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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회칸영화제/홍상수/박찬욱/김기덕] 깐느영화제, 그리고 한국영화

베니스 국제영화제,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일컬어지는 깐느영화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 영화의 진출과 수상이 늘어가면서 올해 깐느영화제를 빛낼 한국 영화에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는데요. 제 65회 깐느영화제는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역대 깐느영화제를 빛낸 한국영화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루이까또즈에서 ‘깐느영화제 그리고 한국영화’를 준비해 봤습니다.


깐느영화제의 위상

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칸느(Cannes)에서 매년 5월 개최되는 깐느영화제는 1946년 9월 20일 개최 이래로 1948년부터 1950년까지를 제외하고는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1951년부터 5월로 영화제 기간을 옮겨 2주일간 진행되는 국제적인 영화 행사입니다. 영화의 예술적인 수준과 상업적 효과의 균형을 잘 맞춤으로써 세계 영화의 만남의 장으로서 명성을 얻게 되었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감독들이 많이 참여하여 세계적인 영화산업의 집결지로 자리잡았는데요.
황금종려상,심사위원대상,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감독상,각본상,심사위원상 등의 경쟁부문이 있으며 그 외에 비경쟁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 황금카메라상, 단편부문 황금종려상, 단편부문 심사위원상, 시네파운데이션 등 다양한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이 이루어집니다.


깐느영화제를 점령한 한국영화 역사

1984년 한국영화 최초로 깐느영화제에서 상영된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를 시작으로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양윤호 감독의 ‘유리’등이 상영되며 한국영화를 알리기 시작했는데요. 9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저예산 예술영화들이 주로 깐느영화제에 선보여 졌습니다.  
깐느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본격적으로 주목 받게 된 데에는 임권택 감독의 역할이 컸습니다. 경쟁부문에 최초로 진출한 영화가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었고, 2000년 경쟁부문 최초의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 역시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었기 때문인데요. 요즘엔 흔히 ‘깐느 박’이라는 애칭으로 박찬욱 감독의 공을 높이 사지만, 임권택 감독의 이러한 진출과 수상이 있었기에 박찬욱 감독을 비롯,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었습니다.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뒤이어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 수상의 이력을 가진 ‘깐느 박’ 박찬욱 감독은 한국영화 감독 최초로 깐느영화제에서 두 번의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는데요. ‘복수는 나의 것’, ‘올드 보이’, ‘친절한 금자씨’의 복수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올드 보이’로 깐느영화제의 첫 점령 이후, 5년 만에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수상을 하면서 한국영화감독 최초로 깐느영화제 두 번 수상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거머쥠과 동시에 한국영화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드높이는 역할을 했습니다.
2007년 영화제의 꽃 이라 일컬어지는 ‘여우주연상’을 영화 ‘밀양’의 전도연이 받았는데요. 이 날 수상은 국내영화의 깐느 도전 사상 최초이자 지난 1987년 강수연이 영화 ‘씨받이’로 베니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로 20년만의 일이었습니다. 깐느 60년 역사를 통틀어 2004년 홍콩의 여배우 장만옥 이후 동양 여배우로써는 두 번째이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뚫기 어려운 깐느영화제의 벽을 당당히 넘어선 그녀의 미소가 진정으로 빛나는 순간이었습니다.
2010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가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임상수 감독의 ‘하녀’개봉과 맞물려 주목을 받지 못하기도 하고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로부터 “시나리오가 각본형식이 아니라 소설 같은 형식”이라는 이유로 평점 0점을 받기도 했었는데요. 깐느에서는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도출되어 화제에 오름과 동시에 영진위에 통쾌한 일격을 가했습니다.
2010, 2011년에는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2년 연속 한국영화가 수상을 했습니다. 2010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하하하’로 2011년에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아리랑’으로 수상을 하며 한국영화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데요. 홍상수 감독은 1998년 ‘강원도의 힘’이 초청받은 이래 6번째로 깐느영화제에 추천 받은 작품인 ‘하하하’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음으로써, 오랜 기다림 끝에 값진 결과를 일궈내었습니다. 김기덕 감독의 수상 역시 뜻 깊었는데요. 2011년 영화 '아리랑'의 깐느영화제 수상으로 인해 그는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하는 이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웃사이더 감독으로서 흥행에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감독이지만, 그만의 고집스러운 영화색깔이 작품성 하나만큼은 최고로 인정받아 한국영화의 또 다른 방향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2012년 제 65회 깐느영화제 미리 보기

2012년 5월16일부터 5월 27일까지 제 65회 깐느영화제가 개최됩니다. 이번 깐느영화제 아이콘으로는 세기의 스타 마릴린 먼로가 선정되었는데요. 이번 공개된 마릴린 먼로의 포스터는 1998년 사망한 독일 출신 사진작가 오토 루드비히 비에트만의 작품으로 마릴린 먼로가 리무진 속에서 케이크에 초를 꽂아 불을 끄는 모습이 담긴 사진입니다. 특히 올해는 마릴린 먼로의 사망 50주년이 되는 해와 맞물려 더욱더 의미가 있는데요. “당대의 유혹, 우아함, 신비로움의 상징으로 남은 마릴린 먼로는 여전히 영화계의 상징이자 불멸의 아이콘”이라며 깐느영화제 측에서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개막작으로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문라이즈 킹덤(Moonrise Kingdom)’이 선정되었습니다. 1965년 뉴 잉글랜드 섬에서 사랑에 빠진 12살짜리 소년, 소녀가 사라지면서 마을전체에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 이야기인데요. 미국인이지만 유러피안의 감성을 지닌 감독으로 꼽히는 웨스 앤더슨 특유의 판타지적인 요소와 엉뚱하고 귀여운 면모가 돋보이는 영화로 브루스 윌리스, 에드워드 노튼 등이 출연해 기대가 가중되는 작품입니다.
이번 깐느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는 이탈리아의 배우이자 감독인 ‘난니 모레티’가 위촉되었습니다. 그의 필모그래피는 깐느영화제와 인연이 깊은데요. 1994년 ‘나의 즐거운 일기’로 깐느영화제에서 감독상을, 2001년에는 본인이 각본, 연출, 출연에 모두 참여한 ‘아들의 방’으로 깐느영화제 최고영예의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1997년에는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경력도 있죠.

                    [영화 ‘아들의 방’]                                                          [영화 ‘나의 즐거운 일기’]

                         [좌_영화’돈의 맛’]                                       [우측 상단_영화’다른 나라에서’, 우측 하단_영화‘피에타’]

올해 깐느영화제에 노크한 한국영화들에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가 현재 기대작으로 꼽히는데요. 임상수 감독은 2010년 ‘하녀’에 이어 ‘돈의 맛’으로 깐느를 노리고 있습니다. 제작 당시부터 깐느 영화제 진출과 국내 개봉을 동시에 염두에 둔 영화로 김강우, 윤여정의 활약이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프랑스가 가장 사랑하는 한국영화 홍상수 감독은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유준상이 주연으로 열연한 ‘다른 나라에서’로 깐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에서는 이정진과 조민수의 파격 변신이 돋보이는데요. 김기덕 감독이 국내 개봉을 목표로 하고 제작한 작품이라고 하니 국내 개봉도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영화인의 축제이자 세계적인 축제의 장인 깐느영화제, 그리고 한국영화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깐느영화제에 한국영화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진심으로 자랑스러운데요. 올해의 깐느영화제에서는 어떤 한국영화가 영예를 안을지 기대 섞인 궁금증을 가지고 세계적인 영화 축제에 관심을 기울여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