문입니다. 이는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이 유쾌하게 연출하려 애쓴 부분이기도 합니다.


영화 ‘아멜리에’의 오드리 또뚜

오드리또뚜는 1978년 프랑스 출생으로 1999년 영화 ‘비너스 보떼’로 데뷔했습니다. 그녀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이지만 프렌치시크의 정석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160 cm의 아담한 키에 귀엽고 생기발랄하면서도 묘한 눈빛을 지녔죠. 영화 ‘아멜리에’를 계기로 프렌치 시크의 정석으로 대변되는 마리옹꼬띠아르나 샬롯 갱스부르 같은 여배우들과는 차별화된 매력으로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여배우로 거듭났는데요. 이 후 아멜리에의 속편이기도 한 ‘히 러브스 미’에 출연하면서 입지를 굳혔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프렌치 시크의 정석과는 조금 다른 조각의 여인상으로써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다.

사실 주인공 ‘아멜리에’ 역할엔 원래 영화 브레이킹 더 웨이브로 유명한 영국 배우 에밀리 왓슨이 캐스팅되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아멜리에와 사랑에 빠진 우리에게 오드리또뚜가 아닌 다른 아멜리에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파리지앵의 ‘무심한 듯 시크함’과는 거리가 있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멜리에 어떠셨나요. 궁극에 아멜리에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자신이 자신 다울 때 비로소 빛이 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프렌치시크라는 말에 맞추려 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사랑스러움으로 우리에게 공감과 큰 지지를 얻은 아멜리에. 그녀는 사랑스러운 프랑스 여인의 한 면모로써 우리의 뇌리에 남아 빛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