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천고마비’의 계절, 그리고 ‘독서’의 계절이라는 수식어 또한 갖고 있는 가을이 어느새 계절의 중턱에 와 있습니다. 선선한 바람과 푸르른 하늘을 보고 있으면 누구나 한 손에 책을 들고 어디론가 산책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인데요. 이러한 마음은 파리지엥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마레지구의 특별한 서점들은 오늘도 ‘마음의 양식’을 고르기 위해 온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 파리의 패션피플들이 북적이는 서점
 




유독 갤러리가 많이 모여있는 마레지구는 ‘예술의 지역’이라고도 불리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이 곳에는 예술서적을 주로 다루는 특별한 서점들이 골목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패션피플들이 북적이는 서점, 상상해 보셨나요? 마레지구의 ‘예술과 직업 박물관’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서점 <Librairie OFR Marais>에 들어서면, 옷 가게인지 서점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많은 패션피플들이 책장을 넘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Librairie OFR Marais>에서는 희귀한 패션 서적이나 잡지 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과월호 잡지나 해외 잡지 등이 빽빽이 쌓여있는 이 곳은, 패션뿐만 아니라 미술이나 건축 관련 책들 역시 어느 예술 서점 못지않게 다양하게 취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점의 한쪽 공간을 젊은 작가들을 위한 전시 공간으로 꾸며, 서점을 방문한 사람들이 짧은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띄는데요.


■ 최고의 예술 작품들을 책 속에서 만나다
 




마레지구의 메인 스트리트 중 하나인 ‘Rue du Faubourg Saint-Antoine’을 지나가다 보면 커다란 가로수 하나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차도를 사이에 두고 나무와 벤치가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인 이 곳은, 또 하나의 명소로도 유명한데요. 바로 이 가로수의 맞은편에 위치한 서점 <Mona Lisait> 때문입니다. 지금은 간판도 없이 허름한 외관을 하고 있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넓은 실내공간이 나타나는데요. 이 곳에는 ‘중고서점’이란 타이틀이 붙어있지만 거의 새 것과 다름없는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탓에, 오랫동안 많은 파리지엥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장소입니다.




프랑스의 가장 유명한 갤러리 중 하나인 ‘이본 람베르(Yvon Lambert)’. 무려 50년동안 파리의 최고 갤러리 자리를 지켜온 곳이자, 많은 미술인들의 꿈의 장소였던 이 곳은 작년에 문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존재해왔던 예술의 대한 가치와 열정은, ‘이본 람베르 미술 서점’에서 여전히 계속 되고 있는데요. 서점 <Libriarie Yyon Lambert>는 크지는 않지만 양질의 예술 서적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사랑 받고 있습니다. 현 시대 최고의 미술을 책으로 만나보고 싶다면 이 곳을 방문하는 것이 정답일 것입니다.




사각형의 작은 크기에 담긴 또 다른 세계. 책은 어쩌면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손 쉽게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세계로의 경험일 것입니다. 책 장을 넘기는 순간, 그 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즐거움은 그 작은 크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새롭고 신기합니다. 그 이유 때문에 아직 프랑스의 서점들은 그 전통을 유지한 채 한결같이 책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책장 속에 담긴 다양하고 신비로운 세계들. 이번 가을, 또 다른 세계를 당신의 책장에 들여와보는 것은 어떨까요. 


– 파리통신원 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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