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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frenchinfrance

[프랑스 파리 전시회] 사람이 만들어 낸 우리의 '기후' – 전시 'Climats artificiels(인공적 기후)'



지난 몇 주간 전세계는 혹한에 시달렸습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꽁꽁 언 지구의 모습은 겨울의 차가움을 넘어 자연의 거대함까지 보여주었는데요. 특히,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이러한 혹한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세계인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습니다. 이와 관련,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COP21) 이후 환경 문제에 더욱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파리에서 열린 기후에 대한 색다른 전시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특별한' 기후 체험
 

  



프랑스 전력청 전시관(Fondation EDF)에서 열린 새로운 전시 ‘Climats artificiels(인공적 기후)’. 30여명의 예술가들이 만들어 낸 기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사람들에게 ‘기후’라는 일상의 단면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습니다.




입구를 들어서기 전부터 문 틈으로 스며나오는 뿌연 연기가 먼저 관람객을 맞는 전시장. 문을 열고 들어서면 연기로 가득찬 커다란 투명 큐브 공간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빈 공간에 덩그러니 놓여진 1층 높이의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면, 어디선가 뿜어져 나오는 하얀 연기가 관람객의 시선을 차단하여 순식간에 하얀 안개 속에 갇히게 되는데요. 그 안개 속을 거쳐 천천히 계단 끝까지 올라가면 연기는 걷히고 자신의 시선 아래 가득한 안개의 공간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계단을 내려올 쯤엔 연기는 서서히 사라집니다. 2-3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안개에 갇히는 ‘특별’하지만, ‘평범’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이 전시물은 일본 작가 Testsuo Kondo의Cloudscapes(구름 경치) 설치 작품입니다.


■ 기후에 대한 시각적 재해석
 

  



총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전시실 중 1층은 ‘L’état du ciel(하늘의 상태)’를 주제로 각각의 작가들이 기후를 재현해냈고, 2층에서는 ‘Etats transitoires(일시적인 순간)’을 주제로 기후의 변화로 인해 발생한 현상들을 개성있게 재해석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지하 공간은 ‘Catastrophes ordinaires(일상의 재앙)’이란 타이틀로 꾸며져 있는데요. 명료치 않은 자연 현상을 재해석해 색다른, 그리고 한편으로는 공포스러운 공상의 세계를 담은 작품을 보여주며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와 염려를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매일 일상 속에서 공기처럼 느끼고 경험하는 ‘기후’. 그것은 사람의 힘으로 다스릴 수 없기에 더욱 아름답고 웅장하며, 그리고 때론 위협적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자칫 잊고 살아갈 수 있는 이러한 기후에 대한 모습은 이번 전시를 통해 시적이고 아름다운 시각미술로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재창조되었는데요. 그들이 표현한 우리의 ‘기후’, 그 다채로운 모습은 왜 우리가 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와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파리 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