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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운세/새해 별자리] 프랑스의 신년 운세, 신비로운 점성술과 타로 카드

새로운 해가 밝아오면, 좋은 일들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신년 운세를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엿볼 수 있다는 생각에 누구나 한번씩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하는데요. 그러다 왠지 내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점괘가 나오면 한편으로는 위안이 되기도 하고, 뜻밖의 좋은 운세가 나오면 어쩐지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재미로 보는 신년 운세가 합리성의 나라 프랑스에도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프랑스의 역사와도 맥을 같이 했던 신비로운 점성술과 타로카드의 세계를 소개합니다.


신비로운 별의 움직임, 점성술



별자리를 상징하는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


철학자 데카르트를 탄생시킨 나라이자, 합리주의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 점을 믿는 다는 이야기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때, 프랑스에서도 점성술 열풍이 불며 자신의 운세를 예측해보기 위해 점성술 상담비용으로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거나, 각종 일간지에 ‘오늘의 운세’가 연재되기도 했는데요. 심지어 유명 점성술사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점성술을 체계화 시키기 위해 대학에 전문학과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지구종말 예언으로 당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 역시, 르네상스 시기에 활약하던 프랑스의 의사이자 점성가였다고 합니다. 




 

별의 위치와 움직임을 통해 점을 보는 점성술은,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태동했습니다. 중세 시대 서양에서는 기독교의 영향력으로 점성술이 그 힘을 잃어갔지만, 천문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던 이슬람 세계에서는 여전히 인정받는 이론이었습니다. 하지만 14세기 유럽, 흑사병과 백년전쟁, 로마 교회의 대 분열 등으로 큰 혼란이 오면서 기독교적 가치관에 균열이 생기자, 다시금 새로운 점성술이 등장했습니다. 물론 이 후, 과학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점성술은 비합리적인 것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생겨났지만 지금도 프랑스인들은 재미로 점성술을 보곤 합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만큼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프랑스이기 때문에, 미래예측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점성술이 발달하게 된 것은 아닐까 싶네요.


역사와 예술이 깃든 카드 점, 타로



타로 카드 가게 (위) / 자크맹 그랭고노의 타로카드 (아래)


우리에게 영화 <비포 선라이즈>로 익숙한 프랑스 배우 줄리델피. 그녀가 한 작품을 놓고 출연을 고민하고 있을 때, 타로점을 보고 ‘엄청난 정신적 여행을 떠나게 된다’는 점괘를 들은 후,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는 이야기가 있는습니다. 타로 점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거나 답답한 상황 속에서 길잡이로 종종 활용되며, 서양인들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78장로 이루어진 타로카드에는 운명의 수레바퀴에서부터 은둔자, 정의의 여신, 죽음의 여신, 광대, 마술사, 교수형을 당한 죄인 등 세상의 만물을 상징하고 있는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데요. 카드를 뽑아 리더에게 주면, 리더는 카드를 보고 점괘를 해석해줍니다.



프랑스 마르세유(위) / 마르세유 타로카드(아래)


수많은 타로카드 종류 중에서도 프랑스 남부의 항구 마르세유에서 시작된 마르세유 타로카드는 지금도 가장 클래식한 타로카드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앞서 자크맹 그랭고노라는 화가가 샤를 6세를 위해 만든 역사 속 최초의 타로카드는, 현재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도 소장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고대의 카드는 직접 그린 그림이 삽입되어 있는 것이 많아 귀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대량 생산을 위해 보다 단순화된 타로카드가 판매되던 시기도 있었지만, 다시 타로카드에 담긴 깊은 상징적 의미를 고찰하는 풍토가 생겨나면서 비밀 전통을 되살린 타로카드가 만들어지게 되었고, 마르세유 타로카드 역시 바로 이런 배경에서 탄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와 그의 스승인 위르리쉬 마이앤스가 배출된 고장이기도 한 도시, 마르세유. 이 곳은 점성술과도 인연이 깊은 곳이기도 한데요. 꼭 정확한 운명을 점칠 수 있는 것이 아니더라도, 만약 프랑스를 방문하게 된다면 유럽의 역사와 예술, 그리고 다양한 학문들이 함께한 이 신비한 점술을 한번쯤 경험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고민의 실타래를 풀어줄 뜻밖의 행운의 점괘가 나올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