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frenchinfrance

[프랑스 음식문화/프랑스 햄버거] 지금 프랑스를 열광시키는 가장 핫! 한 음식 –햄버거


미식의 나라 프랑스. 캐비어, 달팽이요리, 푸아그라 같은 전식요리부터 마카롱, 에끌레흐 등 디저트 음식까지 그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프랑스는 많은 요리로 전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평균 식사시간이 2시간인 만큼 프랑스인들에게 식사는 먹는 것 이상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일상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시즌마다 패션 트렌드가 변해가듯 미식의 나라 프랑스는 먹는 것 또한 유행이 오고 갑니다. 그렇다면 2013년 한 해 프랑스 사람들을 가장 사로잡은 핫한 음식은 무엇일까요?

Well-made One plate, 햄버거



프랑스의 길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 100년이란 타이틀은 명함도 못 내민다고 말할 정도로 오래된 역사를 가진 레스토랑이 가득한 이곳이지만 미식의 나라답게 많은 레스토랑은 신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새롭게 바뀌고 있습니다. 그 중 최근 몇 년 사이에 파리뿐 아니라 프랑스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바로 ‘햄버거’ 집인데요. ‘미식의 나라’ 이미지에 패스트 푸드의 상징인 햄버거는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란 건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몸에 해가 되는 음식을 극도로 피하고 건강한 식재료와 야채를 사랑하는 프랑스인들은 왜 ‘햄버거’에 열광하게 되었을까요.


패스트 푸드인 햄버거는 프랑스로 건너와 슬로우 푸드로서 그 매력을 다시 뽐내고 있습니다. 통밀로 만든 수제 빵과 싱싱한 야채, 그리고 스테이크처럼 자신이 원하는 고기의 익기 정도를 선택할 수 있게 하여 고기의 신선도까지 보장하는 프랑스식 햄버거는 더 이상 빨리 만들어지는 ‘패스트’의 개념이 아닙니다. 주문을 받은 뒤 고기 패티를 굽기 시작하기 때문에 웬만한 스테이크 정식을 주문한 만큼의 시간이 흐른 뒤 음식이 식탁 앞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풍부한 야채와 두툼한 패티는 한 손으로 집어 먹기에는 풍부한 양으로 세팅돼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칼과 포크를 이용해 식사를 하는 하나의 요리로서 자리 잡았습니다.

거리 위에서 만나는 고품격 햄버거



파리에서도 많은 햄버거집이 생겨났고 지금도 자신만의 메뉴와 색깔을 가지고 유행을 주도하는 길목에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유행의 시작은 유명한 레스토랑이 아닌 바로 작은 트럭 노점상에서였습니다. 요즘 가장 파리지앵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햄버거집은 Camion qui Fume (연기 나는 트럭)이라 불리는 트럭 노점상의 행태의 햄버거집입니다.

단순 노점상이라 불릴 지 모르지만, 이곳은 2~3시간을 기다려도 먹기 힘든 햄버거로 유명한데요. 노점상이란 편견에서 벗어나 이곳은 보통의 레스토랑처럼 정해진 식사 시간에만 문을 열고 또한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닌 주문과 동시에 음식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매일 정해진 인원만이 먹을 수 있는 ‘귀한’ 햄버거인 셈입니다. 이런 까닭에 트럭 레스토랑이 열기 한 시간 전부터 길에서 트럭이 연기를 내뿜는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길거리엔 긴 줄이 이어지곤 합니다.


이 트럭 레스토랑의 주인은 젊은 미국여성입니다. 프랑스에서 요리공부를 마친 뒤 미슐랭 가이드 별 두 개를 받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그녀는 자신만의 ‘레스토랑’을 차리고자 마음먹었고 그것이 바로 이 트럭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정크푸드’라고만 인식하던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그녀는 건강한 햄버거를 만들었고 그것은 곧 성공으로 이어져 프랑스를 햄버거 열풍으로 인도했습니다.

건강이란 키워드가 우리 삶의 중심으로 들어오면서 안 좋은 음식이란 타이틀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햄버거는 오랫동안 먹거리의 중요성을 잊지 않는 프랑스로 넘어오면서 ‘건강한 음식’으로 탈바꿈하여 까다로운 프랑스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참아야 한다면 그 음식에 대한 유혹은 더 커질 것입니다. 참기보다는 미식이란 타이틀에 맞는 건강하고 섬세한 음식으로서의 현명한 탈바꿈을 한 프랑스식 햄버거는 이제 자국을 벗어나 세계에 입맛을 사로잡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파리통신원 임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