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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관광지/독일 바덴바덴/루이까또즈] 유럽 공연문화의 중심,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 vs 독일 바덴바덴 축제극장

각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 공간은 그 도시의 시민들과 정부가 얼마만큼 예술에 대한 깊은 조예를 가지고 육성해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서양 예술의 뿌리가 되는 유럽의 두 국가 프랑스와 독일에도 대표적인 문화 공간이 있는데요. 형성된 배경과 목적은 달라도 고품질의 예술을 모두와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은 일맥상통합니다. 프랑스 파리 바스티유 광장에 위치한 바스티유 오페라극장과 독일 바덴바덴에 위치한 바덴바덴 축제극장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그리고 세계의 경제, 예술, 정치의 중심이 프랑스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미테랑 대통령의 *그랑 프로제 중 하나로 건축된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 1989년 세워진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은 낙후되고 오래된 오페라 가니에르 극장을 대체할 새로운 오페라 공연장으로 건축되었습니다. 기존의 오페라 가니에르는 낙후된 시설과 또 값이 비싸 오페라를 대중화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 하에  새롭게 건축된 이곳은 1980년대 미테랑 대통령이 오페라의 대중화를 위해 새롭게 추진한 결과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적이고 획기적인 건축양식으로  파리의 떠오르는 명소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그랑 프로제(Grand Projet) : 故 미테랑 대통령이 집권 당시 추진한 도시계획으로 문화 예술 건축물 프로젝트를 통하여 세계의 경제, 정치, 예술의 중심인 파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프로젝트.


약 5년간의 대대적인 공사를 통해 문을 연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은 기존의 가니에르 오페라 극장의 절반 가격으로 오페라를 관람할 수 있었고, 덕분에 귀족들만의 문화이자 전유물로 여겨지던 오페라는 대중들의 생활에 들어와 누구에게나 공연을 즐길 기회를 공평하게 분배하기에 이릅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유럽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객석, 게다가 화려한 외관까지 갖춰 바스티유 광장을 찾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관광지가 되었는데요. 특히 이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에서 처음으로 열린 공연의 총 감독 지휘자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맡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시민이 자신들의 힘으로 이뤄낸 민주정치를 위한 투쟁의 상징인 바스티유, 그리고 그곳에서의 특정 계층만을 위한 문화가 아닌 프랑스 시민 모두를 위해, 문화적 상징으로서 사회의 계급화를 해체시킨 대표적인 문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것은 시민들의 혁명과 미테랑 정부의 문화 보편성을 위한 움직임의 합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독일 바덴바덴 축제극장


한때 유럽을 대표하는 온천도시 독일의 바덴바덴. 심신에 활력과 휴식을 제공하는 온천욕으로 유명한 곳인 만큼 예술가들이 이곳을 찾아 새로운 안정을 되찾고 예술적 영감을 얻어 많은 작품을 탄생시킨 도시로도 유명한데요. 이곳에 세워진 바덴바덴 축제극장은 도시가 가지는 특유의 분위기만큼이나 독특하고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덴바덴 축제극장이 지어지게 된 계기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덴바덴 페스티벌이 창설되면서 부터입니다. 한때 온천 도시로서의 명성이 높던 바덴바덴은 유럽 등지에 새로운 온천도시들이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온천 대표 도시로서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었는데요. 그 무렵 시민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페스티벌과 공연 문화에 대한 관심이 모여졌고, 이러한 문화를 활성화 하기 위한 극장의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정부의 지원은 하나도 없이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극장을 세우기 위한 기금 마련에 동참했고 바덴바덴 시에서 역시 무상으로 극장 부지를 내놓았는데요. 정부와 시민들이 조화를 이룬 바덴바덴 축제극장은 앞서 소개한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에 뒤이은 유럽에서 두번째로 많은 객석을 보유한 극장으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문화적 관심과 후원, 그리고 시 당국이 함께 마음을 모아 건축된 바덴바덴 축제극장은 바덴바덴 축제의 중심이 되어 도시 문화가 다시 성장하고 옛 도시의 명성을 회복하는데 큰 기여를 하기에 이릅니다. 축제를 구성하고 시작한지 불과 10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유럽을 대표하는 축제도시이자, 극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정부 지원금은 1원도 받지 않고 오로지 시민들의 참여와 기부문화 그리고 독립적인 형태로서 지금의 명성을 이루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데요. 국가 관리가 아닌 시민들의 자발적인 관리로 이뤄짐에도 매년 흑자를 기록하며 문화에 있어서 참여와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모범적으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은 문화 대중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그리고 현재 오페라라는 문화를 시민 모두에게 향유할 수 있도록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또 바덴바덴 축제극장은 정부 지원없이 오직 시민들의 참여로 도시문화를 형성하게 됐다는 점에서 각각 의미가 있습니다. 유럽에서 1,2위를 다투는 대표적인 문화공간인 만큼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이 두 공간은 하나의 문화를 많은 시민들과, 그리고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이루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특별한 느낌을 자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