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적인 따뜻한 감성을 전하는 20세기 대표 프랑스 포스터 아티스트, 레이먼 사비냑 전을 소개합니다.◀



영화관을 방문하게 된다면 누구나 한번쯤 꼭 보게 되는 ‘영화 포스터’. 얼마 전 루이까또즈 블로그에서도 소개해드렸던 영화 <위로공단>처럼, 영화 포스터는 단순히 영화 작품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영화와 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점차 진화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포스터를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 아티스트의 작품들을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프랑스 문화원이 전해드리는 8월의 전시 소식, 홍대 상상마당에서 진행중인 프랑스 포스터 아티스트, 레이먼 사비냑(Raymond Savignac)의 기획전입니다.


■ 20세기를 대표하는 포스터 아티스트, 레이먼 사비냑
 



끊임없이 쏟아지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지금, 포스터 아티스트 레이먼 사비냑의 포스터에서는 친근함이 느껴지는 손그림과 기분 좋은 유머러스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시와 함께하는 레이먼 사미냑의 국내 최초 기획전이 현재, 서울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약 7만 관객이 다녀간 <로베르 두아노> 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되는 20세기 거장 초청 프로젝트인데요. 20세기 작품을 통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아날로그적인 따뜻한 감성을 전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프랑스 문화원

<빅볼펜만이 빅볼펜처럼 쓸 수 있다(Seul BIC ecrit comme BIC)>


영화와 서적뿐만 아니라, 식료품, 항공사 등 20세기의 내로라 하는 브랜드의 수많은 광고물들을 그려낸 아티스트, 레이먼 사비냑은 1907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습니다. 디자이너와 광고 만화작가로서 일을 해오다 군복무를 마친 뒤인 1933년, 당시 유명 포스터 도안가였던 카산드르(Cassandre)의 문하생으로 본격적으로 포스터 작업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그리고 마침내 1949년, 레이먼 사비냑 특유의 유머를 녹여낸 혁신적 작품 ‘밀크 몽사봉(Monsavon au lait)’을 통해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 이질적인 요소를 결합한 기발하고 유머러스한 작품
 



사진출처: 프랑스 문화원

<마기 포토프(Pot-au-Feu MAGGI)>


레이먼 사비냑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꼭 짚고 넘어가야 할 키워드는 바로 ‘비주얼 스캔들(Visual Scandal)’입니다. 시각적 충돌을 일으키는 이질적인 요소를 결합해, 기발하고 유머러스한 착상으로 화제를 모으는 방식을 일컫는 비주얼 스캔들은, 오늘날 광고 이미지 착안법에 큰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게 하는 레이먼 사비냑의 주특기였는데요. 밀크 몽사봉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레이먼 사비냑은, 각계의 찬사를 받으며 20세기를 이끄는 포스터 아티스트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이후로 그의 스타일을 반영한 포스터는 유럽과 미국에서 크게 유행하였고, 레이먼 사비냑은 대중예술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팝 아트(Popular Art, 대중예술)의 창시자로 손꼽히게 됩니다. 



사진출처: 프랑스 문화원

<좌:밀크 몽사봉(MONSAVON au lait)> 

<우:아르규스 드라 프레스(L’ARGUS de la PRESSE)>


이번 전시에서는 비주얼 스캔들을 테마로 한 레이먼 사비냑의 원화작품 100여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 트루빌 몬테벨로 시립미술관과 파리시 푸우네이 도서관의 후원으로 그의 대표작인 밀크 몽사봉(1949), 마기 포토프(1959) 등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하고 있는데요. 찰리 채플린을 존경했다던 그의 말처럼, 채플린 식 유머를 작품 속에서도 발견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레이먼 샤비냑은 1980년에 프랑스 트루빌(Trouville)에서 은퇴생활을 시작할 때에도 붓을 내려놓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95세를 바라보는 2002년까지 미국, 이태리, 독일, 벨기에,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친 열정 가득한 아티스트였습니다. 지금도 파리 장식 미술관에는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국내에서 프랑스의 국보급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 놓치면 너무 아쉽겠죠?



8월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레이먼 사비냑의 기획전은, 호응에 힘입어 9월 29일까지 전시 기간을 연장했다고 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그래피티, 캘리그라피, 일러스트레이션, 드로잉 등 총 14과목으로 레이먼 사비냑의 작법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고 합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포스터 아티스트, 레이먼 샤비냑의 작품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마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프랑스에서 예술과 건축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결코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가 저술한 책과 작품들은, 현대 건축을 논하는 이들에게 교과서와 같이 다루어지기도 하는데요. 바로,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 건축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현대 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입니다. 그리고 지금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는 그에 관한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 아파트의 기원이 된 건축물 ‘유니테 아비타시옹’을 설계하다
 




한국의 주거 문화에 빼 놓을 수 없는 상징적 건축물인 ‘아파트’. 사람들의 보금자리로서 도시를 빼곡히 메우고 있는 아파트들을 보면서 한번쯤 그 기원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다소 의외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프랑스 남부도시 마르세이유(Marseille)의 한 건물에서 아파트의 기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아파트의 조상이라고 불리는 ‘유니테 아비타시옹(Unité d'habitation)’이 그것인데요. 이 건물을 설계한 사람이 바로 세계적인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입니다.




르 코르뷔지에는 1887년에 스위스에서 태어나 1965년 77세의 나이로 죽기 전까지,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비롯해 ‘롱샴성당(La Chapelle de Ronchamp)’, ‘빌라 사보아(Villa Savoye)’와 같은 현대 건축물부터, 인도의 찬디가르 계획 신도시까지 세계의 수 많은 나라에 작품을 남겼습니다. 오늘날에는 당연시 되는 건축 방식인 ‘지주, 자유로운 평면, 입면, 옥상정원, 연속 창’의 근대건축의 5가지 요소를 현대건축에 제시한 건축가이기도 한데요. 그는 한 두 가지 단어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현대건축의 이론을 집대성한 건축가로, 지금까지 많은 건축가들의 꿈이자 동경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가, 화가, 조각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전시
 
  



이번 퐁피두 전시는 그의 건축적 삶을 비롯해 그의 일생을 다루고 있는 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축가적인 업적뿐만 아니라, 그가 살면서 열정을 불태웠던 또 다른 분야인 화가와 조각가로서의 면모도 엿볼 수 있는데요.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뿐만 아니라 그의 건축세계의 기본이 되는 드로잉과 회화, 그리고 나아가 가구 디자인을 통해 어쩌면 건축가의 삶보다 진정으로 꿈꿨을지 모를 또 다른 예술 세계를 펼쳐 보였습니다. 워낙 유명한 건축가이기에 그의 건축물에 대한 이미지나 자료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반면, 그의 미술 작품들은 잘 알려지지 않았었는데요. 이번 전시는 그의 감춰졌던 작품세계를 볼 수 있다는 면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퐁피두 전시장의 큰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 역시 그의 회화작품들입니다. 당시 순수주의의 영향을 받은 수 많은 그의 페인팅 작품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그가 설계한 많은 건축물들이 하나의 조형으로서 그 안에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는데요. 또한 이 전시에서는 그가 미술가 오잔팡(A. ozanfant)과 함께 창간한 잡지 ‘에스프리 누보(Esprit Nouveau)’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잡지가 발간되던 시기는 르 코르뷔지에가 본명인 샤를르 에두아르 잔네레-그히(Charles Edouard Jeanneret-Gris)란 이름 대신 외조부의 이름을 딴 ‘르 코르뷔지에’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게 된 때로, 그가 건축가로서 본격적으로 활약을 하게 된 시점입니다.


‘훌륭한 비례는 편안함을 주고, 나쁜 비례는 불편함을 준다’라고 말했던 르 코르뷔지에. 그는 자연에서 완벽한 비례와 균형을 찾아 가장 현대적이지만 가장 유연한 건축으로서 사람들에게 다가갔습니다. 빛과 공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을 위한, 그리고 ‘사람’을 담은 그의 건축이 지금까지 현대건축의 표본이 되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의 평생의 손길이 담긴 건축물에 관한 자료부터, 그것의 시작점이 되었던 드로잉, 그리고 그의 가슴 속 세계를 펼쳐 보인 회화와 조각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유명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를 넘어, 필명 뒤에 숨어있던 ‘샤를르 에두아르 잔네레-그히(Charles Edouard Jeanneret-Gris)’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전시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파리통신원 임현정

댓글을 달아 주세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자고 일어나면 또 하나의 새로운 건물이 지어져 있는 서울과 달리, 이 곳 프랑스에서는 100년도 훌쩍 지난,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건물에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도시 속 변화하는 삶의 패턴을 반영해, ‘집’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는데요. ‘몇 세기’라는 시간이 우습게 보일 정도로 견고하게 서 있는 건물들 사이에서, 어쩌면 생소해 보일 수도 있는 집 ‘Mobile Home(모빌 홈)’. 그리고 이 새로운 집에 대한 진지하고 때로는 유쾌한 연구와 시도를 지금 파리의 센(Seine) 강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 ‘필수’의 공간에서 ‘필요’의 공간으로
 

 


오르세 미술관 옆에 위치한 파리의 센 강변, 그리고 그 근처의 컨테이너 박스 위에는 다소 이질적인 물체가 하늘에서 떨어진 듯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비정형적인 물체에 적힌 ‘Hotel Parasite(기생하는 호텔)’라는 간판 역시 눈에 띄는데요. 언뜻 사람이 살기에는 좁아 보이는 사이즈이지만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을 갖춘 이 건축물은, 센 강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 끌고 있습니다. 이 건축물의 정체는 바로 파리 센 강변에서 열리는 전시, ‘Mobile Home(모빌 홈)’에서 선보이고 있는 하나의 작품입니다.



‘움직이는 집’을 뜻하는 ‘Mobil Home(모빌 홈)’에 대한 관심은, 십여 년 전부터 꾸준히 현대인들로 하여금 존재해왔습니다. 오랫동안 한 곳에 정착해 살던 과거와는 달리, 독신 가족(Single Family)이 증가하고 도시 속 현대인들의 거주지 역시 자주 바뀌어 가면서, ‘집’에 대한 개념 역시 빠르게 변화되었는데요. 특히 대학 입학과 동시에 부모로부터 대부분 독립해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프랑스 젊은 세대들에게, ‘집’은 ‘필수’의 공간에서 ‘필요’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건축자재를 재활용하고 각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꼭 필요한 만큼만 공간을 이용하는 ‘Mobile Home(모빌 홈)’에 대한 생각은, 경제성과 환경을 생각하는 지금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아이디어인지도 모릅니다.


■ 변화하는 환경과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주거공간
 



도심 속 건축과 조각의 경계, 일의 공간과 거주의 공간에 대한 고찰을 표현한 ‘Hotel Parasite(기생하는 호텔)’, 센 강에 정박되어 있는 페니쉬(Peniche - 주거용으로 개조된 배)에서 영감을 받은 ‘Vingt Mille Lieues Sous la Seine(센 강 아래 2천개의 공간)’, 완벽하게 독립성을 추구하면서 최소한의 주거공간과 이동,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한 ‘Room-Room’, 그리고 콘크리트 블록에 우리가 살아가는 단면의 모습을 담은 ‘L’égoïsme’까지. 규모는 작지만 ‘집‘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들이 만들어 낸 아이디어로 가득한 4개의 ‘Mobile Home’들은, 호기심을 넘어 지구 환경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달라진 ‘집’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는 ‘Mobile Home(모빌 홈)’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보다는 개념적이고 디자인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점점 더 급속도로 변화할 시대 속 ‘집’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건축과 예술, 그리고 유머를 더한다는 컨셉의 전시는, 파리지엥 뿐만 아니라 센 강을 산책하는 많은 세계 관광객들에게도 큰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는, 12월 파리에서 개최될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맞춰 준비되어 그 의미가 더욱 돋보이는데요. ‘COP21’은 지구의 환경변화와 함께 앞으로 우리가 언급해야 할 새로운 기후 체제를 주제로 한 총회입니다. 환경에 의해 세계 각지의 주거지의 재료와 형태가 결정되는 만큼, 현대 사회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른 새로운 주거 형태인 ‘Mobile Home(모빌 홈)’의 등장은, 전통적인 주거지를 결정하는 환경요인과 새로운 요인의 결합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삶의 기본 조건 중 하나인 ‘집’. 현대사회로 진입한 후 삶의 패턴들이 다양화되면서, 비록 그 의미와 기능이 축소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집’이라는 공간을 나를 ‘품어’주는 곳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내 몸을 편안하게 뉘일 수 있는 둥지 같은 공간인 ‘집’. 전시 ‘Mobile Home(모빌 홈)’은 ‘내가 돌아갈 곳은 나의 집’이라는 집의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 ‘지금 내가 머무는 곳이 곧 나의 집’이라는 집에 대한 자유로운 생각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 파리통신원 임현정

댓글을 달아 주세요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