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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여행] It Place in Le Marais (7) - 현명한 ‘소비’와 ‘나눔’이 만나는 편집숍, 메르시(MERCI)

▶파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편집숍이자, 바른 경영철학과 소비문화를 지닌 착한가게 '메르시'를 소개합니다.◀



프랑스인들이 하루동안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인 “메르시(Merci)”. ‘고맙습니다’라는 뜻을 지닌 프랑스어 ‘Merci’는 가게에서나 길에서, 혹은 사소한 만남에서 습관적으로 자주 쓰이는 프랑스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듣기만 해도 서로의 기분이 좋아지는 말 ‘Merci.’ 그리고 마레지구에는 그와 같은 이름의 가게 ‘메르시’가 있습니다. 지금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가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편집숍 메르시는 ‘소비’라는 이름으로 ‘기쁨’을 나누는 가게입니다.


■ ‘파리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마레지구 최고의 편집숍
 




메르시는 마레지구의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진 111번지 보마르쉐(Beaumarchais) 길에 위치해있습니다. 번지수를 따라 건물로 들어서면 ‘Merci’라 적힌 번호판을 달고 있는 빨간 자동차가 이 곳이 메르시라는 것을 알려주는데요. 뻥 뚫린 아트리움 중앙 홀이 매력적인 이 공간은, 무려 450평의 대규모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패션의류에서부터 가구, 생활용품, 데코레이션, 문구류까지 다양한 디자이너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는데요. 뿐만 아니라 북 카페와 시네마 카페, 그리고 신선한 재료로 만든 간단한 점심 식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메르시는, 파리다움이라는 본연의 컨셉을 간직한 채 조금씩 공간을 넓혀나가며 복합적인 쇼핑 공간으로서 그 매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유럽의 3대 편집숍 중 하나라 불리는 ‘꼴레뜨(Colette)’가 유행을 선도하는 편집숍의 시초 격이라고 한다면, 메르시는 가장 파리다움을 보여주는 편집숍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편안한 색감이 주를 이루는 인테리어 소품들과 의류들을 구경 하다 보면, 파리지엥들이 왜 이곳을 사랑하는 지, 그리고 ‘파리다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한 눈에 느껴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 뛰어난 감각과 착하고 바른 경영철학까지 지닌 가게
 




사실 이 곳에서 판매되고 있는 멋진 제품들만으로도 메르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충분하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들이 이 곳을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가 숨겨져 있습니다. 바로 이 곳의 경영철학때문인데요. 메르시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고급 아동브랜드인 ‘봉 쁘앙(Bon Point)’의 설립자 부부가 창립한 숍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브랜드가 성공함으로써 얻게 된 부를 사회와 나누고자 새로운 계획을 세웠습니다. 




패션과 디자인 제품들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매장을 만들고, 정해진 브랜드에 정체되어 있기보다는 시즌마다 새로운 신진 디자이너의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젋은 디자이너들에게는 기회를 주고, 고객들에게는 신선함을 제공하고자 한 것이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그렇게 메르시를 운영해 남은 수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그 수익은 한 때 프랑스령이었던 마다가스카의 어린이들을 위해 쓰이고 있는데요. 어린이들의 낙후된 교육 환경 개선에 의미 있게 사용되어, 메르시는 ‘착한 가게’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소비’라는 개인적인 행동에 ‘나눔’이란 의미가 더해진다면 그 누구라도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좋은 물건을 사는데 좋은 ‘의미’까지 더해진다면 그 보다 더 좋은 ‘소비문화’는 없을 것 같은데요. 간결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따뜻한 단어, ‘Merci’. 그 말 그대로, 마레지구의 편집숍 메르시는 오늘도 그 문을 활짝 열고 아름다운 마음과 함께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 파리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