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frenchinfrance

[크리스마스 마켓/파리 연말행사/크리스마스 풍경] 크리스마스를 밝히는 빛, 파리 샹젤리제 거리

12월의 달력을 넘기면 왠지 모르게 설레는 기분, 바로 ‘크리스마스’라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하루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는 이제는 종교와 국가를 넘어, 전 세계인들이 즐기는 성대한 휴일이자 특별한 기념일이 되었는데요. 아늑하고 성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화려하게 반짝이는 장식들과 함께하는 세계 최대의 홀리데이, 프랑스의 크리스마스에는 샹젤리제 거리의 특별한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모습일지 한번 들여다볼까요?


■ 공식적인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샹젤리제 조명 ’
 


개선문에서 시작해 센 강을 따라 뻗어있는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는, 언제나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파리의 명소 중 한 곳입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오면, 이 샹젤리제 거리는 화려한 조명으로 가득 빛을 내며, 거리를 걷는 사람들에게는 황홀한 풍경과 함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북돋아주는데요. 매해 11월 말 쯤, 샹젤리제 거리의 가로수에는 영롱한 빛의 조명들이 설치되기 시작하면서, 파리 시장이 직접 참석하기도 하는 큰 이벤트인 ‘점등 행사’가 열립니다. 올해는 파리의 첫 여성시장인 이달고 시장이 조명 스위치를 점등했는데요. 화려한 불빛이 수놓은 샹젤리제 거리는, 공식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됐음을 알려주었습니다.



올해의 샹젤리제 조명은, 신기술을 적용해 더욱 반짝거리는 효과를 내는 조명을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시각적으로 화려한 효과 뿐만 아니라, LED전구와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해 친환경적으로 절전을 한 점이 특징입니다. 비록 이 화려한 조명을 위해 프랑스 한 가구의 1년간 전기요금에 맞먹는 전기가 사용되지만, 크리스마스 샹젤리제 조명의 최근 10년간의 전력사용량을 보면, 해마다 그 양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개선문에서 루브르까지 약 2km거리에 설치되는 이 조명은,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관광객들로부터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인 조합에서 비용의 80%를 부담하고 있다고 합니다.


■ 변화하는 프랑스의 경제적인 크리스마스
 


이렇듯 화려하기로 유명한 프랑스의 크리스마스 문화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려워진 경제 탓에, 돈을 주고 구매하는 것보다 직접 만든 선물을 준비하는 등 가족끼리 주고 받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외식에 지출하는 비용이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 조사 결과, 프랑스 사람들은 선물에 대한 지출을 2.7%, 식비에 대한 지출을 3.3% 줄여, 크리스마스 동안의 지출을 지난해보다 4.5% 줄이겠다고 했습니다. 세계 어느 곳보다 성대하게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 즐기는 나라이지만, 계속되는 불황 속에 파리지엔들의 소비성향도 바뀌어가는 듯 하네요. 



이러한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유럽중앙은행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유럽의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과연 이 경기부양책이, 프랑스인들의 풍족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되돌려줄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텐데요. 하지만 샹젤리제 거리의 크리스마스 전통시장은 올해도 화려하게 열려, 많은 관광객들과 파리지엔들에게 호응을 얻었습니다. 어려운 경기에도 불구하고 1년에 단 하루,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 따뜻한 마음을 주고 받는 시간과 공간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은 마음, 아마 그 마음은 한결 같았던 것이겠죠?



100만개 이상의 꼬마전구를 사용해 샹젤리제 거리의 450여 그루의 가로수를 장식한 이 조명들은, 내년 1월 8일까지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밝힐 예정이라고 합니다. 비록 경제시장 불황으로 물질적으로 풍족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엔 어려울지 몰라도, 서로의 축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오고 가면, 아마 그에 못지 않은 뜻깊고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