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frenchinfrance

[파리여행코스/프랑스 파리 미술관] It Place in Le Marais (3) – 마레 지구의 특별한 박물관, ‘사냥과 자연 박물관(Musée de la Chasse et de la Nature)’


구불 구불한 골목을 가득 메운 패션 상점들이 인상적인 마레지구. 이 곳은 언제나 파리지엥들과 그들의 멋스러움을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로 붐빕니다. 단지 패션뿐만 아니라, 마레 지구에서는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문화’적인 요소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카소 미술관과 유러피안 사진 미술관 등 무려 17개가 넘는 박물관이 이 마레 지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 중 특색 있는 매력으로 파리지앵들의 사랑을 받는 미술관이 있는데요. 바로 파리 ‘사냥과 자연 박물관(Musée de la Chasse et de la Nature)’입니다.


웅장한 저택을 가득 채운 사냥 수집품들



상점들로 북적거리는 마레 중심가를 조금 벗어나면, 한적한 골목길에 자리한 사냥과 자연 박물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웅장한 저택과 같은 이 곳에 들어서면, 이 건물이 지니고 있는 화려함에 누구나 먼저 감탄사를 터트리게 될 텐데요. 실제로 이 건물은 17세기 프랑스의 유명한 건축가인 ‘프랑수아 망사르(Francois Mansart)’가 설계한 건물로, 17세기에는 ‘게네고 저택(Hotel de Guenegaud)’, 18세기에는 ‘몽글라스 저택(Hotel de Mongelas)’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곳은 1964년, 사냥 애호가였던 프랑수아 소머(Francois Sommer)와 그의 아내인 자클린(Jacqueline)의 수집품들을 바탕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처음에는 개인 재단으로서 운영되어 오다가, 점차 사냥에 관련된 역사와 문화 그리고 나아가 다양한 종의 동물들과 자연에 관한 연구까지 확대해오면서 마침내 2007년부터는 대중들에게 박물관을 공개하게 되었는데요. 그 덕분에 시민들은 그들이 그 동안 모아왔던 방대한 자료들을 마음껏 관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대의 문화로 재 탄생한 역사 속 미술품들



이 곳에서는 동물의 박제뿐만 아니라 사냥과 관련된 도구, 역사를 알 수 있는 각종 문서들과 그림, 태피스트리와 식기 등 자연 속 사냥과 관련된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그래서 이 곳을 방문하면 다양한 각도에서 사냥과 자연이라는 존재를 탐구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사냥과 자연박물관’에서 소유한 사냥에 관련된 오래된 미술품들은,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것들만큼이나 뛰어나다’라고 할 정도로 방대한 양이 특징입니다.



단순히 ‘사냥’과 관련된 역사 속 수집품을 전시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관련된 현대 미술 작품 또한 꾸준히 기획, 전시함으로서 과거에 정체되어 있지 않고 현재를 끊임없이 바라보려는 그들의 시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그와 관련된 연주회나 퍼포먼스, 그리고 강연을 마련함으로써 ‘사냥’을 단순히 과거 귀족들의 사치스러운 취미생활로 여기는 것에서 벗어나, 하나의 역사 속 문화로 나아가 인간과 자연를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로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자연이 우리가 정복해야 할 존재에서 점차 지켜야 할 존재로 바뀌면서, 더 이상 사냥은 불필요한 존재로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과거에서 지워버리기보다는, 그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현대에 맞는 자연에 관한 신중한 연구를 계속해 나가기에 이 박물관은 더욱 의미 있어 보이는데요.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한 번 방문하면 그 매력에 꼭 두 번 찾게 된다는 ‘사냥과 자연 박물관(Musée de la Chasse et de la Nature)'. 마레 지구에서 특별한 박물관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곳은 그 대답이 될 것입니다.


<'Musée de la Chasse et de la Nature(사냥과 자연박물관)' 위치>


- 파리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