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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상징동물] 나라를 대표하는 동물의 왕

소규모 회담에서부터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올림픽까지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에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국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단 한 장의 이미지에 불과하지만 국기는 나라를 표현하는 가장 극명한 상징물이죠.
국기 이외에도 국화, 국가, 국가관 등등 한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은 다양한데요. 나라마다 대표되는 동물도 존재합니다. 각국을 대표하는 동물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프랑스의 기상, Gallic rooster

프랑스를 대표하는 동물은 수탉입니다. 정식 명칭은 Gallic rooster 인데요. 우리에겐 친숙한 음식의 재료이기도 한 닭이 한 나라의 상징동물 이라는 게 의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로 이 평범함과 친숙함이 상징동물이 되는데 일조했습니다. 앙리 4세는 국내에 가장 골칫거리였던 신구교 간의 갈등을 종식시키고 전쟁으로 파탄직전에 처했던 프랑스의 재정을 복구시킨 명군입니다. 그는 농민의 세금부담을 줄이고 귀족의 세금부담을 늘려 프랑스를 근대 유럽의 강국으로 키우면서 능력 있는 신하들을 고용하고 신대륙의 퀘백 주 개척에도 적극적이었는데요. 곤궁한 백성들을 딱하게 여긴 그는, "모든 국민들이 적어도 일요일에는 닭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하라." 는 명령을 내렸고 이때부터 프랑스 내에서 닭이 가지는 의미가 남달랐다고 합니다.


일상 속에 깃든 Gallic rooster

프랑스에서 수탉이 상징동물로 자리 잡는 데는 국민들의 애착도 빼놓지 않을 수 없는데요. 프랑스 혁명 당시 시민들은 수탉의 형상을 모방하여 만든 모자를 쓰고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현대 에는 부엌 찬장 꼭대기의 모형으로, 그릇이나 테이블 보, 앞치마 등의 주방용품의 무늬로, 레스토랑이나 카페 앞의 장식물 등으로 곁에 두면서 애정을 표현하고 있죠.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이벤트에서도 수탉은 또 한번 진가를 발휘합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마스코트로써 ‘푸틱스(Footix)라는 이름의 캐릭터로 표현되었습니다.


13억 명의 애정, 자이언트 팬더

중국의 상징동물은 귀엽고도 푸근한 팬더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Giant Panda(자이언트 팬더)’인데 중국 사람들은 그 생김새가 곰과 고양이를 닮았다고 해서 "따슝마오"라고 부릅니다.


팬더를 향한 애착

어떤 나라든 자국의 상징 동물에 애착을 가지지만, 중국만큼 국가적으로 애정을 가진 경우도 드뭅니다. 정부차원에서 발벗고 나서 팬더와 관련된 엄격한 제도로 팬더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전국에 팬더 금렵지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는 한편 팬더를 밀반출하다가 적발 될 경우 사형에 처한다는 강력한 처벌제도를 갖추고 있기도 하니, 이 정도면 무시무시할 정도입니다.

많은 중국인들은 팬더를 궈바오(國寶) 즉 '국보'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중국에서 팬더는 귀여운 동물이 아닌 국기와 국가처럼 중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으로서 중국인들의 사랑과 보호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죠.


대륙의 상징

여타 많은 나라가 그렇듯 중국 역시 베이징 올림픽 당시 팬더를 형상화 한 캐릭터를 제작했습니다. 대표 징징(晶晶)을 비롯하여 베이베이(貝貝), 환환(歡歡), 잉잉(迎迎), 니니(妮妮) 5마리의 캐릭터가 제작되었습니다. 각 다섯 캐릭터 모두, 실제 존재하는 팬더를 모태로 만들어졌다고 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죠.
 
최근 중국 건국 60주년을 맞이해서 중국 건국기념 팬더를 지정하고, 팬더의 출산 소식을 언론 매체가 앞다투어 보도하는 것은 물론 팬더과자, 팬더 열쇠고리 등등 각종 제품에 다양하게 이용됩니다. 이러한 중국인들의 애정을 존중하기라도 하듯 미국 애니메이션 사 에서는 ‘쿵푸팬더’시리즈로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용맹스런 호랑이 기운, 대한민국

대한민국의 상징동물은 바로 ‘호랑이’입니다. 공식명칭은 ‘Korean Tiger’인데요. 이름과 풍채에서 느껴지는 포스가 가장 위엄 있고 상징화에 적합한 동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숭배되어온 영물

북한화가 리춘식<조선범>,2003


호랑이가 우리나라의 상징동물로 자리잡게 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추측이 있지만, 예로부터 호랑이를 신성시 여겨온 점은 분명합니다. 민속화나 벽화의 주인공으로써 기상을 뽐내기도 하고, 전래동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용맹한 호랑이가 나쁜 귀신이나 역병을 물리친다고 하여 숭배해왔고, 특히 무인들 사이에서는 호랑이를 상징화 하며 용맹함을 표출했는데요. 이순신장군은 궁에 들어갈 때마다 잊지 않고 호랑이가 그려진 의복을 입었다고 하죠. 지금까지도 호랑이는 다양한 예술 속에서 주인공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정신

호랑이는 단순 상징동물의 의미를 넘어 민족 정신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산악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산을 숭배하는 의식은 발달했었고, 산을 숭배하는 과정에서 호랑이가 가지는 상징성이 우리민족의 신앙의 정신으로 변모하게 되었던 것이죠. 그래서 우리민족의 일상생활에서 호랑이와 관련된 여러 문화적 현상이 복합적으로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한민족 특유의 강인함과 끈질김, 용맹함을 일시에 나타내주고 있는 표본이 되고 있는데요. 유달리 뼈 아픈 일들로 굴곡진 역사 속에서 강인하게 살아남고자 하는 우리 민족의 정신이 깃든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민족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호랑이는 한반도의 모습을 표현하는데 사용되었고, 88올림픽 첫 올림픽 개최 당시에도 ‘호돌이’라는 애칭의 마스코트로 상징화 되어 첫 올림픽 개최라는 역사적인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각 국의 상징동물을 훑어보았습니다. 상징하는 동물도, 가지고 있는 에피소드도 제각각 이지만 오래 전부터 함께 해왔다는 점, 항상 국민과 함께 해왔다는 점은 다르지 않습니다. 지리적 특성상 그 나라에 많이 서식했다는 점과 이들이 점차 희귀 종으로 변모해가고 있다는 사실 역시 다소 슬픈 공통분모입니다.
다행히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각 나라에서 자국의 동물을 보호하려는 노력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부디 이 노력이 지속되어 후대에까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과 민족의 기상이 이어지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