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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전시/아랍세계연구소] ‘낙원’을 가꾸다 – 전시 ‘Jardin d’orient(동방의 정원)’


수 많은 꽃들의 향기가 어지러울 만큼 후각을 자극하고, 풍성한 과일이 달려있는 나무가 공간을 에워싼 곳. 수로를 따라 물은 끊임없이 흐르며 그 안에 숨어있는 새들이 지저귀며 귓가를 간지럽힙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낙원’이 있다면 바로 이런 곳일까요?

 

■ 오리엔트 정원을 만나는 전시 'jardin d'orient(동방의 정원)'

  


꽃이 피는 계절에 만들어진 파라다이스. 지금 아랍 세계연구소(Institut du monde arabe)에서는 'Jardin d'orient(동방의 정원)'이란 전시가 사람들에게 이국적인 봄을 선사해주고 있습니다. 낙원을 꿈꾸며 그 곳을 가장 자신과 가까운 곳에 만든 '동방의 정원'. 그 아름답고 비밀스런 공간을 지금 파리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정원인 고대 바빌론의 공중정원부터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의 정원, 그리고 현대의 카이로의 데사이 정원까지 우리는 흔히 이 정원들에 대해서 들어왔지만 사실 그 정원의 신비함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합니다. 이번 전시는 이렇듯 이미 알고 있거나 또는 쉽게 접하지 못했던 오리엔트 정원의 역사와 특징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모두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또한 정원이 주는 '휴식'을 느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 파리 도심에서 만나는 파라다이스

  



좌, 우 그리고 위, 아래 완벽한 대칭과 과학적인 설계로 정원에 끊임없이 물이 흐르는 것이 특징인 오리엔탈 정원. 흔히 이 정원을 '닫힌 정원'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은 바로 우리가 이야기하는 '파라다이스'의 단어의 어원이기도 하답니다. 


고대 페르시어 pairidaēza. 원뜻은 '주위를(pairi) 둘러쌌다(daeža)'로 공간이 둘러 싸여져 지켜지고 그 안에는 물과 음식물이 충분한 곳을 그들은 '낙원'의 조건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곳을 비유적으로 형성해놓은 곳이 바로 그들의 정원 '동방의 정원'인 것입니다. 




대칭이 맞추어지고 인공적으로 물이 흐르는 정원. 그 틀은 매우 계획적이지만 아니러니 하게도 그 모습은 매우 자연적입니다. 그 이유 때문에 오늘날 대도시들은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이 ‘정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도시 속 자연을 꿈꾸는 현대시대에 우리가 바라는 공간의 모습은 어쩌면 고대의 이 정원에서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파리 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