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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도서/파리 바스티유 카페/심리 치료] 인간의 마음에 귀를 기울인 심리학 명작, 귀스타프 르 봉 <군중심리> vs 모드 르안 <파리 심리학 카페>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 속에서 고독한 개인, 그로 인한 소통의 문제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긴 마음의 병은 신체적 질병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인간의 정신과 심리에 대해서는 꽤 오래 전부터 심도 깊은 연구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오늘은, 과거와 현재 각각의 시대에서, 인간의 심리를 보다 깊이 살펴본 프랑스의 심리학 이야기 속으로 초대합니다.


■ 귀스타프 르 봉, <군중심리>
 


우리는 한 데 모인 많은 사람들이 어떤 공통적인 주제나 목표를 향해 비슷한 행동 양상을 보일 때, 흔히 ‘군중심리’가 작용했다는 말을 합니다. 그만큼 군중심리는, 어떤 특정 상황에서 ‘개인’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사고나 행동을, 집단으로서 저지르게 되는 하나의 사회 심리 현상을 뜻하는데요. 불과 반 세기 전,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에 동조했던 수많은 독일인들의 모습에서 알아차릴 수 있듯, 오늘날 인터넷 등에서도 종종 엿볼 수 있는 흔한 사회적 현상이기도 합니다.



1895년 출간된 책 <군중심리>의 저자 귀스타프 르 봉은, 1841년 태어난 프랑스의 대표적인 사상가이자 심리학자입니다. 사회심리학의 원류가 된 이 책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읽혀지고 있는 심리학 고전이기도 한데요. 책 <군중심리>는, 개인이 아닌 군중으로서 갖게 되는 심리적 구조와 그들의 사고 및 행동 방식, 그리고 그 동기 등을 전체적으로 조명한 책입니다. 그는 ‘인간은 스스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조건의 반응할 뿐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비이성적인 힘에 지배 받는 인간의 모습을 예리하게 분석해낸 심리학자였는데요. 무엇보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오늘날 대중사회의 모습을 거의 정확하게 짚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를 발하고 있는 고전입니다.


■ 모드 르안, <파리 심리학 카페>
 


‘파리’는 거리의 노천카페를 비롯한 수많은 카페들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도시와  파리지엥의 역사 속에서 함께 했던 만큼, 파리의 카페는 단순히 차를 마시고 간단히 요기를 하는 장소를 넘어서, 잠시 지쳤던 몸과 마음 마음을 내려놓고 따뜻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파리 바스티유에는 특별한 카페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매주 목요일 저녁 7시가 되면 문을 여는 ‘심리학 카페’가 그것인데요. 이곳은 ‘파리 사람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심리학자’로 꼽히기도 한 상담가 모드 르안이 함께하는 심리학 상담이 열렸던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파리의 심리학 카페>는, 무려 18년 동안 916회 진행되었던 모드 르안의 ‘열린 상담’ 에 관한 이야기로 엮어진 책입니다. 저자 모드 르안은, 젊은 나이에 겪은 남편과의 사별과 그로 인한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10년간 정신 분석 치료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그 후 ‘게슈탈트 심리치료’를 공부하며, 누구보다 타인의 가슴 속 상처를 이해할 수 있는 심리 상담가로 거듭났습니다. 18년 동안 심리학 카페를 다녀간 약 5만 명의 상담 내용을 토대로, ‘한 때 완벽주의자였던 내가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 ‘사랑이 떠나고 당신은 여전히 괜찮은 사람이다’와 같이,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깊이 공감하게 될 메시지를 담아냈는데요. 마치 그녀에게 직접 심리 상담을 받고 있는 듯, 다친 마음을 치유해 줄 섬세한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과거와 현재, 각각의 시대에서 인간의 심리를 예리하게 고찰한 두 권의 심리학 도서를 만나보았는데요. 그 속에서 그려낸 사람들의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아는 사실이 조금 놀랍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그 가치를 잃지 않고 생각해볼 화두를 던져주는 고전의 힘을 느껴보며, 하루쯤 우리의 마음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심리적 위안을 안겨 줄 또 한 권의 책과 함께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