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frenchinfrance

[프랑스 음식문화/프랑스 요리/파리 맛집 추천] 프랑스 가정식과 홈메이드 식당 이야기

산업혁명에 의한 프랑스의 호경기 시대를 대표하는 미식가 큐르논스키의 책 <프랑스 요리와 포도주>에서는 프랑스 요리를 4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수 백년 동안 귀족들의 보호를 받으며 발달한 고전 고급요리와 가정주부가 만드는 가정요리, 그리고 지역색을 살린 지방요리와 즉석에서 조리해 먹는 즉흥요리가 그것인데요. 그 중에서도 건강한 음식을 먹으며 활기차고 즐거운 삶을 살아가자는 움직임에 발맞춰, 신선하고 안전한 식재료로 만든 가정식 식생활 문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격식 차린 화려한 음식만이 아닌, 정겹고 소박한 식탁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미식의 나라 프랑스의 가정식과 변화하는 레스토랑 문화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천혜의 자연이 선사한 선물, 프랑스 요리



바쁜 일상 생활 속에 잦은 외식과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많아질수록, 따뜻하고 정겨운 맛의 ‘집밥’이 그리워지기 마련인데요. 프랑스 가정식 역시 통상적으로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소박하고 친숙한 음식을 일컫습니다. 대표적인 프랑스 가정식은 고기와 채소를 푹 끓인 요리인 포토푀(pot-au-feu)가 있는데요. 푸짐한 닭고기 요리와 다진 고기 위에 감자 퓌레를 얹은 아쉬 파르망티에(hachis parmentier) 역시 프랑스인들이 종종 즐겨먹는 대표적인 가정식이라고 합니다. 많은 요리에 버터가 들어가며 짭짤할 만큼 소금으로 간을 세게 하는 것 역시 프랑스 요리의 특징이라고 하는데요.  맛있는 바게트가 유명한 프랑스인만큼, 가정에서도 간단하게 빵을 만들어먹는 홈베이킹 역시 많은 프랑스인들이 취미로 가지고 있는 활동이기도 합니다.



프랑스는 지중해와 대서양에 면한 곳에 위치해 있어 온화한 기후적 특성을 가지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농산물과 축산물, 그리고 수산물이 모두 풍부합니다. 과연 미식의 나라다운 천혜의 자연환경인데요. 음식의 재료를 충분히 살리면서도 섬세한 맛을 내는 것이 프랑스 요리의 특징입니다. 특히 맛을 내는 데에 있어 전통적인 프랑스의 포도주와 향신료, 각종 소스가 큰 역할을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프랑스 최고의 특산물인 포도주는, 특별한 저녁 식탁을 꾸며줄 뿐만 아니라 식전 입맛을 돋구는 역할을 하는 등 프랑스 요리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파슬리나 후추, 사프란 등의 향신료들 또한 미묘한 프랑스 요리의 맛을 섬세하게 자아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네요.


지붕모자를 쓴 냄비 마크를 찾아주세요

 


프랑스의 홈메이드 식당 로고




출처: www.npr.org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달팽이 요리 에스카르고, 거위의 간으로 조리한 푸아 그라, 그리고 흑갈색의 송로 버섯으로 만든 트뤼프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양한 요리가 있지만, 동물보호와 채식주의의 움직임으로 프랑스 식사문화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점차 간소화된 코스로 캐주얼하게 프랑스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식당의 상당수는 냉동음식이나 진공으로 포장된 음식을 활용해 조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올해 초, 프랑스 요리의 전통을 수호하도록 설계된 법이 통과되었다고 하는데요.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된 자국의 식문화를 보존하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킨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제도가 시범 시행된 이후로, 홈메이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에서는 냄비 위에 지붕 모양의 뚜껑이 얹어져 있는 로고를 메뉴 옆에 붙이도록 했습니다. 이 로고가 기재되어 있지 않으면 주방에서 손질한 음식인 페 메종(fait maison)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홈메이드 레스토랑의 숫자와 제공하는 메뉴들의 질이 높아지면서 프랑스의 관광산업에도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홈메이드 음식이라고 해서 식당에서 모든 식자재를 직접 요리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파스타나 치즈, 빵, 와인 등은 외부에서 반입해도 괜찮다고 하는데요. 요식업체들 사이에서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잡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프랑스 정부는 식당들의 홈메이드 메뉴를 늘리고, 소비자들은 더 좋은 음식을 먹고 건강한 외식을 즐길 수 있는 좋은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합니다. 


빠르고 간편한 것을 추구하는 세계의 흐름으로 유명 셰프들마저 시판 제품을 사용해 조리하는 레스토랑의 풍토가 만연해 있었다고 하는데요. 새로운 제도와 관습 사이의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프랑스 셰프들의 훌륭한 손맛과 기술로 조리된 프랑스 요리를 맛 볼 수 있으면서, 가공된 식품보다는 직접 기르고 공수한 재료로 만든 건강한 식탁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단순히 삶을 유지하기 위한 원료와 에너지가 아닌, 하루의 짧은 순간이지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식탁 위에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이 올라가야 함은 당연하지 않을까요? 프랑스 여행 중에 이 홈메이드 식당 로고를 발견한다면, 반가운 마음으로 들어가 프랑스 홈메이드 음식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