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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통신원/파리플리마켓]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장터 –알렉산더 3세 다리에서 펼쳐진 벼룩시장


파리의 주말에 오랫동안 빠지지 않는 행사가 있습니다. 파리의 아름다움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주말 벼룩시장이 그것인데요. 매주 그 장터를 여는 흔한 행사라고 여겨질 수 있으나 매번 다른 물건을 만나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벼룩시장은 주말 파리에 머무는 관광객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여행코스이기도 한대요. 자칫 관광명소로 비춰질 수 있으나 이렇게 오랫동안 벼룩시장이 유지되고 있는 데에는 옛 물건을 사랑하는 파리지앵의 애정이 그 바탕에 깔려있습니다. 햇살이 센강 변에 빛 물결을 만드는 이 봄. 파리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알렉산더 3세 다리 밑 강변에서 벼룩시장이 열렸습니다.


화려한 풍경 아래, 소박한 벼룩시장



알렉산더 3세 다리는 파리 센강 변을 따라 펼쳐진 많은 다리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시대를 잊게 하는 그 아름다움 때문에 이곳은 영화와 광고의 촬영지로 유명하기도 한데요. 그렇기에 알렉산더 다리를 배경 삼아 열린 이 번 골동품 벼룩시장은 그 풍경만으로도 시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안겨다 주기 충분하였습니다.


파리에서는 매주 10개 이상의 벼룩시장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생 뚜안 벼룩시장이나 방브 벼룩시장같이 매주 열리는 장소가 일정한 전문 벼룩시장도 있지만, 진정 파리지앵들이 사랑하는 벼룩시장은 이번 알렉산더 다리 밑에서 열린 벼룩시장처럼, 장소를 달리하며 파리 곳곳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물건을 만나볼 수 있는 벼룩시장부터 고서적, 우표 등 특색화된 벼룩시장, 그리고 전문상인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쓰지 않는 자신의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 벼룩시장까지 자신의 취향에 맞추어 벼룩시장 일정을 알리는 인터넷 사이트나 일간지를 확인하고 주말 아침 그곳을 찾는 파리지앵의 삶은 이미 익숙해 보입니다.

시간과 추억이 서린 시장



벼룩시장의 매력은 나만의 물건을 발견하는 데에 있습니다. 같은 물건이 수십 개 진열되어 있는 상점이 아닌 한 개씩만 진열되어 있는 많은 골동품들은 그것 자체로 큰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선 이 나간 도자기 접시마저도 그 흠은 하나의 ‘시간’의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의해 이곳에 진열되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손때 묻은 물건들은 새로운 곳에서 새 주인을 만나 그 의미를 새롭게 지니게 됩니다. 이번 벼룩시장도 전문 상인들과 일반 상인들이 골고루 섞여 있어 주머니가 가벼운 방문자에게도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시대를 넘나드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곳은 비단 유명한 관광지뿐만이 아닙니다.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시장’과 오랜 시간을 이어오는 ‘물건’이 만나는 벼룩시장이야말로 어쩌면 살아 숨 쉬는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진정한 장소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파리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