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자리를 지키던 익숙한 카페가 사라지고,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입니다. 이렇듯 정신 없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세계 속에서, 지구 반대편에서는 여전히 조금 더 느린 속도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바로 주말이면 농장을 찾고, 시시때때로 텃밭과 화원을 가꾸는 친환경적인 생활습관을 가진 프랑스인들 입니다. 바쁜 세상 속 느리게 살기를 실천하는 프랑스인들의 모습, 조금 더 가까이 만나볼까요?

모두에게 열려 있는 모두의 주말 농장



건강한 재료로 만든 건강한 음식과, 그와 더불어 이루어지는 건강한 생활. 이른바 ‘웰빙’ 문화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국내에서도 무농약으로 재배하고, 유기농으로 기른 과일과 채소 등의 친환경 농산물들을 소비하고 즐기기 위한 다양한 모습들을 만나 볼 수 있는데요. 짧은 주말, 잠시 동안이라도 도시를 떠나 자연과 함께 하는 전원생활을 꿈꾸며 여가를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말농장도 성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주말농장은, 밭으로 쓸 약간의 땅을 빌려서 주말마다 농장을 찾아 밭을 가꾸고 농작물을 수확하는 한국의 주말 농장과는 약간 다른 모습이라고 합니다.

 


프랑스의 주말 농장은 조금 특별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말 농장 중에서도 많은 파리시민들에게 사랑 받는 곳은 바로 파리에서 서쪽에 위치한 베르사유 궁전 근처의 ‘갈리 농장(Ferme de Gally)’입니다. 갈리 농장은 갖가지 종류의 곡물과 채소, 그리고 과일 등 매우 다양한 작물들이 약 340헥타르 규모에서 재배, 관리되고 있습니다. 드넓은 프랑스의 평원을 상상해보면, 농장의 큰 규모도 어느 정도 상상이 되는데요. 갈리 농장은 약 370명 가까이 되는 직원들이 운영하는 방대한 규모의 기업형 농장입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자연을 나누자(Partageon la nature)’는 갈리 농장의 모토처럼, 이 드넓은 농장 전체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사실입니다.

 


갈리 농장을 찾은 사람들은 딸기, 사과, 토마토 등의 과일부터 상추, 감자, 양파, 당근, 오이 등의 채소까지 넓은 농장을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작물들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집으로 가져갈 것만 제외하고 현장에서 먹는 것들은 모두 무료이기 때문에, 나무 그늘 아래에서 가족들과 함께 과일을 먹으며 피크닉을 즐기는 풍경도 볼 수 있습니다. 집으로 가져갈 수확물은 무게를 달아 구매가 가능하고, 아이들을 위한 과일잼과 치즈 만들기 체험이 마련되어 있어, 그야말로 주말에 가족과 함께 찾기에 제격인 장소입니다. 생산자에 대한 신뢰가 함께하고 자연 속에서 즐기는 여가와 식생활. 프랑스의 멋진 풍경만큼이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뗄 수 없는 습관, 텃밭 가꾸기와 프랑스 정원



빽빽한 성냥갑 같은 아파트 숲이 우거진 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아파트 발코니의 작은 공간을 텃밭을 위해 할애하거나, 아파트 주변에서 작은 텃밭을 가꾸며, 간단하게 먹을 채소를 재배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세계 제2의 농업국가이이기도 한데요. 아파트보다는 주택과 정원이 함께 꾸려진 곳에서 생활하는 프랑스인들에게 집 앞의 텃밭을 가꾸고 정원을 다듬는 가드닝은 중요한 일이자 생활과 밀접한 취미이기도 합니다. 특히 파리에서는 ‘공동 텃밭(Les Jardins Partages)’이라는 특별한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19세기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으로 독일에서 시작된 공동 텃밭은, 1,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에도 확산되었습니다. 특히 파리 시에서는 학교나 병원 등의 장소를 빌려 도심 속에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파리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약 50여 개의 공동텃밭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지역 모임을 통하여 파리시청에 제안서를 내면 텃밭을 빌려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러 시민들에게 골고루 텃밭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최대 5년까지만 갱신이 가능하다는 세심한 배려도 돋보입니다.

 

 

한편, 프랑스 사람들이 요리뿐만 아니라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정원입니다. 루이 14세부터 시작된 프랑스 곳곳의 프랑스식 정원을 포함해, 웅장한 규모와 화려함을 자랑하는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화유산인데요. 일반 프랑스 가정집에서도 정기적으로 화원에서 꽃과 묘목을 구입해 정원을 가꾸거나, 집 앞에 자란 나무와 꽃들을 아름답게 가꾸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원이 있는 프랑스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파리지엔들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하고 예쁘게 꾸며진 정원들을 볼 수가 있는데요. 정원사들에 의해 정갈하게 다듬어진 가로수에서도 정원을 사랑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정취를 엿볼 수 있습니다. 


동경대 교수인 이마무라 나라오미 박사의 말에 따르면 농업이 1차 산업에만 머물지 않고 2차 산업인 제조업과 3차 산업인 서비스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농촌에 새로운 가치와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6차 산업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비교적 온화한 기후의 4계절과 평야와 구릉이 많은 지대는, 식생활에 필요한 농작물들을 직접 재배하고 자연을 가꾸는 프랑스인들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기도 하는데요. 최근 많은 셀럽들도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면서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환경을 지키는 프랑스 인들의 녹색 습관, 닮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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