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과 ‘정열’을 떠오르게 하는 한여름의 락 페스티벌이 있다면, 가을 역시 이 계절에 꼭 어울리는 음악친구가 있습니다. 어쩐지 쓸쓸함이 느껴지지만 그 짙은 색채의 풍경이 감성을 촉촉하게 물들여주는 낭만적인 가을, 그 풍경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물들여주는 음악 ‘재즈(Jazz)’가 그것인데요. 밤공기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시즌이면, 으레 국내에서도 재즈 페스티벌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 페스티벌들이 속속 개최 되곤 합니다. 이토록 재즈 듣기 좋은 계절, 낭만의 도시에서 온 재즈의 선율에 한번 귀 기울여 볼까요.


프렌치 무드를 입은 재즈(Jazz)



본래 재즈의 고향은 미국이라고들 말합니다. 특히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 루이 암스트롱으로 대표되는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 올리언스에서 탄생한 ‘뉴 올리언스 재즈’는, 재즈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이기도 한데요. 서양 음악의 틀 위에, 흑인 특유의 천부적인 리듬감과 애환이 담긴 정서와 감성이 더해져, 깊은 분위기를 풍기는 고전재즈가 탄생했습니다. 이 고전재즈를 시작으로 스윙, 비밥, 쿨, 퓨전, 모던재즈 등 재즈음악은 다양한 뿌리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는데요. 다양한 종류의 재즈가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특유의 자유로운 리듬감과 즉흥적인 연주로 이끌어내는 그루브한 느낌, 그리고 감미로운 연주는 재즈음악의 대표적 특징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유행하던 재즈음악은 프랑스에도 상륙해, 프랑스만의 독특한 감성으로 덧입혀졌습니다. 프랑스에서도 ‘니스 재즈페스티벌’, ‘생제르맹 데 프레 재즈 페스티벌’, ‘몽트뢰 재즈페스티벌’ 등 다양한 재즈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는데요. 특히 ‘니스 재즈 페스티벌(Nice Jazz Festival)’은, 프랑스 최초의 재즈 페스티벌로, 1차 대전 당시 한 미국 군인에 의해 시작되어 그로부터 매해 여름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휴양도시, 니스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첫 개최 년도인 1948년, 니스 재즈 페스티벌에는 재즈의 거장 루이 암스트롱의 밴드가 첫 무대를 장식하기도 했는데요. 이후에도 최고의 비브라폰 연주자인 라이오넬 햄프턴, 소울뮤직의 대부 레이 찰스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 뮤지션들이 니스 재즈 페스티벌의 무대에 역사를 남겼습니다.


이 가을, 꼭 들어봐야 할 프랑스 재즈 뮤지션들



아직 프랑스 재즈가 다소 생소한 분들을 위해, 프랑스의 대표적인 재즈 뮤지션들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프랑스 재즈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 피아니스트 ‘미셀 페트루치아니(Michel Petrucciani)’와, 특유의 블루지한 연주로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하몬드 오르가니스트 ‘에디 루이스(Eddy Louiss)’를 들 수 있습니다. 각각의 연주도 훌륭하지만, 이 두 사람은 두 건반 악기의 앙상블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데요. 오르간과 피아노를 번갈아 연주하며 서로의 반주자가 되어, 화려한 즉흥연주로 환상적인 재즈 선율을 이끌어냅니다. 또 다른 대표적 재즈 뮤지션으로는 ‘끌로드 볼링(Claude Bolling)’이 있습니다. 끌로드 볼링은 재즈 음악과 클래식 음악을 접목 시킨 크로스 오버 뮤직으로, 아름다우면서 그리움을 자극하는 선율을 들려주는 뮤지션입니다.



프랑스 재즈에는 또 한 명의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영화음악의 전설이라 불리는 ‘미셀르그랑(Michel Legrand)’이 주인공인데요. 미셀르그랑은 어릴 때부터 피아노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이며,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등의 세계적 재즈 뮤지션들과 협연을 통해 재즈 피아니스트로서 명성을 쌓았습니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던 프랑스 영화감독 자크 드미의 <쉘부르의 우산>에 등장하는 ‘I Will Wait For You’와, 영화 <42년의 여름>의 메인 테마 등을 작곡하며 아카데미와 그래미상을 모두 휩쓸기도 했는데요. 영화음악가이자 재즈음악가, 그리고 발레음악과 샹송 작곡, 재즈 편곡까지. 다채로운 음악적 재능을 통해 탄생시킨 감성적이고 풍부한 그의 사운드는, 지금도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혹시 국내에서 개최되었던 재즈 페스티벌을 놓쳐 아직도 아쉬워하고 계시나요? 잠시만 그 아쉬운 마음을 접고, 나만의 재즈 파티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향긋한 와인 한 잔과 반짝이는 파리의 야경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 있는 재즈 음반 한 장, 그리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어느 화려한 야외 페스티벌도 부럽지 않은 낭만적인 파티가 될 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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