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도 완연한 봄이 찾아왔습니다. 2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꽃들은 만발하고 푸른빛이 도는 거리에는 봄을 즐기는 인파들의 행복한 수다가 이어집니다. 프랑스는 오랜 세월 동안 카니발의 오색찬란한 장식들과 함께 봄을 알렸습니다. 그 전통은 도시마다 이어져 니스 카니발, 낭트 카니발 등 각 지방 고유의 특색을 가진 카니발로 발달했습니다.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도 파리 카니발을 비롯해 여러 종류에 작은 카니발들이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중 매년 그 크기를 조금씩 늘려가고 있는 색다른 카니발이 있습니다. 여성을 위해서 시작되었으나 이제 성별을 떠나 모두의 축제로 발돋움 하고 있는 le Carnaval des Femmes 여성 카니발이 그중 하나입니다.

여성이 주인공인 카니발



올해로 6번째를 맞는 여성 카니발. 그 짧은 역사에 현대에 생긴 신생 카니발로 오해할 수 있으나 그 기원과 역사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옛날 blanchisseuses (빨래하는 여인들)은 사순절을 맞이하며 카니발을 준비했습니다. 각 세탁장에서는 각각 올해의 카니발 여왕을 뽑았고, 분장을 하고 카니발에 참가해 그 미를 뽐냈습니다. 그 시절 세탁장은 여성들만의 공간이었으므로, 그곳을 대표한다는 것은 평범한 시민 여성을 대표하는 자리였을 것입니다. 그 전통은 이제 ‘여성의 날’이 지난 며칠 뒤 여성 카니발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만들어지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3월의 마지막 일요일, 파리의 중심 샤틀레 광장에서는 즐거운 북소리와 함께 여성들의 즐거운 노랫소리와 함성이 들립니다. 무려 6시간 동안 진행되는 카니발 행진은 시내를 돌며 시민들의 참여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여성이란 명사가 앞에 붙었지만, 그 경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성을 존중하고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은 모든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구분 없이 모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커플과 아이들이 참여함으로써 이 축제가 여성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해진 인원도, 정해진 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즐기고 싶은 사람은 모두 분장을 하고 참여하여 그 순간을 즐깁니다.

새로운 여성리더의 등장을 기념하며!



여성 카니발이 진행된 이 날은 안느 이달고 후보가 새로운 파리 시장으로 선출된 날이기도 합니다. 파리의 첫 여성시장이 탄생하는 기념적인 날이기도 하는데요. 우연이지만 그래서인지 이번 축제는 더 힘 있고 흥겹게 느껴집니다. 그녀가 여성 시장으로서가 아닌, 파리의 모든 시민을 위한 파리시장이 되기를 사람들이 응원하는 것처럼, 여성 카니발도 모든 이들을 위한 카니발로 매년 거듭나고 있습니다.
-파리통신원 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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