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소녀에서 여자로 발돋움 하는 첫 걸음엔 엄마의 것들이 존재합니다. 몰래 훔쳐 바르던 립스틱, 슬쩍 꺼내 입어 본 원피스, 조심스레 목에 걸어본 진주 목걸이, 또각또각 서툰 걸음으로 끌다시피 하던 하이힐까지. 여기에 마무리는 묵직한 핸드백을 손에 걸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곤 했죠. 떨리는 손으로 바르던 엄마 화장품과 헐겁기 그지 없는 원피스와 한 걸음만 내디뎌도 넘어질 것 같은 하이힐은 이내 던져버리고 말았지만, 왠지 모르게 묵직한 핸드백만은 제자리에 두고도 쉽게 눈길을 거둘 수 없을 정도로 탐이 나곤 했습니다. 

개개인에 따라 집착하는 패션 아이템은 제각각 이겠지만, ‘나의 것을 담으면서 나를 표현하는’ 가방이야말로 특히 여자에게는 그 어떤 아이템보다 귀중합니다. 신발이나 옷은 일정 시기가 지나면 닳아버리고 말지만, 가방은 손때가 묻어 역사가 되고 빈티지나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갑니다.


엄마의 가방에 담긴 비밀

때때로 엄마의 가방들 속에서도 손잡이가 헐겁고 지나치게 낡아 버린 가방을 발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린 마음에 ‘헌것’이라 치부했던 그 가방은 엄마의 어머니, 할머니의 손때가 묻은 ‘귀한’ 가방이었다는 것을 엄마로부터 가방을 물려받을 때 알게 됩니다.가방에 대한 욕심은 비단 복고나 빈티지가 트랜드였던 우리세대만의 일은 아닌가 봅니다. 트랜드와 상관없이 가방은 세월의 흔적을 담을수록 더욱더 멋스러워지는 아이템인 셈이죠. 흔히 사치품이라고 일컬어지는 명품가방에 여자들이 한번씩 눈길이 머무는 이유는 여자들만이 알고 있는 가방의 귀중함 때문이 아닐까요. 액수가 보여주는 단편적인 의미를 너머 나의 역사를 함께하고 고스란히 묻혀 남기고 싶은 마음이 있어 가방을 고를 때 좀더 신중해 질지도 모를 일 입니다.  
전통과 역사가 있는 ‘이지적 우아함’의 대명사 루이까또즈 백도 지금 어디선가 역사의 현장에서 살아 숨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단순히 ‘담는다’의 의미를 넘어선 가방. 루이까또즈의 정성스런 손길이 깃든 가방이 누군가의 손길을 타고 가방 그 이상의 가치로 남아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