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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트/유럽 경제] 파리 타임즈 - 프랑스의 ‘장미 세금(taxe rose)’ 이야기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 씩, 일정한 값을 지불하고 원하는 물건을 사는 소비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꼭 필요한 경제활동인만큼, 조그마한 변화에도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요. 지금 프랑스에서는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성별에 따라 물건의 가격이 다르다?



사진출처: Le Figaro


프랑스에서는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 같은 물건일지라도 다른 가격이 책정 되는 가격 차별 현상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일상 생활에 꼭 필요한 위생용품 품목과, 각종 서비스에서 그 현상이 도드라지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바지 밑단을 줄이는 요금은 보통 남성 바지가 4유로(약 5천원), 여성 바지가 5유로(약 6천 2백원)로, 남성 옷보다 크기가 작은 여성 옷을 수선하는 요금이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조금 의아하게 느껴지는 현상인데요.



사진출처: Le Figaro


이렇게 ‘여성용’ 제품이나 서비스에 더 높은 가격이 책정된 것을, 프랑스에서는 ‘장미 세금(taxe rose)’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단지 프랑스뿐만이 아니라, 이런 성별에 따른 가격차별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하는데요. 이에 프랑스 여성단체인 ‘조르제트 상드(Georgette Sand)’가 직접 매장에서 여성용 제품과 남성용 제품을 비교해 본 결과, 일회용 면도기, 칫솔, 데오드란트 등 여성용 생필품이 남성용보다 평균 3%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여성단체들은 ‘여성 차별’이라는 이유로 장미 세금의 철폐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수요 행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경제 현상



사진출처: Georgette Sand


이런 반발에, 기업들은 나름의 근거들을 제시했습니다. 면도기 같은 경우는 남성들의 수요가 여성들보다 많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낮아졌고, 데오드란트 같은 경우는 여성용 제품에 특별 성분이 첨가되어 더 비싼 가격이 책정된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요. 하지만 이런 제품들뿐만 아니라, 여성 전용 서비스의 가격이 높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 같은 형상에 대해서는, 여성들이 가격 등락에 비교적 덜 민감하고, 특정 물건이 다소 비싸지더라도 구매를 포기하지 않는 소비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뒷받침 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Huffington Post


이렇게 특정 수요 행태를 이용해, 동일한 상품을 소비자의 특성에 따라 다른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가격 차별’이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동일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여성이 남성보다 연간 1,400달러(156만원)를 더 소비한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여성단체 조르제트 상드는 남녀간 가격 차별을 철폐해달라는 인터넷 청원 운동을 벌여 4만명 가까이 되는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여성이 받는 임금이 남성보다 평균 27%가 적다고 하니, 그만큼 불만스러운 부분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프랑스 여성 인권부 장관인 파스칼 부아스타르는, 이러한 ‘장미 세금’에 대해 정부에 보고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이런 불공정성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 프랑스 경제장관 에마뉴엘 마크롱과 이에 관한 대화도 나누었다고 하는데요. 부디, 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