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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입양/크리스마스 자선행사/유기견 보호단체] 크리스마스에 찾아 온 새로운 가족 - ‘Noel des Animaux (동물들의 크리스마스)’


매서운 바람이 꽁꽁 여민 옷깃 사이로 스치는 겨울이지만, 연말은 언제나 ‘따뜻함’이라는 이미지를 떠오르게 합니다. 그 이유는 단지 거리의 화려한 불빛 때문만이 아니라, 바로 ‘나눔’이 풍족한 시기라는 이유 때문이기도 할 텐데요. 거리의 자선 냄비 종소리가 아름답게 들리는 이 연말, 파리에서는 또 다른 나눔의 행사가 열렸습니다. ‘함께’ 하기에 삶이 더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속삭이는 이 곳, 바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열린 유기동물 입양 행사입니다.


■ 애완동물의 천국, 그 어두운 뒷면
 


파리에서 제일 큰 광장 중에 하나인 '레퓌블리크 광장(Place de la Republique)'. 겨울비가 세차게 내리는 주말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곳으로 모였습니다. 광장에 설치된 간이 행사장 천막 너머로, 강아지들의 짖는 소리가 들리고 그 곳을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의 얼굴에는 한껏 들뜬 표정이 가득합니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며 열리는 유기견 입양행사인 ‘Noel des Animaux(동물들의 크리스마스)’가,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기 위해 이 자리에 마련되었습니다.



프랑스의 애완동물에 대한 사랑은, 이미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12년 기준, 프랑스에는 6천 3백만 이상의 애완동물들이 살고 있다고 집계된 바 있는데요. 이는 당시 프랑스 인구수와 비등한 수치였습니다. 물론 이 결과는 개와 고양이뿐만 아니라 새, 햄스터, 물고기 등까지 모두 포함한 수치이지만, 대부분의 애완동물이 개나 고양이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임에는 틀림없는데요. 그만큼 프랑스는 애완동물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애완동물을 끔찍이 사랑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 프랑스도, ‘유기동물’이란 어두운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 유기동물들의 가족을 찾는 특별한 방법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동물들이 버려지는 시기는 바로 바캉스 기간이라고 합니다. 바캉스를 장기간으로 떠나는 프랑스 사람들이 바캉스를 떠나기 위해 애완동물을 버리고 가는 현상이 날로 증가하면서, 골치 아픈 사회적 문제로 변모하기도 했는데요. 다행히 꾸준한 캠페인과 ‘애완동물과 함께 떠나는 바캉스’와 같은 인식의 변화로, 바캉스 시즌에 버려지는 유기동물의 숫자는 많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노인들이 키우던 애완동물이 주인의 죽음과 함께 유기동물이 되거나,  알레르기, 이사 등 다양한 이유를 통해 유기견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Noel des animaux (동물들의 크리스마스)’는 ‘SPA(동물보호협회)’라는 단체에서 주최하는 행사입니다. SPA는 전국적으로 유기동물들을 총괄 관리하고, 재입양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함으로써 버려진 동물도 다시 ‘함께’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단체인데요. 올해 ‘Noel des animaux(동물들의 크리스마스)’ 행사장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행사는 유기견 입양을 위한 행사지만, 누구나 입양을 할 수 는 없다는 특이점이 있습니다. 유기동물이 한 번 버려진 동물이라는 점을 감안해, 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거나 경제적인 여건이 충분치 않는 사람에게는 입양을 하지 않고 있는데요. 또한 동물이 지낼 공간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에 입양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SPA를 거쳐 재입양된 동물들에 대한 유기는 거의 없다고 하네요.




연말을 맞아 거리에는 화려한 장식들이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고, 사람들은 각종 연말약속에 바쁜 걸음을 재촉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바로, 크리스마스의 참 의미인 ‘나눔’일 것입니다.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 것, 그것은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 중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 일일 텐데요. 사람과 동물은 서로 다르지만 오랜 역사동안 함께 해오면서 또 다른 교감을 나누는 존재이기에, 그들의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하는 이번 행사는 그 무엇보다 연말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파리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