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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 프랑스/캐나다 퀘백/말레이시아 여행] 세계 속에서 만나는 작은 프랑스

세계 지도를 펼치고, 어딘가를 향할 여객기를 예약하고, 꼼꼼히 계획을 짠 뒤 짐을 꾸려서 떠나는 여행. 언제나 생각만으로 가슴 설레는 과정입니다. 특히 해외 여행 중에는 뜻밖에도 가까운 곳에서, 혹은 예기치 않았던 곳에서 색다른 풍경들을 마주하기도 하는데요. 1985년 프랑스 인들이 정착해 살기 시작한 서울 속 프랑스, 서래 마을처럼 한 나라 안에서도 프랑스의 이국적인 향취를 느껴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길을 걷다 문득 마주친 세계 속의 프랑스, 어디에 숨어있을까요?

말레이시아에 옮겨놓은 프랑스 콜마 마을


 


습한 날씨와 열대 우림의 풍경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레이시아에서도 프랑스를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높은 언덕’이라는 뜻을 지닌 말레이시아의 ‘부킷 팅기(Bukit Tinggi)’는 무려 해발 1000m 높이의 고지대에 위치한 리조트입니다. 작은 프랑스 마을을 높은 산이 품고 있는 풍경이 매우 낭만적인 곳인데요.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전 수상이 프랑스를 방문한 당시, 아름다운 프랑스 풍경에 반해 이 곳에 리조트를 짓기로 결심해 지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약 1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다 보면, 핑크색과 하늘색 등 옅은 파스텔 컬러로 칠해진 동화 같은 마을, 부킷 팅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부킷 팅기는 예술가들이 많이 살고 있는 프랑스의 콜마 마을을 마치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곳입니다. 마치 프랑스의 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커다란 성문을 지나면, 그야말로 그림처럼 아기자기한 풍경이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테라스가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은 프랑스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고, 중세 유럽의 궁전을 닮은 프랑스식 호텔은 특히 신혼 여행객들에게 인기입니다. 호수 안에서 백조와 흑조가 노니는 이국적인 풍경을 지나 조금만 더 가다 보면 재패니스 빌리지의 보태니컬 가든도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동양과 서양의 풍경이 어우러진 이색 적인 풍경, 생각만으로 설레는 여행지의 모습입니다.

프랑스보다 더 프랑스 같은 곳, 올드 퀘백(Old Quebec)


 


캐나다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모두 사용하는 나라입니다. 동부 캐나다로 갈수록 영어를 쓰는 사람은 거의 보기 힘들 정도로 동부의 퀘백 지역은 주민의 4분의 3이 프랑스계인 도시이기도 한데요. 퀘백은 프랑스 인들이 개척한 지역으로, 1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프랑스의 영향아래 놓여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 언어와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곳곳에서 프랑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 항구도시는 유엔의 세계유산문화 보존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하면서, 심지어 프랑스보다 더 프랑스 같은 곳으로 캐나다 사람들에게 조차 이국적인 곳으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퀘백은 북미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자 유일한 성곽도시이기도 합니다. 퀘백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지는데요. 성벽으로 둘러싸인 절벽 위의 구 시가지와 그 아래 펼쳐진 르와얄 광장 주변, 그리고 구시가지 바깥으로 이어진 어퍼 타운이 바로 그것입니다.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구 시가지에서는 특히 고풍스러운 건물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유난히 우뚝 솟아있는 건물은 퀘백의 랜드마크, 프랑스풍 호텔인 ‘샤토 프롱트낙(Chateau Frontenac)’입니다. 옛 프랑스 왕가를 떠올리게 하는 파랑색 바탕의 흰 색 백합무늬를 새긴 퀘백시의 깃발처럼, 자신들을 프랑스인의 후손이라 여기고 있는 퀘백 시민들의 프랑스 사랑. 프랑스보다 더 프랑스 같은 곳이라는 말이 납득이 됩니다.

상하이가 품은 이국적인 풍경, 프랑스 조계지


 


중국의 조계지는 1842년에 맺어진 난징 조약에 의해 중국이 개항하게 되면서, 중국으로 진출하게 된 서구열강들에게 내어주게 된 중국 내의 외국인 통치 특별지역입니다. 상하이에도 역시 열강들의 조계 구역이 생기게 되었는데요. 1845년 11월부터 시작하여 1943년 8월까지, 약 100년간 상하이의 일부 지역에서는 열강의 통치가 지속되었고, 열강의 조계가 정리된 뒤 생겨나게 된 ‘공동 조계’와 프랑스의 ‘프랑스 조계’가 합쳐져 상하이 조계지가 되었습니다. 중국의 아픈 역사가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중국 내에서 이국적인 풍경을 만나볼 수 있는 독특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출처 : http://stophavingaboringlife.com/


프랑스 조계지로 들어서면, 무성하게 늘어서 있는 초록빛의 가로수 길과 유럽풍 건물들이 흡사 프랑스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저 유유히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풍경인데요. 작품처럼 잘 가꾸어진 정원으로 유명한 프랑스식 정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아기자기한 정원을 곳곳에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은은한 빛깔의 파스텔 톤 건물들이 늘어서 있어 예쁜 사진을 간직하고 싶은 관광객들의 인기코스이기도 합니다. 빈티지한 분위기의 카페들 사이로 오밀조밀하게 함께 놓여있는 상점들도 프랑스 조계지 거리를 여행하는 재미를 더해주고,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다양한 레스토랑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주치는 이국적인 프랑스의 풍경.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것처럼 이 곳의 풍경과 저 곳의 풍경이 전혀 다른 지역을 통과하는 여행은, 오묘하고 색다른 여행의 기분을 선사해 줄 것 같은데요. 해외 여행에서 떠났을 때 내가 방문한 세계 곳곳에 숨어있는 프랑스의 흔적을 찾아 만나보는 일. 꽤 괜찮은 여행법 중에 하나가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